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14 23:31 / 기사수정 2009.08.14 23:31
[엑스포츠뉴스=임재준기자] Kespa 랭킹 1위이자 현존 최강의 저그인 ‘파괴 신’ 이제동(화승)이 올 시즌 프로리그 결승전 3패에 대해 자신도 충격이 컸음을 나타냈다.
이제동은 지난 7일과 8일 이틀 동안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특설 무대에서 펼쳐진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결승전에서 3패를 당하며, 소속팀의 우승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특히 저그전 승률이 무려 80%를 기록할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과시했던 이제동은 박재혁(SK텔레콤)을 상대로 자신만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채 패해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제동은 "경기를 하다 보면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3패를 당할 것이라곤 내 자신도 예상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부담감이 무척 심했다. 긴장도 많이 돼서 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아 3패를 당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 2차전 에결, "김택용이 나올 줄 알았다"
지난 8일 프로리그 결승전 2차전 3-2로 SK텔레콤이 앞선 상황. 화승은 손주흥이 ‘슈퍼토스’ 도재욱(SK텔레콤)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동점을 만들었다.
2패를 만회할 기회를 잡은 이제동은 손을 풀면서 에이스 결정전을 준비했다. 이제동이 예상한 상대 팀 선수는 ‘혁명가’ 김택용. 하지만 이제동의 상대는 1차전에서 자신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긴 정명훈이었다.
이제동은 "김택용 선수가 나올 것 같아서 감독님과 빌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정명훈 선수가 나온 것을 보고 의외라 생각했다"며 "기본기에서 승부를 보자는 마음가짐이었다"고 밝혔다.
침착하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경기에 임한 이제동. 그러나 정명훈의 전진 배럭에 허를 찔린 채 무너지고 말았다.
SK텔레콤의 우승을 지켜보던 이제동은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그는 “많은 회사 관계자 분들과, 가족들, 팬 분들이 응원해 주셨는데, 너무 죄송했다. 그 분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 MSL 4강 탈락 "할 말이 없다"
프로리그 결승전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이제동은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열심히 구슬땀을 흘린 것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자신감도 사라지고 피곤함이 밀려왔다. 양대 개인리그(OSL, MSL) 준결승전을 앞둔 상황에서 좀처럼 힘이 나지 않았다.
결국 이제동은 지난 13일 서울시 문래동 MBC게임 히어로센터에서 열린 ‘아발론 MSL 2009’ 준결승전에서 김윤환(STX)에게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휴식과 연습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준비를 완벽하게 못한 결과다.
이제동은 "이기고 싶었지만, 준비를 잘 못했다. 피곤하기도 했다"며 "김윤환 선수의 준비가 철저했던 것 같다. 완패를 당했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1년 만에 MSL 결승 진출을 노렸던 이제동의 꿈은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 골든 마우스 갖고 싶다
프로리그 결승전 3패에 이은 MSL 결승 좌절. 이쯤 되자 일각에서는 이제동이 슬럼프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제동은 스타리그 2회 연속 결승 진출로 슬럼프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제동은 14일 서울시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열린 ‘박카스 스타리그 2009’ 준결승전에서 정명훈을 상대로 3-1 역전승을 거뒀다.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당한 2패를 깨끗이 복수한 이제동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지만, 팀 동료 선수들과 많은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이길 수 있었다”며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장 안에는 정말 많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장 안에 들어오지 못한 팬들을 더하면 약 1,000명 정도. 이 중 절반 이상은 이제동의 팬이었다. 팬들은 이제동이 승리를 거둘 때마다 연실 이제동을 외치며, 힘을 실어줬다.
이제동은 "팬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고, 결승전에서도 멋진 경기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스타리그 3회 우승 시 주어지는 골든 마우스에 대해 묻자 "이번에 우승하면 골든 마우스를 갖게 되는데, 꼭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프로리그 준우승의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린 채 개인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이제동. 과연 골든 마우스를 품에 안은 채 현존 최고의 프로 게이머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스타리그 결승 진출한 이제동 (C) 엑스포츠뉴스 임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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