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06 15:47 / 기사수정 2009.08.06 15:47
[엑스포츠뉴스=최세진 기자] 메이저리그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설을 통해 지난 98년부터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국내에서 '메이저리그 전문가'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송재우 해설위원. 송재우 해설위원은 수년간의 미국생활로 다양한 메이저리그 구장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가 지금까지 실제 가 본 메이저리그 구장만 해도 20개가 넘는다.
'신선한 충격'이었던 첫 메이저리그 구장 방문기
송재우 해설위원이 처음 방문했던 메이저리그 구장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옛 홈구장 캔들스틱 파크(1960-1999)였다.
"우선 경기장의 규모 면에서 놀랐고, 막상 경기장 안에 들어갔을 때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경기관람방식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시설이 엄청 좋다고 느낀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처음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받은 인상은 놀라운 규모였다. 경기장과 주차장의 규모가 매우 컸고, 자리에 따라 다양한 입구와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관중들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게 분산시키는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경기장 안에 진입했을 때 그를 또 한 번 놀라게 한 것은 바로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의 경기관람 태도였다. 경기에 집중하고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는 우리나라 야구팬들과는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야구를 보러온 건지 먹고 떠들러 온 건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도 나중에는 차차 '이 사람들은 이런 방식으로 야구를 즐기는구나'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메이저리그 구장과 구단운영'
메이저리그 구장은 각 구장마다 다양한 개성과 특성을 지니고 있다. 때로는 그 구장의 특성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쳐 선수들의 성적이나 선수단 구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파크팩터에 대해서 송재우 해설위원 역시 쿠어스 필드와 부시 스타디움 등을 언급하며 구장의 특성이 선수단 구성 자체에 큰 영향을 주고, 선수 개개인의 성적과 구단의 성적에도 구장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리빌딩'이라는 개념이 없이 매년 성적을 내고 우승을 노리는 우리나라 구단과는 달리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구단운영에 있어서도 구장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새 구장 건립 시기에 맞추어 리빌딩 시기를 맞추고, 새 구장이 건립되는 해에 공격적인 투자로 스타 플레이어를 적극 영입하여 우승을 노리는 패턴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 송재우 해설위원은 결국 메이저리그 구단도 기업이고, 기업의 제1의 목표는 이윤창출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우선 메이저리그는 팀 수가 많고, 이 많은 팀들 가운데 우승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주어진 환경 자체가 제대로 된 준비를 갖추지 않으면 우승을 꿈꿀 수 없는 거죠. 새 구장이 건립되면 아무래도 구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질 테고, 그 시기에 맞추어 성적까지 내어준다면 관중들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이 되는 거죠."
구장은 팬들을 위한 공간이어야...'팬이 없는 프로스포츠는 존재할 수 없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구장은 기본적으로 팬들을 위한 공간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선수들을 위한 그라운드 컨디션은 옵션이 아닌 구장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것이고, 그 외적인 것에 대해서는 구장을 찾는 팬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령 팬들과 선수들 사이에 말다툼이나 충돌이 벌어졌을 때, 단 한 번도 선수들의 손을 들어준 적이 없습니다. 물론 그 팬에게도 심하면 경기에서 퇴장을 시키기도 하지만, 그 이유도 바로 다른 팬들이 경기를 보는데 방해가 되었기 때문인 거죠."
최근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새 구장을 건립하는 것에 대해서도 팬들의 반대로 인해 새 구장 건립이 무산된 보스턴 레드삭스의 예를 언급하며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함을 강조했다. 새 구장 건립은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구단의 니즈와 팬들의 니즈가 맞아떨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구장 자체에 대한 상품화 및 랜드마크화 필요
우리나라 프로야구 구장과 메이저리그 구장 간의 가장 큰 차이는 구장 자체에 대한 상품화에 있다고 송재우 해설위원은 언급했다.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와 LA의 다저스타디움 등을 예로 들며 메이저리그 구장들은 그 도시 전체를 대표하고 상징할 수 있고, 그 도시의 관광코스로도 빠지지 않는 반면 아직 한국 프로야구 구장들은 단순히 '야구장'이라는 의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 지은 구장도 언젠가 세월이 지나면 결국 오래되고 낙후된 구장이 되겠죠. 그렇다고 20~30년마다 매번 구장을 새로 지을 수도 없는 일이구요. 결국, 중요한 것은 구장을 얼마나 특색있게 꾸미고 의미를 부여해서 팬들에게 어필하느냐죠. 구장은 단지 선수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팬들을 위한 공간이니까요"
송재우 해설위원이 추천하는 메이저리그 구장 방문 코스
[사진 = 펜웨이 파크 전경 (C) MLB/보스턴 레드삭스 홈페이지 캡쳐]
1. 펜웨이 파크 - 1912년 개장한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으로 현존하는 메이저리그 구장 중 가장 오래된 구장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구장으로 경기장 좌측의 그린몬스터는 펜웨이 파크의 명물 중의 명물이다.
[사진 = 리글리 필드 전경 (C) MLB/시카고 컵스 홈페이지 캡쳐]
2. 리글리 필드 -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 이어 2번째로 오래된 메이저리그 구장이다. 1914년 개장한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으로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전통 있고 유서깊은 구장 중 하나다. 담쟁이덩굴로 덮인 펜스가 유명하다.
[사진 = 뉴 양키스타디움 전경 (C) MLB/뉴욕 양키스 홈페이지 캡쳐]
3. 뉴 양키스타디움 - 올 시즌 개장한 뉴욕 양키스의 새 홈구장으로, 따끈따끈한 최신시설을 자랑한다. 앞에 소개한 역사와 전통이 살아숨쉬는 두 구장과 비교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하다. 홈팀 양키스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열광적인 팬들은 경기를 보는 재미를 한층 배가시킬 것이다.
[사진 = 부시스타디움 전경 (C) MLB/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홈페이지 캡쳐]
4. 부시스타디움 - 2006년 개장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홈구장이다. 2005년까지 사용했던 옛 홈구장과 구별하기 위해 뉴 부시스타디움이라고도 한다. 특히 송재우 해설위원은 부시스타디움의 홈팬들을 극찬했다. 부시스타디움의 홈팬들은 상대팀의 수준 높은 플레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수 있을 정도로 그 수준이 높다.
[사진 = 송재우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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