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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김헌상, 히말라야에서 찾은 삶과 대한 성찰 '황금피켈' 출간

기사입력 2009.08.24 14:49 / 기사수정 2009.08.24 14:49

이우람 기자



히말라야에서 찾은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황금피켈'의 작가 김헌상은 소설가이기에 앞서 히말라야의 많은 고봉을 등정한 산악인이다.

'산은 인간에게 용기와 영감, 진리와 지혜를 선사한다. 그러므로 직접 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산에 오르는 이들의 삶속으로 뛰어 들어가 우리의 삶을 한번쯤 뒤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저자는 집필의도를 말했다. 저자의 풍부한 고산 등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은 독자들을 만년설의 깊은 시간 속으로 데려가 줄 것이다.

영원히 산에 머물고 싶은 사람들의 장엄한 도전의 기록, 산악인 김헌상의 두 번째 소설

세계 최초로 K2북벽을 등정했던 한 산악인이 현실에서의 가혹한 운명을 거부하고 에베레스트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이야기를 담은 '황금피켈'을 통해 저자는 '산과 삶과 죽음'이라는 화두를 소설로 환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산악인들에게 죽음은 그리 낯선 단어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많은 산악인이 끊임없이 산을 찾는 것은 죽음의 공포가 산에 갈 수 없는 이유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고 저자는 서술한다.

삶, 그 자체가 되어버린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은 왜 산에 오르는 것일까. 아들이자 남편이자 아버지인 그들, 딸이자 아내이자 어머니인 그들은 오늘도 지구의 가장 높은 지붕, 험준한 히말라야에 오르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그들에게 산은 하나의 무대인 동시에 삶의 목표이다. 소설‘황금피켈’은 산과 삶과 죽음이 동의어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죽음조차 삶의 한 조각으로 받아들인 산 사람들의 용기 있는 삶을 통해 저자는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소개

김헌상은 1969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동국대 산악부에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고 1993년 군복무 중에 발생한 故 남원우, 안진섭 선배의 에베레스트 조난사고가 계기가 되어 본격적인 히말라야 등반을 하게 되었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사단법인 대한산악연맹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동국산악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주)골드윈코리아에서 산악지원팀장을 맡고 있다. 

- 주요등반경력 

  1994년 초오유(8,201m) 등반 

  1994년 시샤팡마 중앙봉(8,013m) 등정 

  1995년 에베레스트(8,848m) 등반 

  1996년 안나푸르나(8,091m) 등정 

  1997년 다울라기리(8,167m) 등정 

  1997년 로체(8,516m) 등반 

  2000년 칼스텐츠(4,884m) 등정 

  2004년 이태리 유럽알프스 스키등반 

  2007년 캐나다 로키 등반 

- 저서: ‘빙하의 꿈’(2005년, 도서출판 정상)

[본문 속으로]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다. 몇 발자국이 멀다하고 이마를 눈밭위에 처박고 다시 숨을 몰아쉬었다. 형식이 지나온 북동능선이 가랑이 사이로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호흡이 조금 진정된다 싶으면 다시 몇 걸음을 옮기고, 또 씩씩거리며 숨을 골랐다. 허파 안에서 서걱서걱 소리가 났다. 형식은 눈 처마에 털썩 주저앉았다. 들쭉날쭉 거리는 호흡을 가다듬고 형식은 다시 한 번 정면을 주시했다. 송곳니처럼 생긴 거대한 흑색바위가 급경사를 이루며 시야 가득 다가왔다. 무시무시한 그 광경에 숨이 막혔다. 그 바위의 꼭짓점은 형식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오늘은 저길 꼭 넘어가야 돼.’

히말라야 등반시 보았던 무수한 별빛이 생각났다. 지금도 어느 클라이머는 히말라야에서 바로 저 별빛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빛 좋은 어느 능선에서 매서운 밤바람을 맞으며 하염없이 별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갑자기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소름이 돋아났다. 그렇게 긴긴밤 외로움을 달래고 있는 클라이머의 고독이 진하게 가슴을 파고들었다. 형식은 고개를 떨구고 목발을 짚어야 할 위치를 가늠했다. 형식은 목발을 나란히 뻗으며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구름에 가려 보일 듯 말듯 흘러가던 초승달이 얼굴을 내밀었다.



이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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