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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조해리-이은별, 만리장성 벽 넘을 대표 주자

기사입력 2009.09.28 01:46 / 기사수정 2009.09.28 01:46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한국 쇼트트랙은 역대 올림픽에서 총 17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명실상부한 효자 종목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 중에서 여자 대표팀이 따낸 금메달은 9개로 남자(8개)팀보다 한 개가 더 많다. 특히, 여자 3,000m 계주는 지난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대회 이후, 올림픽 4연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그랬던 여자 쇼트트랙이 지난 2007년부터 점점 높아지는 중국의 벽에 가로막히기 시작했다. 중국의 에이스, 왕 멍의 기량이 최고 수준으로 올라온 사이에 한국은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 진선유가 잇따라 부상을 당해 마땅한 구심점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다. 결국, 2007-08, 2008-09시즌에 걸쳐 잇따라 중국에 우위를 내줘야 했다.

그러나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을 제치고 완전히 주도권을 잡은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좋은 성과들을 내면서 5개월여 앞둔 올림픽에서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그 선봉장에 서 있는 선수는 바로 새 간판, 조해리(고양시청)와 막내 이은별(연수여고)이다.

두 선수 모두 2009-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에서 나란히 1,000m와 1,500m 1위를 차지하며 시즌 첫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그것도 그저 껄끄럽게만 여겨졌던 왕 멍, 주 양 등 중국 선수들을 따돌리고 얻어낸 성과라 우승의 가치, 의미가 더욱 컸다. 또한, 이들의 활약 덕분에 적지에서 열린 1차 대회에서 여자 계주 3,000m 우승을 일궈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 5월에 열린 대표 선발전에서 조해리는 쟁쟁한 선수들을 모두 따돌리고 종합 1위에 올라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 2002, 2006년 올림픽에서 연령 제한, 부상 등의 개인적인 이유로 아깝게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던 조해리는 절치부심 끝에 태극 마크를 달며 그동안 쌓였던 한을 풀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009-10 시즌 첫 대회인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조해리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개인전에서 모두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오랜만에 큰 대회에 나선 만큼 값진 경험으로 받아들인 조해리는 2차 대회에서 이전보다 나은 기량을 과시할 수 있었고, 결국 1,000m에서 왕 멍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이번 시즌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선발된 이은별은 1차 대회부터 무섭게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2008, 09년에 2년 연속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종합 2위를 차지한 이은별은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1,000m, 1,500m에서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은메달을 따내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이어 2차 대회에서 여자 1,500m에 출전해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개인전 첫 우승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올림픽까지 이들을 비롯해 다른 한국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은 약점을 끊임없이 보완하고 준비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경험이 부족한 면을 비롯한 체력, 작전 수행 능력 등도 계속 해서 다듬어 나가야 한다. 그런 쉽지 않은 준비 과정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선수가 두각을 나타낸다면 다른 선수들의 전력 상승 효과도 가져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한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낸 조해리, 이은별의 역할, 그리고 이들이 이뤄내는 성과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수도 있다.

부정적으로만 보였던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미래가 다행히도 조금씩 빛을 찾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3,4차 월드컵 대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뒤,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쇼트트랙의 위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만리장성의 벽을 넘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친 이들이 끊임없이 진보하면서 꿈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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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해리, 이은별  (C)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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