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24 23:43 / 기사수정 2009.07.24 23:43
- 아시아투어를 통해 본 맨유의 09~10시즌 밑그림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중복이었던 지난 저녁밤,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오후에 내린 소나기가 겨우 말랐을 정도의 날씨에 FC서울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친선경기를 보기 위해 구름관중이 운집해 시선을 끌었다.
재작년 같은 곳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맨유가 FC서울을 4-0으로 대파했지만, 이날 서울도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3-2로 아쉽게 분패하며 재작년 대패의 설욕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사실 서울로서는 리그 일정이 진행중에 이런 친선경기를 갖는 것이 썩 달갑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 및 부상 위험이 뒤따르기에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서울로서는 이 경기 후에 자칫 잘 꿰어온 단추를 삐끗하게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은 프로팀으로서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에게 비록 분패했지만 맨유와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으며, 이는 매우 인상깊은 모습이었다.
프리시즌은 경기의 승패 여부가 중요하지 않고 설렁설렁 경기에 임하는 게 많아서 이것만으로 팀을 평가할 수 없다고 하지만 시즌 전에 팀의 전력을 재점검하고 문제점을 되짚어 해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덮어두고 무시할 수는 없다. 실제로 맨유 수비의 핵심인 잉글랜드의 리오 퍼디난드 또한 "프리시즌을 통해 팀이 한층 강해지고 이는 EPL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는 말을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맨유의 아시아투어 2009 3경기를 통해 09~10시즌의 윤곽을 대략 잡을 수 있는데, 그것은 팀의 주득점원으로 맹활약을 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없이 맨유가 살아가는 법으로 대변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과의 경기에서 상대적으로 사이드 공격에 약점을 갖는 3백을 들고나온 서울에 빠른 사이드 역습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맨유가 왜 중앙에 안데르손-플레쳐-캐릭의 플랫3 중앙 미드필더를 세우고 라이언 긱스로 하여금 중앙을 휘저으며 공격의 첨병 역할을 부여했을까?
물론 맨유는 호날두의 대체자로 지난 시즌 위건에서 맹활약한 오른쪽 미드필더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영입하고 프랑스의 유망주 가브리엘 오베르탕도 이적시키며 측면 자원에 대한 보강을 완료했다. 이번 투어에는 발렌시아와 오베르탕이 불참했기에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엔 금물이지만 실상 발렌시아도 직접적으로 골을 넣기보다는 수비진을 뒤흔들고 동료들에게 연결해주는 플레이가 몸에 밴 선수이기에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공격 옵션의 다양화를 위해 여러 가지 전술적인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리그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하위팀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은 이미 지난 시즌 누구에게도 쉽게 패배하지 않았으나 손쉽게 승리를 거두는 모습도 잘 보여주지 못해 준우승에 머문 리버풀의 선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맨유가 다음 시즌에도 우승컵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캐릭을 보좌할 수 있는 플레쳐의 활약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플레쳐는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거의 경기장의 대부분을 돌아다니며 강한 압박으로 서울 선수들에게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캐릭은 거의 포백라인과 맞닿은 부분에서 자신의 장기인 전진 롱패스를 마음껏 선보일 수 있었다.
또한, 현재 맨유의 즉시 전력감으로 사용될 만한 공격수 자원이 루니, 베르바토프, 오웬인 것을 감안하면 퍼거슨 감독이 다음 시즌에 원톱과 투톱을 병행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기게 해 주는 경기였으며 퍼거슨 감독이 과거에 시도했던 중앙에 3명의 미드필더를 두고 중원을 두텁게 해 지공을 펼치려는 전술을 다시 한번 시험해보고 있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었다.
앞으로 맨유는 이틀 뒤 항저우FC와의 친선경기를 마지막으로 아시아투어를 마치고 7월 30일과 21일에 아우디 컵에 참가한 후에 8월 6일 발렌시아와의 친선경기를 마지막으로 시즌 시작 전 최종 전력점검을 마무리 짓는다. 과연 09~10시즌에도 맨유가 리그 강자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앞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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