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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서울 vs 2009 서울, 무엇이 다른가

기사입력 2009.07.23 09:51 / 기사수정 2009.07.23 09:51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0-4의 굴욕적인 패배는 기억에서 지워야 할 때가 왔다.

K-리그의 FC서울이 '금호타이어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코리아투어 2009'의 일환으로 7월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서울은 2년 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맨유와 친선경기를 가진 적이 있었다. 클럽팀 유료 관객 경기로서는 사상 최초로 자신들의 홈 경기장을 가득 메운 기쁨도 잠시. 서울은 박지성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웨인 루니-크리스티아노 호날두를 앞세운 맨유에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0-4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더군다나 압도적인 숫자의 맨유팬들이 맨유 레플리카를 입은 채 '글로리 글로리 맨유'를 외치고 MUFC'라는 카드 섹션과 'Here is another Old Trafford'라는 걸개까지 내거는 등, 서울이 자신들의 홈 경기장을 내주다시피 했던 '수모'는 대패를 더욱 씁쓸하게 기억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현재, 맨유는 등번호 7번의 주인과 유니폼 디자인이 바뀐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을지 모르지만, 서울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07년의 서울과 지금의 서울은 완전히 다른 팀이다. 물론 그 변화는 긍정적이다.   

K-리그 최강팀으로 변모

무엇보다도 팀 자체의 완성도가 다르다. 2007년 당시 서울은 세뇰 귀네슈 감독이 부임 첫 해 자신이 원하는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었던 데다 리그 개막전 당시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 대부분이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자주 이탈해 버렸다. 결국, 시즌 초반의 압도적인 모습은 간데없이 6강 플레이오프조차 진출하지 못하며 7위로 초라하게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의 서울은 다르다. 젊은 선수 중심으로 개편된 서울의 스쿼드에는 귀네슈 감독의 전략과 전술이 완전히 녹아 있고, 한 해가 다르게 기량이 일취월장하는 유망주들 덕분에 선수층도 두터워졌다.

이를 반영하듯 서울은 현재 K-리그 1위에 올라있고 AFC 챔피언스리그 8강, 피스컵 코리아 4강에 진출하며 3개 대회 동시 석권을 노리고 있는 명실공히 K-리그 최강팀 중 하나다.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기성용

불과 2년 전, 맨유와의 경기에 나설 때만 해도 기성용은 잠재력 있는 유망주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의 기성용은 여전히 앳된 얼굴과는 달리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며 소속팀 서울은 물론 국가대표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을 대표 미드필더다.

장신(187cm)임에도 유연한 몸놀림과 스피드를 비롯해 넓은 시야, 탁월한 킥력 등 공수 양면에서 중앙 미드필더로서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이제 겨우 약관을 넘긴 나이 역시 기성용이 가진 무한한 잠재성을 대변한다.

지난해에는 K-리그 베스트 11에 최다득표, 최연소로 선정되었고, 최근 K-리그 선수들을 대상으로 'K-리그 최고의 선수'를 뽑는 설문조사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도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며 K-리그에서 2득점 6도움을 올리며 팀의 호성적을 이끌고 있다.

특히, '단짝' 이청용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으로 이적하면서 기성용은 자신의 별명인 '스티븐 제라드(리버풀)'처럼 팀의 확실한 에이스로서 자리 잡아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 과연 기성용이 이번 경기에서 마이클 캐릭-라이언 긱스-안데르손-폴 스콜스 같은 맨유의 최정상급 미드필드진을 상대로 얼마나 중원을 장악하며 경기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훨씬 강력해진 전력으로 맨유와 다시 만난다

2년 전 맨유에 대패를 당했던 경기에서 서울은 박주영, 김은중, 이을용, 이민성 등 핵심 멤버들이 대부분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기성용, 이청용 등은 U-20 월드컵에 참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때문에 맨유전 주전의 대부분을 기량과 경험에서 부족한 젊은 선수들로 채울 수밖에 없었다. 또한, 경기장 입장 직전 심판들조차 맨유 선수들과 사진을 찍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당시 분위기 역시 킥오프 전부터 서울 선수들을 섣부른 패배감에 주눅이 들게 하는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물론 이청용이 빠지고 김치우, 한태유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등 서울이 보유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맨유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더라도 현재 서울의 스쿼드는 2년 전과는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탄탄하며, 안정된 전력을 갖추고 있기에 이번 맨유와의 친선 경기에서는 훨씬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기본적으로 4-4-2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김병지를 밀어내고 지난해부터 서울의 주전 골키퍼로 뛰고 있는 신예 김호준이 골문을 지키고, 아디, 이종민이 각각 좌우 풀백으로 나서며 김진규(김치곤)-박용호의 국가대표급 중앙수비진과 포백을 구성한다. 특히, K-리그 최고의 대인마크 능력을 자랑하는 아디는 경기 내내 박지성과 맞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맨유의 강력한 미드필드와 맞설 서울의 중원에는 중앙에 기성용-김한윤이 신구조화를 이룬 채 이청용과 김치우가 빠진 측면의 빈자리에는 '리마리용' 김승용과 잠재력만큼은 ‘쌍용’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는 고명진과 고요한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투톱에는 정조국-데얀의 K-리그 최정상급 공격진이 맨유의 철옹성 같은 수비진을 상대로 득점을 노린다. 이들 뒤에는 지난 시즌 K-리그 신인왕 이승렬과 '미친 왼발'의 소유자 이상협은 조커로서 맨유의 골문을 겨냥하고 있다.

맨유는 자타공인 세계최강 팀 중 하나다. 그들이 한국 축구팬들에게 보여줄 축구 수준 역시 K-리그의 그것과는 다르다. 그러나 축구공은 둥글고 경기는 해봐야 아는 법. 서울은 지난 대패의 수모를 되갚고 K-리그 강팀의 자존심을 지켜내 자신들이 단순한 '맨유의 들러리'가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 보통의 친선경기와는 다른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특히 리그 일정까지 변경해가며 이번 친선경기에 참여한 서울로서는 2007년과는 달라진 모습을 축구팬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줄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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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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