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SK 와이번스 박종훈은 KBO리그에서 가장 릴리스포인트가 낮은 투수다. 생소한 투구폼으로 타자들, 특히 외국인 타자들의 애를 먹였다. 박종훈이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뽑힌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선동열 감독은 "제구가 되고 스트라이크만 제대로 넣는다면 우리 투수들 중 치기 가장 어렵다. 1~2회를 잘만 자신의 스타일대로 가면 5~6회는 충분히 갈 수 있는 투수"라고 박종훈을 평가했다. 선 감독은 "사이드암 투수는 많아도 종훈이처럼 밑에서 나오는 잠수함 투수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선동열 감독은 첫 경기인 대만전에서의 박종훈의 기용도 고심하고 있다. 지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사이드암인 임기영이 대만전에서 호투한 것도 선 감독의 구상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 선 감독은 "박종훈이 2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를 하는 등 최근 많이 성장했다. 국제 대회에서 상당히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제대회에서 잠수함 투수의 활약은 '여왕벌' 정대현이라는 선례가 있다. 박종훈은 '제 2의 정대현'도 좋지만, '제 1의 박종훈'이 되고 싶다는 포부다.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공이 어떻게 통할 지 스스로도 기대가 크다. 박종훈은 "지금은 일단 아무 걱정이 없다. 컨디션 문제일 것 같다"면서 "던져봐야 알지 않을까. 첫 타자가 제일 중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을 때는 기쁜 만큼 부담도 있었다. 박종훈은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었고, 승리는 운으로 딴 상태였다"고 돌아봤다. 박종훈은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6월 초반까지 6승을 거뒀지만 5.0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었다.
대표팀 합류 직전 두 경기에서도 성적이 다소 좋지 못했다. 11일 KIA전에서 4이닝 6실점, 2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박종훈은 "굳이 따지자면 멘탈적으로 좀 힘들었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면서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경기도 중요한 경기들이 많았다. 혼자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 편하게 생각했어야 하는데 혼자 잘하려고만 했던 게 역효과가 났다"고 털어놨다.
오히려 대표팀 소집 후 마음이 편해졌다. 수면 시간도 시즌 때보다 오히려 늘었다. '잘 먹고, 잘 잔다'는 것이 박종훈의 설명이다. 그는 "오히려 지금이 마음이 훨씬 편하다. 이런 메이저급 대회는 처음이지만, 주위에서도 편하게 해준다. 재밌고 좋다"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좋은 성적 낼 수 있게 해야한다"며 웃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잠실, 조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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