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9:44
스포츠

SK 와이번스 & 현대 유니콘스에 대한 변명

기사입력 2005.08.02 20:37 / 기사수정 2005.08.02 20:37

서민석 기자
- 수도권이란 황금시장을 갖고도 '비인기팀' 으로 낙인찍힌 투 팀

프로스포츠의 목표는 '우승'과 동시에 '모기업 홍보'. 홍보를 위해선 역시 그 팀을 많은 사람이 접하는 것이 필수요소이고, 그런 면에서 볼 때 많은 인구를 갖고 있는 지역을를 연고로 갖게 되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한국 인구의 절반이 모여있다는 수도권. 그 중에서도 서울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인천-수원을 연고로 두고 있는 SK 와이번스와 현대 유니콘스는 관중몰이를 주도하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비인기팀으로 몰리고 있다. 이 현실은 프로야구의 흥행에도 큰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두 팀이 관중몰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그 들 구단의 관중몰이에 걸림돌은 무엇이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은 어디인지 간단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현대 & SK는 '재미없는 야구' 를 한다?!

김재박-조범현 감독은 전형적인 '이기는 야구' 위주로 경기를 펼친다. 차이점이라면, 김재박 감독은 주로 변화무쌍한 작전을 구사하는데 비해 조범현 감독은 작전 구사의 빈도수도 잦지만, 데이터를 중시하는 '데이터 야구' 를 신봉한다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두 감독은 일단 이기기 위해선 수단 방법(?)을 안 가리는 스타일이다. 대표적인 것이 무사에 주자가 나가면 어김없이 나오는 '번트' .

현재 SK는 희생타 부분에서 94개로 당당히 8개 구단 1위에 랭크되어있고, 현대 역시 SK에 비해선 뒤쳐지지만, 69개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단순히 기록을 놓고 그 감독의 야구 스타일을 파악한다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격'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두 감독 모두 정석과 안정을 중시하는 감독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기려고 하는 번트와 작전은 프로에서 인정되는 것에 틀림없지만, 문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오기 때문에 팬들입장에선 지루하다 못해 식상한 야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4~5점 이기고 있는 경기 종반 3-4번 타자에게 번트를 지시하는 경우도 왕왕있으니 지는 팀 입장에서도 기분 나쁘고 보는 팬 입장에서도 이겨도 찝찝한 것이다.

지난 시즌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9차전까지 가는 끝에 우승컵을 많은 뒤 매스컴과 가진 인터뷰에서 타 팬들의 '작전많은 재미없는 야구를 펼친다' 면서 화끈한 경기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지루한 야구를 한다는 비난에 대해 이런말을 한 적이 있다.

"그건 상대팀이 자꾸 지고 성적도 잘 안나오니깐 하는 말이다. 프로는 이기는게 목적이고 우리 팬들은 이기길 워한다. 번트 잘댄다고 뭐라하는데 그것도 능력이고 어떤식이든 이기는 야구를 해야 살아남는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물론 지당하신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이기는 것을 강조한 김재박감독도 브롬바-심정수-박진만-정민태-김수경 등 맴버들의 이적과 부상으로 올 시즌 41승 49패 2무 승률 0.456로 6위에 머물고 있다. 한 마디로 올 현대팬들에게도 '이기는 경기'를 별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SK의 경우 시즌 초반 최하위에서 어느덧 3위까지 치고올라온 상황이다. 시즌 전 김재현-박재홍의 영입. 그리고 기존 타선에 이호준-이진영-박경완등의 타자들과 크루즈-신승현-위재영-고효준-채병용이 벋히고있는 선발진을 앞세워 엄정욱-이승호의 원투펀치가 떠나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흥행면에선 그다지 재미를 못 보고 있는 것이다.

'재미없는 야구' 이외의 흥행에 걸림돌 

우선 현대의 가장 큰 문제는 최근에서야 겨우 수원에 정착하기로 결정을 한 대에서 알 수 있듯이 인천에서 수원으로 온 5년 여를 한 마디로 '무적구단'으로 지낸 허송세월이 큰 걸림돌이다. 그 시기 동안 수원팬들에게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지 못했고, '잠시 쉬었다 가는 나그네' 의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팬들도 야구단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팬들은 야구장을 외면했다.

그리고 수원구장의 시설도 문제다. 수원구장의 시설은 한마디로 프로야구를 진행하기에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다. 아직까지 외야는 돌계단과 같은 좌석이 전부이고, 낡은 부대시설은 팬입장에선 야구장에 다시 발걸음하기 어렵게 만들어주고 있다. 또한 수원의 경우 역시 '수원삼성' 이란 프로축구 최고인기구단에 가려 야구가 상대적으로 빛을 발한다는 것도 한 몫하는 듯 하다.

인천의 경우 우선 경기장이 인천에서도 외곽에 떨어져있어 발걸음하기가 쉽지않다는 게 걸림돌이다. 물론 지하철이 있지만, 인천시에서도 외곽이라는 점은 팬들에게 화끈한 경기나 재미를 선사하지 않고선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

팬들에 다가서기위한 방법, '그 때 그 때 달라요'

물론 이 두 팀이 현재는 비인기팀 신세라곤 하지만,  최근 팬들의 발길을 야구장으로 돌리기위해 하는 노력은 실로 대단하다.

우선 SK의 경우 체계적인 프런트를 앞세워 다채로운 이벤트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홈 3연전 첫머리에 입는 새로운 유니폼에 착용. 과거 1940년대 '인천군'의 유니폼을 입는 행사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도 하고,  8개 구단 최초로 맥주를 직접 경기장에서 부어주는 주유통(?)점원, 인천 연고의 기업인 GM 대우자동차와 함께 펼치는 'GM 대우의 날' 이벤트 등. SK의 마케팅은 8개 구단 중에서도 톱에 들만큼 개성있고 이채로운 이벤트로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대 역시 최근 서울로의 연고지 이전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수원에 정착하기로 확정하면서 보다 더 팬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당장 수원이라는 도시 자체가 '축구 메카'의 이미지가 강하고, 축구연고팀이 삼성이라는 점이 재계라이벌이라는 라이벌적 요소가 강해 상호 공동마케팅이 어렵긴 하지만, 최근 독자적인 이벤트를 시작하면서 현대식 마케팅으로 수원팬들의 뇌리에 야구단도 각인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이다.

팬들은 목석이 아니다, 간절히 원하면 움직인다

프로스포츠 같이 투자나 마케팅의 결과가 정직하게 나오는 산업도 드물다. 비록 팀의 재정상태-여건-연고지 등 상대적인 차이가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팬들을 위한 노력과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게되면 팬들은 구장의 입장료가 아무리 비싸고 교통이 불편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도 경기장에 찾아올 것이다.

SK와 현대. 비록 지금은 주변환경이 그리 녹록치않지만 분명 이 두 팀의 노력에 언젠가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발길로 화답해줄 날이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꾸준히 노력하고 투자하면, 언젠가는 그 결과물이 반드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서민석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