기사입력 2009.10.12 13:00 / 기사수정 2009.10.12 13:00
[엑스포츠뉴스=잠실,이동현 기자] '6668587.'
최근 7년 동안 LG 트윈스의 최종 순위다. 2002년 일약 준우승으로 날아 오르며 팬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겼던 LG는 이후 끝없는 몰락의 길을 걸으며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초대받지 못해 명문 구단의 이미지를 많이 잃어버리고 말았다.
LG는 2007년 김재박 감독을 영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첫 해에만 5위로 '반짝'했을 뿐 지난해 최하위, 올해 7위로 뒷걸음치며 반전에 실패했다. LG는 김재박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두산 2군 감독 출신 박종훈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해 2010년을 준비하고 있다.
12일 잠실 구장 내 LG 구단 사무실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박종훈 신임 감독은 수차례 '팀워크'와 '근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박 감독은 "야구에 좀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는 팀 분위기가 필요하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이해를 바탕으로 탄탄한 팀워크를 만들겠다. 또한, 강한 승부 근성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선언했다.
90년대 중반 이광환 감독이 뿌리 내린 '자율 야구'가 2000년대 들어 급격히 퇴색하면서 LG는 '모래알 팀워크' '겉멋을 앞세우는 팀'이라는 결코 달갑지 않은 평판을 얻어 왔던 게 사실이다. 박종훈 감독의 취임 일성에는 성적을 내기에 앞서 이러한 분위기를 우선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프로 야구단에서 '개성'이라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성을 살리면 엄청난 전력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자신만 생각하는 개인 플레이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LG 선수들의 개성이 강한 편이라는 건 이미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90년대 중반 LG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부터 쭉 그래 왔고 이제는 팀 문화처럼 자리잡기까지 했다. 다만 그것을 아낌 없이 야구에 쏟았는지 여부는 되짚어 볼 여지가 있다.
박종훈 감독은 선수들의 개성을 장점으로 인정하고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각자 가진 특성을 운동장에서 극대화시킬 수 있다면 더 큰 힘을 낼 것이라고 기대를 표현하기도 했다. 판을 새로 짜기보다는 기존 LG 구단이 갖고 있던 특징을 긍정적으로 살려 내겠다는 의미였다.
취임식에 함께 나온 안성덕 LG 구단 사장은 '인내'와 '장기적 리빌딩'을 강조하며 당장의 성적표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은연중에 내비쳤다.
그러나 야구단의 리빌딩은 어느 한 순간에 득도하듯이 완성되는 게 아니다. 끊임 없는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만 하는 것이다. 새 감독을 맞은 LG 트윈스에게 이번 겨울, 그리고 2010년 시즌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과연 LG가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박종훈식 '근성 야구' '팀워크 야구'가 2010년 LG 트윈스에 어떻게 정착하는지를 지켜보면 금세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박종훈 감독 취임식 ⓒ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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