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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Letter] '넥스트 호날두?' 나니가 퍼거슨의 신임을 받는 이유

기사입력 2009.09.27 06:14 / 기사수정 2009.09.27 06:14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산소 탱크' 박지성이 쌀쌀한 가을바람만큼 차가운 시간을 맞고 있다.

박지성은 26일 스토크 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교체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선수는 루이스 나니와 안토니오 발렌시아였고 교체 투입된 선수도 라이언 긱스였다.

이날 경기에서는 스토크 시티가 홈경기임에도 수비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전략적으로 박지성을 제외했을 공산이 크다. 칼링컵 경기에서 휴식을 취했다고는 하지만 공격력이 뛰어난 나니와 발렌시아의 투입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어쩌면 퍼거슨 감독이 3일 후에 있을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 박지성의 필요성을 생각하고 명단에서 제외했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지만 최근 눈에 띄게 줄어든(특히 교체명단에서도 제외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3년 연장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박지성은 분명히 퍼거슨 감독의 플랜에 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특히, 박지성이라는 선수의 희소성은 일 년에 60경기 이상 소화하는 맨유로서 버릴 수 없는 카드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최근 박지성이 연이은 결장은 아쉽기만 하다. 그리고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점은 공격력 부족이라고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박지성이 발렌시아에 비해 딱히 공격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퍼거슨 감독은 기자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박지성의 결장을 공격력 부족(혹은 공격 포인트를 비롯한 결정력 부족)으로 단정한다면 그 반대로 이득을 보는 선수가 있다면 바로 나니다. 사실 나니가 박지성의 경쟁자라는 이유로 국내 축구팬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지만 기량적인 측면으로 보면 뛰어난 선수인 것은 사실이다.

나니는 올 시즌 맨유의 10번의 공식경기에서 7번 출전하면서 지난 시즌과는 확실히 다른 위상이다. 그렇다면, 나니가 많은 출전 기회를 받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호날두 대체자 영입 실패

크리스티아노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고 나서 맨유는 그에 걸맞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프랑크 리베리, 카림 벤제마, 세리히오 아구에로 등과 접촉했지만 모두 영입에 실패했다. 발렌시아와 가브리엘 오베르탕 그리고 마이클 오언을 영입했지만 이들이 기존의 호날두를 대체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언은 호날두보다 테베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에 가까웠고 오베르탕과 토시치는 즉시 전력감이기보다 미래를 위한 영입이었기에 발렌시아만이 박지성과 나니, 긱스와 함께 측면 미드필더를 두고 경쟁을 하게 되었다. 호날두라는 언터쳐블이 존재함으로써 한자리를 두고 경쟁을 했던 이전과 달리 양 측면에 두 명의 선수가 필요하기에 나니에게도 기회가 많이 주어졌다.

퍼거슨 새로운 전술 도입 실패

또한, '언터쳐블' 호날두의 공백과 적절한 선수영입에 실패로 말미암아 퍼거슨 감독은 루니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전술을 시도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이었고 예상대로 루니가 맨유의 중심이 되었다. 4-4-2와 4-3-3포메이션을 상대팀에 따라 적절히 쓰는 것은 이전과 다를 바가 없지만 호날두 중심의 공격에서 루니 중심으로 변화된 것을 알 수 있다.

루니가 많은 골을 넣어주면서 보조자에서 득점자로 성공적인 변화에 성공했지만 그를 받춰주는 공격력이 이전에 비해 부족하면서 공격에 애를 먹고 있게 된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 이런 부족한 공격력으로 퍼거슨 감독은 조금 더 공격적 성향을 띈 나니가 더욱 중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자세히 말하자면 중심축이 호날두에서 루니로 바뀌었지만 다른 전술을 도입하지 못한 것도 나니가 필요하게 되는 이유다. 나니의 플레이를 지켜보면 호날두의 역할을 그대로 부여받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습 상황에서도 수비진에 깊숙이 있지 않고 역습에 대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 역할은 종전에 호날두가 수행했던 역할이다. 물론, 나니가 아직은 호날두만큼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지 않지만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 팀과의 경기에서는 충분히 통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향상된 경기력

무엇보다도 나니의 경기력 향상은 퍼거슨의 신임을 더욱 두텁게 한다. 기복이 심했던 이전과 달리 최근의 경기력을 본다면 확실히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드리블을 끄는 모습이 종종 보이지만 예전에 비해 패스하는 타이밍을 잘 잡아내며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도 좋아졌다. 위건전에서 오언에게 내준 스루패스는 이를 잘 나타내는 좋은 장면이다.

게다가 빠른 스피드는 여전하며 정확하고 강력한 킥은 세밀함이 더해졌다. 킥의 세밀함은 세트피스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아직 뚜렷하게 득점 장면을 많이 연출하지는 못했으나 전담 키커로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긱스가 매 경기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날카로운 킥을 갖춘 나니의 존재는 더욱더 크게 느껴진다.

결론적으로 호날두가 떠난 뒤 퍼거슨 감독은 그에 걸맞은 선수를 영입하는 데에 실패했고 전술의 큰 변화를 주지도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호날두와 가장 유사한 나니에게 호날두와 가장 유사한 플레이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역할을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비슷하게 해내고 있다. 아직 리그 초반이라 나니가 호날두 없는 맨유의 확실한 대안이라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보여준 모습이라면 확실하지는 않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퍼거슨의 믿음이 지속될지 모른다.

이전에 비해 발전된 점이 눈에 띄나 아직은 조금 더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 이날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에서도 잘 드러났다. 정확하고 강력한 슈팅을 날리기도 했으나 결정적인 장면에서 볼을 끄는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자신이 빠지고 나서 맨유는 급격히 경기가 잘 풀렸다는 것이다.

넥스트 호날두가 되길 원하고 현재까지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아직은 부족한 나니. 그가 과연 호날두의 대체자가 될 수 있을까?

[사진='넥스트 호날두가 되길 원하는 나니' 엑스포츠뉴스 이상진 기자]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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