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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와 에릭 영의 묘한 인연

기사입력 2005.08.03 14:37 / 기사수정 2005.08.03 14:37

고동현 기자

박찬호가 지난달 말, 필 네빈과의 트레이드로 3년반을 뛰던 텍사스 레인저스를 떠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로의 컴백이라고는 하지만 모든 것이 낯설 터. 하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는 박찬호와 무려 3번이나 같은 팀에서 만나는 한 선수가 있어 어색함이 덜 할수 있을 것 같다. 

그는 바로 에릭 영.
영은 199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서 14년 통산 451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준족으로 이름을 떨쳤던 선수다. 


다저스에서의 첫 만남

영과의 인연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은 박찬호가 풀타임 선발투수로서의 첫 해를 보냈던 시즌. 그 해에 박찬호는 14승(8패)과 더불어 3점대 초반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그 해에 LA 다저스는 시즌 막판까지 샌프란시스코등과 지구 우승을 다퉜는데, LA 다저스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다가오자 취약점인 1번타자를 보강하기 위해 토론토에서는 오티스 닉슨을, 콜로라도에서는 에릭 영을 데려왔다.

영은 97시즌에 콜로라도에서 주전 2루수겸 1번타자로 활약하며 117경기에서 3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었다. 콜로라도에서 왔다고는 하지만 영에게는 사실상 LA 다저스가 친정팀이었다. 1992년에 LA 다저스에서 데뷔 해, 다음해에 콜로라도로 이적했기 때문. 

LA 다저스는 비록 그 해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영은 37경기에서 .273의 타율과 함께 13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다.

그 후 박찬호와 영은 99시즌까지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선발투수와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또한 라커 옆자리를 쓰며 더욱 각별한 사이로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부터 영이 시카고 컵스에서 뛰게 되며 둘의 인연은 끝나는듯 했다.


<14년간 메이저리그 생활을 하면서 박찬호와 세번째 만남을 갖는 에릭 영>


낯선 곳에서의 재회 그리고 새로운 도전

시간은 흘러 박찬호는 거액의 돈을 받으며 2002년부터 텍사스에서 뛰게 되었고, 영은 시카고 컵스에서 두 시즌을 보낸 후, 밀워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둘은 지난해에 다시 재회했다. 영이 트레이드를 통해 텍사스에 입단했기 때문. 영은 비록 나이가 들어 본인의 원래 포지션인 2루수보다는 외야수로 많이 출전했지만, 100경기가 넘는 경기에 출전하며 팀에 활력소가 되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강한자만이 살아남는 법. 텍사스가 나이 많은 영보다는 젊고 유망한 멘치나 닉스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영은 또 한번 짐을 싸는 신세가 됐다.

2005시즌에 영은 샌디에이고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개막 후 얼마 지나지않아 60일 부상자명단에 들어가며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다 7월부터 다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찬호가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에 합류 한 것이다.

수많은 메이저리그 팀이 있고 수많은 선수가 있는 가운데 선수생활 중, 3번이나 만난다는 것이 보통 인연은 아닐 것이다. 과연 두 선수가 팀에 보탬이 되며 샌디에이고의 7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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