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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박스] K-리그 선두 & 6강 경쟁, 잔여 일정의 유·불리는?

기사입력 2009.09.25 13:26 / 기사수정 2009.09.25 13:26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2009 K-리그 정규시즌도 서서히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 시즌은 개막 전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수원 삼성, 울산 현대 성남 일화 등 전통의 강자들이 시즌 초 맥을 못 추며 부진했지만 다크호스 혹은 중위권으로 분류됐던 전북, 포항이 맹주로 떠오르고 광주 상무, 강원FC 등이 시즌 중반까지 돌풍을 일으키며 순위표에 일대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특히 시즌 막바지로 넘어오면서 광주가 끝없는 부진을 겪은 데 반해 경남FC, 성남, 대전 시티즌이 약진하며 치열한 6강 진출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편, FC서울과 전북, 포항은 시즌 마지막 라운드까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선두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각 팀의 시즌 잔여일정은 어떻게 되며, 그에 따른 유·불리는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는 것은 앞으로의 선두권과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예상하는 데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선두권 경쟁: 밀려나면 끝이다!


서울: 대전(H)-제주(A)-포항(A)-부산(H, 10/17)-인천(A, 10/25)-전남(H)
전북: 인천(A)-전남(H)-강원(A)-광주(H)-수원(A)-경남(H)
포항: 부산(A)-인천(H)-서울(H)-전남(A)-강원(H, 10/17)-광주(A, 10.24)-수원(H)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9/30) - 4강(10/21, 10/28) - 결승(11/7)

"3위에겐 아무것도 없다. 그저 홈에서 플레이오프를 한다는 점뿐이다. 6위와 맞붙게 되는데 플레이오프 때의 3, 6위의 전력에는 아무 차이도 없다. 선두권에서 미끄러져 3, 4위가 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심리적으로 악영향만 끼칠 뿐이다."라는 전북 최강희 감독의 말에서 정규리그 1,2위를 차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특히 1,2위는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3위는 6강 플레이오프(이하 PO)를 거쳐 살아남아야만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선두권에서 밀려 3위를 차지할 경우 올 시즌 챔피언 등극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동시에 ACL 출전권 획득 실패라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서울, 수원과 시즌 막바지까지 선두 경쟁을 벌이다 3위로 밀려난 뒤 ACL 진출에도 실패한 성남만 보더라도 확실해진다.

현재까지 서울과 전북은 정규리그 6경기를, 포항은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서울이 승점 42점. 전북 41점. 포항 37점이지만 포항이 1경기를 덜 치른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 어느 한팀이라도 연패를 당하거나 연속 게임 무승을 거둘 경우 한순간에 선두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

공교롭게도 남은 일정 가운데 세 팀이 모두 상대해야 하는 팀 중 치열한 6강 경쟁을 벌이며 전력을 다해 맞설 전남과 인천이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게 작용한다. 또한, 10월 7일에 있을 서울과 포항의 맞대결도 선두권 경쟁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경기다.

특히 포항은 9월 23일 ACL 8강 1차전부터 10월 11일 전남전까지 18일 동안 6경기를 치르게 돼 서울과 전북보다 불리한 입장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ACL 일정이다. 현재 서울과 포항은 8강에 올라있는데 만약 9월 30일에 있을 8강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할 경우 정규리그 마지막 3경기와 일정이 겹쳐 14일 동안 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 시작된다.

두 팀이 함께 4강에 오른다면 국내에서 ACL 일정을 소화하겠지만, 만약 한 팀만 올라가 동아시아팀을 만나게 될 경우 그 팀은 국내 원정과 해외 원정을 함께 치르는 지옥의 원정 길에 올라야 한다. 여러 가지 면에서 전북으로선 내심 이들의 ACL 선전을 더더욱 기대할지도 모르겠다.

