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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Letter] 내년 K-리그에서 '강남-북 더비'를 볼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09.09.04 00:55 / 기사수정 2009.09.04 00:55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서울시민 프로축구단이 대한민국 축구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침체하여 있던 축구 열기를 고조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 2009년 9월 2일 서울 중구 프레스 센터에서 서울시민 프로축구단(가칭)의 창단을 알리며 K-리그 16번째 구단의 탄생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시민 프로축구단(이하 서울시민구단)이 공식적으로 창단발표를 하면서 많은 의견이 대립하고 있으며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인구 1,000만 명의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시민 구단이 새롭게 창단하는 것에 대해 두 팔 벌려 반기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위원회는 10월에 발기인 대회를 시작으로 시민주 공모, 11월 한국 프로축구 연맹 신청, 12월 창단식을 거쳐 2010년 K-리그 참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확실하게 결정된 사안은 하나도 없다.

먼저, 위원회는 일반 시민과 기업,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시민주 공모를 통해 창단 자금 500억 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부적으로는 6개 기업 컨소시엄을 통해 250억을 확보하고 시민주 공모를 통해 250억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공식적으로 진행상황을 밝히지 않았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시민주 공모를 통해 약 200억을 확보한 전례가 있지만 당시 인천은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인천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2일 창단 발표를 한 서울 시민구단이 계획한 10월까지 이를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11월에 프로 축구연맹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 시민구단은 아직까지 프로연맹과 접촉이 이뤄지지 않았다. 프로 연맹 또한 하루 전날에 창단 기자회견 초대장을 받고 이 사실을 알았을 정도로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3일 오후, 기자는 프로 연맹의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시도했는데 연맹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여태껏 단 한 번의 만남이나 연락이 없었고 기자 회견 이후에도 양측의 만남은 성립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심지어 홈구장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명시했던 잠실 주경기장도 서울시와 협의가 끝난 상태가 아니었다. 다만, 잠실 주경기장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만 전했을 뿐이었다.

위원회 측에서는 차근차근 준비해왔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이뤄낸 결과물이 없었고 시간은 촉박하다. 이런 이유로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내년 K-리그 참가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강원 FC의 전례를 보았을 때, 전혀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올 시즌부터 리그에 참여한 강원은 2008년 4월 28일 강원도민 프로축구단 창단추진 발표를 했고 6월에 창단준비위원회를 발족했으며 7월에 발기인 총회와 법인 설립이 이뤄졌다. 그리고 9월 22일에 도민주 공모를 했고 11월 프로연맹의 승인을 얻어 12월 18일에 비로소 창단식을 이뤄냈다.

서울 시민구단은 강원보다 2달 빠른 지난 5월에 법인 설립을 마쳤다. 시민주 공모도 인천보다 시기나 홍보에서 많이 부족하지만 강원에 비해 딱히 늦지 않다. 연맹의 승인이 걸림돌이 되겠지만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소통을 한다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은 여전하다.

많은 축구팬은 그동안 대도시 서울에 프로 구단이 FC 서울 한 팀밖에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고 프리미어리그 수도인 런던에 무려 5개나 되는 클럽이 존재하는 것에 놀라워하면서도 부러워했다. 벌써 FC 서울과 서울 시민구단의 '강남-북 더비'를 기대하는 팬도 적지 않다.

기자도 서울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울 시민구단의 창단이 매우 놀랍고 반갑다. 서울 시민구단이 창단된다면 한국 프로축구에 큰 영향을 미쳐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축구의 인기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강북' FC 서울의 유니폼을 입은 서포터끼리 모여 강남역 한복판에서 맥주 한잔하는 스릴도 있을 것이고 '강남' 서울 시민구단의 서포터끼리 신촌 만남의 장소를 차지하는 것도 퍽 재밌을 것 같다.

강남-북 더비 매치는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 것이고 이는 K-리그 전체로 보았을 때 상상도 못할 엄청난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심한 망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효과에 축구팀은 더욱 창단할 것이고 내셔널리그 우승팀은 K-리그로 승격하는 것을 거부하지도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이 단기간에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서서히 현실화된다면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사실 칼럼을 쓰기 전에는 부정적인 면에서 쓰려고 생각했었다. 개인적으로 천천히 준비해서 2011년 혹은 2012년에 창단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듯 주먹구구식 행정을 셀 수 없이 보지 않았는가.

하지만,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을 생각하게 되었다. 강원의 사례를 보았을 때 서울 시민구단도 아직 늦지 않았고 앞으로 서울 시민구단과 서울시, 프로연맹 삼자가 이견 조율을 잘한다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았다.

[관련 기사] ▶ 서울시민 프로축구단 창단 작업 본격화, '진정한' 서울팀 생긴다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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