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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삼국지] 2009-10 아시아리그, '루키' 맹주를 위한 폭풍의 눈 되다

기사입력 2009.09.17 11:33 / 기사수정 2009.09.17 11:33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이번 시즌 안양한라와 하이원은 그 어느 때보다 신인들의 활약을 기다리고 있다.

안양한라는 지난 시즌 최대어였던 김기성, 박우상을 영입해 톡톡한 재미를 본 데 이어 이번 시즌도 '대학 최대어'로 꼽힌 고려대 출신의 조민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고, 연세대 출신의 정병천(사진)과 홍현목 등 굵직한 신인들을 데려왔다.

이후 자유계약으로 공격수인 백민철이 안양 한라의 유니폼을 입었고, 김선기가 은퇴하며 손호성만이 지키던 골문엔 경희대 출신의 김정무, 한양대 출신의 유성제를 차례로 영입해 백업 경쟁에 들어갔다. 

하이원 또한 국가대표 출신의 안현민과 고려대 주전 골리 김유진을 비롯해 연세대 출신의 특급 수비수 오현호를 영입했다. 하이원은 그 외에도 한양대 출신의 서신일과 경희대 출신의 황문기 등 네임 밸류보다는 주전의 부족한 자리를 채울 수 있는 백업 요원을 위주로 알찬 영입을 마쳤다.

안양 한라와 하이원 모두 2조 이후로 이뤄질 조 구성에 힘을 쏟고 있는지라 루키들의 활약은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하이원의 안현민과 안양한라의 정병천. 안현민은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는 평과 함께 1조에 투입되어 뛸 만큼 팀의 신임을 받고 있다. 

안현민(▲사진)은 "빨리 19일이 와 시즌이 개막했으면 좋겠다. 이번 개막전이 아시아리그에서 처음으로 뛰게 되는 시합인데 그만큼 긴장도 되지만 설레기도 한다. 루키인 만큼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한 거고 빙판에서 즐기는 아이스하키를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라고 시즌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감독, 코치 선생님을 믿고 우리 하이원형들을 믿고 열정으로 찬 얼음 위를 환희로 물들일 생각이다. 그리고 반드시 한라에는 이길 것이다. 올 여름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서 멋진 모습 보여 드릴 테니 많이 보러 오셨으면 좋겠다"며 하키 팬들이 빙상장을 많이 찾아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후반부부터 출전하며 팀 적응을 미리 마친 안양 한라의 정병천 또한 여름 훈련 기간 동안 진일보했다는 평이다. 자신 스스로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스피드는 물론 자신보다 큰 선수와 붙어도 쉽게 지지 않는 몸싸움과 감각적인 슈팅 능력까지 지녔다.

김홍일-이유원 등 빠르고 패싱 플레이가 좋은 선배와 함께 조를 이룬 정병천은 여름내 가진 몇 차례 연습 경기에서 연속 골을 터트리며 물오른 감각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른 신인에 비해 먼저 시즌을 치렀다는 점과 동계 유니버시아드, 국가대표를 거치며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도 정병천의 강점.

정병천은 "지난 시즌도 뛰었지만, 내가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시즌은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 플레이오프에서 크레인스에 패해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올 시즌은 꼭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팀이 우승컵을 드는데 작은 도움이나마 하고 싶고, 개막전에서 하이원을 꺾고 시즌 출발을 멋지게 하는 것이 1차 목표다. 누구보다 뛰어난 선배들과 함께 최고의 팀에서 뛴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즌 오프동안 가진 훈련으로 몸이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해서 올 시즌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아이스하키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신인들이 가세한 양 팀의 주전 골리 싸움도 치열할 전망이다. 하이원은 엄현승이 안양 한라는 손호성이 시즌 내내 주전 골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엄현승의 경우 현재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하고 손호성도 항상 부상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하이원은 고려대 주전 골리 출신인 김유진을 영입 지난 12일 안양 한라와의 연습 경기에 출전시켰다. 경기 내내 리바운드를 쉽게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퍽에 대한 집중력이 높았던 김유진은 그러나 2피리어드 5분 사이에 4골을 내리 내주며 쉽게 무너졌다.

아직 아시아 무대에 출전한 경험이 전혀 없는 것과 함께 이러한 정신력의 부재는 김유진의 단점이기도 하다.

안양 한라는 백업 골리 사이에서도 경쟁이 붙었다. 한양대를 졸업한 유성제와 경희대를 졸업한 김정무(▲사진)가 동시에 입단하며 서브 골리로서의 경쟁을 시작했는데, 현재로선 유성제가 조금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 유성제는 김정무보다 신체적인 조건이 좋은 것을 앞세워 서브 골리 자리를 노리고 있다.

유성제는 신체적인 조건은 좋지만 자신감은 부족한 편. 백업 골리로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면 퍽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필수.

김정무는 스케이팅 능력이 좋고 게임 운영 능력이 뛰어나 신인답지 않게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편이고, 자신감도 유성제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골리들의 신체적 조건이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 크지 않은 체격이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김정무는 "안양한라의 유니폼을 입고 기다리던 첫 시즌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리그는 대학교 시절과 달리 경기의 템포도 훨씬 빠르고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급박하게 움직인다. 그렇기 때문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시즌에 대한 운을 뗐다.

이어 "아직 장점보다 보완할 점이 더 많은 신인이지만, 우리 팀에는 대한민국 최고 골리인 (손)호성이 형이 있기 때문에 호성이 형의 경기 운영 능력과 방어 능력을 보고 배워 내 것으로 흡수해, 팀에 힘이 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할 것이다. 아이스하키에서 골리가 얼마나 중요한 포지션인지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루키로서의 열정을 보여주겠다"는 말로 루키의 패기를 보였다.

기존 선수와 함께 시즌을 운영하는 '폭풍의 눈'인 루키. 지난 시즌 박우상, 김기성과 김윤환으로 이어졌던 신인의 활약이 이번 시즌엔 누구로 이어질지. 어느 팀이 루키로 가장 큰 이득을 볼지, 09-10 아시아리그는 19일 오후 3시, 안양에서 시작된다.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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