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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스타 4 - 김현준-

기사입력 2005.08.31 05:36 / 기사수정 2005.08.31 05:36

김성열 기자
 이제는 잊혀져가는 한국의 실업농구. 농구대잔치 혹은 점보리그라고 불리던 때가 있었던 시절 실업농구에 두 라이벌이 있었다. '슛도사'라고 불리는 이충희와 '전자슛터'라고 불리는 김현준은 당대 최고의 라이벌이었다. 80년대를 양분했던 라이벌 현대와 삼성에 팀에 소속되었던 두 선수는 기업간의 라이벌 구도 때문만이 아니라 어린시절부터 숙명의 라이벌로서 언제나 경쟁의 대상이었다.

 이충희는 어린시절 농구선수에게는 치명적인 시력(0.3)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근성'이 무엇인지 보여준 선수였다. 농구를 시작할 때부터 은퇴할 때까지 하루에 슛 500개를 쉬지 않았다. 

그에 반면 김현준은 타고난 천재였다. 연습할 때는 열심히 하는 선수였지만 개인연습을 하는 모습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서도 그 정도 슛 정확도를 유지할수있었던건 타고난 재능이 아닌가 한다. 

이충희는 특유의 슛 성률과 현 프로 선수들도 하기 힘들다는 페이더 슛에 달인이었다. 뒤로 점프했다기 보다 거의 누웠다고 무방할 정도로 불안한 슛 폼이었지만 이충희에게는 그저 하나의 공격 옵션일 뿐이었다. 반면 김현준은 뱅크 슛에 달인이었다. 자유투는 그렇다고 치고 3점 슛까지 뱅크 슛을 쏠 정도니 그의 슛센스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슛도사에게 미소를 보내주었다. 입단 동기 '이원우'와 농구대잔치 원년우승을 차지했고 83년 삼성에 입단한 김원준은 이충희가 은퇴한 83년 한번 우승하고 다음해부터 '허-동-택'으로 대표되는 기아에게 다시 2인자 자리로 밀려난다. 그리고 95년 은퇴를 하면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화려했지만 2인자라는 수식어가 떠나질 않았던 김현준은 지도자로서 화려한 재기를 키워가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삼성은 좋은 모습이 아니었고 97년 감독대행까지 맡았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듬해 김동광 감독을 영입, '명가 재건'을 위해 다시 한번 코치로서 돌아왔다. 

그 뒤 99년 10월 2일. 지도자로 우승의 꿈을 키워왔던 김현준은 그토록 바라던 '삼성의 명가 재건'을 이루지 못한 채 불의의 사고로 눈을 감았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농구인들과 팬들은 쉽게 믿지 못했다. 김현준은 이렇게 피워보지도 못한 채 지도자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해 삼성이 우승을 하면서 더욱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

 선진 농구에 빠져 기본기보다는 화려한 플레이에 길들여져가는 후배들을 안타까워했고 '한국농구가 살아나기 위해서 한국적인 농구를 실현해야 한다, 기본을 충실히 하고 슛의 정확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나름대로 농구관을 주장해왔다. 

영원한 삼성맨을 외치면서 끝까지 삼성과의 의리를 저버리지 않았던 김현준은 고인이 되었지만 그의 화려했던 플레이는 많은 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의 배번10번은 영구결번으로 되어 있다.

 

▶본명 : 김현준(金賢俊)

▶생년월일 : 1960년 6월 3일

▶본적 : 경기 양주

▶신체 : 신장 - 183Cm, 체중 - 85Kg

▶데뷔 : 1971, 초등학교 5학년때 농구 시작

▶학력 : 면목초 - 금성초 - 광신중 - 광신상고
- 연세대 상경대 응용통계학과 -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별칭 : 전자슈터

▶취미 : 골프,여행

▶주요활동 :

- 청소년 대표 (1974)
- 광신상고 졸업 (1979)
- 대학선발팀 (1980)
- 연세대 상경대 응용통계학과 졸업 (1983)
- 국가대표 (1983∼1991)
- 삼성전자농구단 선수 (1983.3∼1995.3)
- 미국 UCLA 유학 (1995.9)
- 삼성농구단 코치 (1996.2)
- 삼성썬더스 감독대행 (1997.10)
- 삼성썬더스 코치 (1998.5∼1999.6)
- 삼성썬더스코치 (1999.6∼1999.10 재계약)

▶수상경력 :

- 대학 농구 리그(최우수상,1982)
- 농구 대제전 1차리그(수훈상,1983)
- 농구대제전 베스트5(1984)
- 농구대제전2차리그(득점상,1985)
- 농구대잔치 MVP(1986∼1987)
- 농구대잔치 통산최다득점 (6063점 경기평균 25.47점: 1995)

▶국가대표 경력 :

- 83년 12회 ABC 대회 참가 (3위)
- 85년 13회 ABC 대회 참가 (2위)
- 86년 10회 세계 선수권대회 참가 (13위)
- 10회 아시아 경기대회 (2위)
- 87년 14회 ABC 대회 참가 (2위)
- 88년 24회 서울 올림픽 (9위)
- 89년 15회 ABC 대회 참가 (2위)
- 90년 11회 북경 아시아 경기대회
- 91년 16회 ABC 대회 (2위)


김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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