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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패배 원인은? '세 번의 공격 찬스 무산'

기사입력 2009.07.03 23:30 / 기사수정 2009.07.03 23:30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야구계에는 많은 ‘불문율’과 ‘법칙’으로 불리는 ‘원칙’들이 많다. 한 예로써 ‘선발 투수라면 모름지기 6이닝 이상 책임지며 3점 이내로 막아주어야 한다(퀄리티 스타트).'라는 것을 들 수 있다.

그 외에 ‘게임이 정말로 안 풀릴 때에도 한 경기에서 한 팀에 적어도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 원칙도 있다. 9회까지 진행되는 야구의 흐름상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즉, 9번의 공격 기회 중 세 번만 제대로 살리면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지난 3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스의 대구 경기는 ‘너무나도 명백하게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었다. 양 팀 모두 세 번의 찬스를 맞이했지만, 이를 모두 살린 삼성은 이겼고, 히어로즈는 졌다.

기회는 히어로즈에게 먼저 왔다. 히어로즈 중심 타선은 변화구 제구(특히 포크볼)에 문제점을 드러낸 삼성 선발 크루세타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이에 2회 초 공격에서는 4번 브룸바와 5번 클락이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무사 1, 2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포수와 투수 사이에 절묘하게 굴러가는 희생 번트로 주자를 한 루씩 진루시켰다. 1사 2, 3루 찬스. 외야 플라이 하나만 기록해도 충분히 선취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속 타자로 나선 강병식과 허준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난 것이 아쉬웠다. 특히, 강병식은 ‘욕심 없이 공을 외야로만 보내겠다.’라는 생각으로 타격에 임했어야 했는데, 바깥쪽 제구되지 않은 포크볼에 헛스윙하며, 경기 첫 타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무산시켰다. 기세가 오른 크루세타는 타격에 약점을 보이는 허준을 다시 한 번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어찌되었건 7번으로 나선 강병식이 방망이 근처에 볼을 갖다 대기라도 했어야 했다.

기회는 5회 초에 다시 한 번 찾아왔다. 히어로즈는 8번 허준의 몸에 맞는 볼과 황재균의 좌전 안타, 그리고 정수성의 ‘절묘한 내야 안타’를 묶어 1사 만루의 찬스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집중력이 부족했다. 전날까지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던 김일경은 삼진으로 물러났고, 3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택근 역시 1루 땅볼로 물러나며 선발로 나서 호투하고 있던 강윤구를 전혀 도와주지 못했다.

결국, 이 두 번의 찬스를 살리지 못한 히어로즈는 경기 흐름을 삼성 쪽으로 돌려놓고 말았다. 80개의 한계 투구 수를 넘긴 강윤구는 4와 2/3이닝 동안 노히트로 삼성 타선을 잘 막아오다가 신명철/강병식에게 연속 투런포를 허용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강윤구가 지친 시점에서 기회를 잡은 삼성이 드디어 기선 제압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삼성은 6회 말에 찾아 온 두 번째 찬스도 놓치지 않았다. 전준호를 상대로 터트린 신명철의 2타점 적시타와 최형우의 쐐기 쓰리런 홈런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사실상 경기는 여기에서 끝난 셈이었다.

그러나 히어로즈도 추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7회 초 공격서 마지막 기회가 찾아 온 것. 2사 만루서 타석에 들어선 클락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1타점을 추가했을 때만 해도 히어로즈가 두, 세 점 추가하는 듯했다. 그러나 후속 타자로 나선 강정호는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7회에 기록한 ‘밀어내기 볼넷’이 히어로즈의 이 날 경기 마지막 점수였다.

한편, 삼성은 세 번째 맞은 기회에서도 점수를 냈다. 7회 말 1사 2루 찬스서 진갑용이 적시타를 작렬시킨 것. 크게 앞서고 있었지만, 자신들에게 주어진 찬스를 잘 살리면서 10점까지 뽑아냈다.

사실 선발 싸움에서는 강윤구의 ‘판정승’으로 끝날 수 있었다. 적어도 2회와 5회에 한, 두 점만 뽑아냈다면 강윤구가 5회를 무사히 넘기고 6회부터는 오재영, 이보근 등을 투입시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랬다면 히어로즈는 5위 자리를 견고히 함은 물론, 4위 자리까지 탈환할 수 있었다.

그래서 타자들은 자신들 앞에 주어진 기회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그래야, 득점도 올릴 수 있고, 선발 투수가 힘을 낼 수도 있다. 물론 이에 따른 팀 승리는 ‘덤’으로 오는 셈이다.

[사진=4이닝 노히트 경기를 펼친 강윤구/히어로즈 선수단 (C) 히어로즈 구단 제공]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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