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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완소그대 ⑮] 히어로즈 마운드의 F4, 김수경 편

기사입력 2009.07.23 21:04 / 기사수정 2009.07.23 21:04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김현희 기자] '완소그대' 열 다섯 번째 주인공은 ‘언니’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히어로즈 마운드의 꽃미남, 김수경(30)이다. 1998년, 현대 유니콘스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2점대 평균자책점과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었던 김수경은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던 히어로즈의 ‘또 다른 영웅’이다.

인천고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뛰어들었던 김수경은 당시 32경기에 등판하여 12승 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76을 마크하며, 팀 우승과 신인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고졸 신인으로서 믿기 힘든 성적을 기록했던 김수경은 당시 현대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이 상대하기 꺼렸던 투수 중 하나였다.

고졸신인 김수경, 유니콘을 타다.

‘될성부른 나무’ 김수경은 1998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현대는 그에게 계약금 2억 1천만 원을 쥐여주며, 그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주었다.

팀 우승과 신인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김수경은 이듬해에 10승을 거두며 제 몫을 다 하더니, 2000시즌에는 18승을 거두며 다승왕까지 차지했다. 이에 힘입어 시드니 올림픽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며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경사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올림픽 직후 소속팀을 다시 한 번 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3년 만에 두 번이나 우승을 경험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때 까지만 해도 김수경의 앞날에 햇빛만 비치는 듯했다.

시련을 넘어 ‘히어로즈의 에이스’로!

그러나 김수경은 2001시즌 6승에 그치며 잠시 주춤하기 시작했다. 평균자책점도 5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당시 6승 6패, 평균자책점 5.20). 투구폼을 고치려고 한 것이 화근이었다. ‘18승 투수가 투구폼을 바꾼다.’라는 것이 이해 못 할 일이었지만, 어린 김수경에게는 주위에서 들려오는 조언을 무시할 수 없었다. 당시 투구폼에 손을 댄 것에 후회감을 표시한 김수경은 투구 벨런스를 찾기 위해 밤낮으로 고심하고 또 고심했다.

이후 김수경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지만, 이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 역시 “내가 잘했다기보다 심정수(은퇴) 선배 등 타선이 좋아 이긴 경기가 많았다.”라고 회상한다. 다만, 2003-2004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로서 팀에 적지 않은 공을 세운 것만큼은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김수경은 2005-2006년도에 다시 한 번 더 부진에 빠졌다. 몸이 아픈 것도 아니었다. 한 번 잃어버렸던 투구폼이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이 기간 동안 팀도 한때 7위로 몰락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현대 유니폼을 입었던 2007년도에는 30경기에 등판하여 12승 7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이에 김수경은 FA를 선언했지만, 불러 주는 구단이 없어 현대와 다시 1년 계약을 맺어야 했다.

하지만, 자신의 호투와 상관없이 팀은 어려운 사정을 면치 못했다. 현대그룹은 2007년을 끝으로 야구단 운영을 중단하였고, 뒤이어 나타난 ‘히어로즈 구단’ 체제하에서는 노장 정민태(현 히어로즈 투수코치)가 팀을 떠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해야 했다. 또한,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지 못했다.

김수경 역시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면하기 어려웠다. 전년도 10승 투수였으나, 당시 이광환 감독은 그를 줄곧 선발로 기용한 것이 아니라 스윙맨으로 활용했다. 어쩔 때에는 패배가 거의 확정된 상황에서도 등판해야 했다. 결국, 시즌 직후 김수경은 3승 6패, 평균자책점 3.88이라는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이 당시 후유증 때문이었을까? 2009시즌을 앞두고 ‘옛 스승’ 김시진 감독이 돌아왔지만, 김수경은 23일 현재까지 3승 7패 평균자책점 7.61에 머물러 있다. 특히, 4월 5일 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내리 6연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시진 감독은 김수경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과시한다. 항상 마운드에 오르면 자신감 있게 던지라고 주문한다. 그것뿐이다. “구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자신감 있게 던지느냐가 문제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애재자에 대한 각별한 정을 드러낸다. 다행히 김수경은 7월 한 달 동안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김수경이 살아나야 히어로즈 마운드도 같이 살아난다. 좌완 일색(이현승, 장원삼, 강윤구, 마일영)인 선발 마운드에서 오른손 투수인 그의 활약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연 ‘히어로즈 왕년의 에이스’ 김수경이 후반기에 다시 살아나며,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김수경 (C) 히어로즈 구단 제공]



김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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