6강 경쟁: 뒷심이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



팀당 5~6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4위 성남(33점)부터 13위 강원(25점)까지 승점 차는 불과 8점. 자칫 연패라도 당하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6강 PO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7시즌부터 PO 진출 마지노선인 6위에 해당하는 승점은 37점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강원FC의 창단으로 K-리그가 15개 팀으로 늘어나면서 경기수도 기존의 26경기에서 28경기로 늘어났다. 따라서 현재 승점 상황을 볼 때 올 시즌 6강 PO 진출 마지노선은 40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에는 대전이 시즌 막판 5연승으로, 지난해엔 전북이 7경기에서 5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6강 PO 마지막 티켓을 따낸 전력이 있다. 따라서 이번 시즌에도 잔여 일정에서 강한 뒷심을 보이는 팀이 중위권 전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골득실과 다득점도 중요하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 속에 승점이 동률이 될 경우 골득실-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가리는데 이 가운데 6강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7년 대전의 경우 서울과 승점과 골득실까지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런 점에서 최근 골 폭풍을 일으키며 5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경남과 서서히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성남은 골득실에서 여유가 있는 반면, 최근 포항에 1-8 대패를 당한 제주나 많이 넣는 만큼 많이 실점하는 강원은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 전남의 경우 골득실은 -1이지만 선두권에 버금가는 다득점을 거두고 있어 몇 경기만 잘 치른다면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남은 일정이다.

성남: 전남(A)-강원(H)-광주(A)-수원(H)-경남(A)-대구(H)
인천: 전북(H)-포항(A)-대전(H)-제주(A)-서울(H)-부산(A)
경남: 수원(A)-대구(H)-울산(A)-성남(H)-전북(A)
전남: 성남(H)-전북(A)-포항(H)-대전(H)-제주(H)-서울(A)
광주: 대구(H)-울산(A)-성남(H)-전북(A)-포항(H)-대전(A)
울산: 강원(A)-광주(H)-수원(A)-경남(H)-대구(A)
대전: 서울(A)-부산(A)-인천(A)-전남(A)-강원(A)-광주(H)
제주: 서울(H)-부산(A)-인천(H)-전남(A)-강원(H)
수원: 경남(H)-대구(A)-울산(H)-성남(A)-전북(H)-포항(A)
강원: 울산(H)-성남(A)-전북(H)-포항(A)-대전(H)-제주(A)

앞에서도 봤지만 인천과 전남은 남은 6경기 중 절반이 '빅3' 서울-전북-포항과의 맞대결이다. 이들 경기 중 최소한 1경기는 따내야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모두 잃을 경우 6강 경쟁에서 완전히 떨어질 수도 있다. 특히 두 팀은 골득실에서도 그다지 여유가 없기 때문에(인천 0, 전남 -1) 빅3와의 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가 6강 진출의 열쇠가 될 것이다.

성남과 울산은 강원, 광주, 수원, 대구 등 주로 수비가 불안정한 팀들과의 경기가 남아있고 빅3와의 경기가 남아있지 않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이에 반해 승점 40점을 위해선 남은 일정 가운데 최소한 5승 이상을 거둬야 하는 수원과 강원은 울산, 성남, 전북, 포항 등 강팀들과의 4연전이 남아있어 그리 녹록지가 않다.
 
대전 역시 서울-부산-인천-전남-강원 등 전국을 순회하는 리그 원정 5연전을 치르는 와중에 성남과의 FA컵 4강전도 치러야 해 일정에 부담이 많다.

또한, 변수가 되는 부분은 광주와 대구이다. 시즌 중반 리그 1위까지 올랐던 광주지만 7월 4일 전북전 패배 이후 9경기째 승이 없다. 더군다나 10월 22일 부로 김명중, 김용대 등 선수단 중 절반이 전역을 해 원소속팀으로 복귀한다. 따라서 전역을 앞두고 선수들의 동기 부여가 떨어지고 당장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며 '승점 자판기'로 전락할 수 있다. 광주와 경기를 갖는 울산, 성남, 대전 등으로선 유리한 부분이다.

반대로 시즌 초반 일찌감치 최하위권으로 처졌던 대구였지만 최근 4경기에서 부산, 인천, 전남, 강원 등 중위권 경쟁을 벌이는 팀들을 상대로 2승 2무를 거두며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다. 대구와 경기를 앞둔 수원, 경남, 성남, 울산 등은 긴장의 끊을 놓쳐선 안 되겠다.

최근 5연승 15득점 4실점의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는 경남과 포항전 1-8 패배 등 4연패의 충격에 빠진 제주가 지금의 흐름을 어떻게 이어가고 끊어갈 것인지도 중위권 판도 변화에 중요한 부분이다.

치열한 선두권 경쟁과 6강 PO 진출 경쟁. 2009년에도 10월은 K-리그 팬들에게 또 다시 뜨겁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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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엑스포츠뉴스 김광모, 김현덕 기자]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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