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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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극복하고 화려하게 비상한 홍명보 리더십

기사입력 2009.10.06 10:33 / 기사수정 2009.10.06 10:33

김지한 기자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홍명보 U-20(20세 이하) 월드컵 감독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늘 한결같다. 하지만,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스타 선수 출신 감독이 성공한 사례가 적어 홍명보 '감독'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편견을 깨뜨리며 감독으로서 맞이한 첫 FIFA(국제축구연맹) 주관 대회에서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낸 홍명보 감독은 이제 지도자로서도 '명장'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계기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탁월한 경기 운영, 강한 체력 훈련 의지…홍명보를 빛나게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 운영 능력은 10점 만점에 가까울 만큼 완벽했다. 현역 시절, 리베로 출신답게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탁월한 만큼 이를 십분 활용해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시켜 자신이 원하는 '홍명보식 축구'를 구사해내게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선수 교체 타이밍이나 분위기 전환을 위해 5명의 주전 선수를 모두 교체하는 과감함은 홍 감독의 능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한마디로 승부사 기질이 탁월했다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강한 체력과 성실한 플레이다. 조직력을 중시하는 만큼 90분 내내 쉴새없이 뛸 수 있는 체력이 갖춰져야 실제 경기에 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체력 훈련에 대한 비중이 높았고, 선수들은 이를 힘들게 소화해냈다.

그러나 이 같은 홍명보 감독의 체력 훈련에 대한 강한 의지는 실전에서 그대로 통하며, 90분 내내 쉴새없이 몰아붙이는 팀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됐다. 강한 체력 속에서 선수들은 자신의 플레이를 마음껏 발휘하고,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로 창조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4경기 7골이라는 역대 최고의 '시원스러운 공격 축구'로 이어졌다.

스타 플레이어를 키워낸 지도력, 미래가 기대된다

스타 플레이어 없이도 엔트리에 있는 모든 선수들을 '즉시 전력감'으로 키워낸 것도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이 빚어낸 성과로 꼽힌다. "지금 있는 선수들도 좋다"면서 스타 플레이어 없이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겠다고 자신했던 홍 감독의 믿음은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돼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들을 만들어냈다. 프로 선수들 못지않게 대학생 선수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며, 국제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가능성을 드러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측면 풀백 자원이었던 김민우(연세대,사진)를 '멀티 플레이어'로 키워내 주요 득점 자원으로 성장시킨 것은 홍명보 감독이 거둔 큰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빠른 스피드와 감각적인 왼발 슈팅 능력이 좋은 재능을 이번 대회에 적극 활용하면서 팀 내 최다 득점인 3골을 넣은 김민우는 이번 대회로 스타 플레이어로 발돋움한 보물이었다. 또, 그동안 김동섭(시미즈)에 가려있던 박희성(고려대)을 2차전 이후 매 경기 선발로 기용하면서 존재 가치를 높인 것도 홍명보 감독의 손에서 키워진 또 하나의 성과였다.

확실한 역할 분담, 코칭스태프의 능력도 극대화시켰다

이렇게 선수들이 자신의 활용 가치를 높이고, 조직적인 축구를 구사하게 된 데에는 홍명보 감독을 뒷받침해주는 코칭스태프의 역할도 컸다. 홍 감독은 자신과 현역 시절, 절친했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들을 모두 코칭스태프로 끌어들였는데 코치들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확실하게 역할 분담을 해 선수들과 보다 밀착해서 개인 능력과 전술적인 면을 이해시키도록 했다.

공격 전담인 서정원 코치, 수비 전담인 김태영 코치, 골키퍼 전담인 신의손 GK 코치로 이뤄진 '스타 코칭스태프'는 그렇게 제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렸고, 결국 최고 성적을 내는 성과로 이어졌다.

철저한 실력 위주의 팀 운영으로 단 한 번의 잡음 없이 무난하게 이끌고 있는 홍명보 감독. 나이가 젊고, 스타 플레이어는 안 된다는 편견을 딛고 감독으로서 화려하게 비상하는 그의 능력은 이미 '명장'으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도 더욱 진화하는 모습으로 승승장구해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로 가장 빛나는 감독 데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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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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