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25 03:15 / 기사수정 2009.06.25 03:15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 다가온 기회를 잡지 못하고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다면 더 이상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더블헤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 홀로 2경기'를 뛰는 저력을 발휘했다. LG의 '대기만성' 최동수가 오른 손목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한 남자가 있었다. 바로 LG의 차세대 거포 박병호(23)였다.
박병호는 24일 낮에 한화 이글스와의 구리 구장에서의 2군 경기를 뛰고 난 후 바로 잠실구장으로 건너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 출전을 강행했다. 더운 낮에 펼쳐지는 2군 경기를 뛴 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할 법도 했지만, 그에게 있어서 그런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강한 투지와 근성을 느낄 수 있었다.
팀의 미래의 4번 타자로 각광받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입단했지만 아쉽게도 여태껏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무제대 후 팀의 중심타선에서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역시 1군의 벽은 높기만 했다.
시즌 초반 주전자리를 꿰찼지만 미미한 활약으로 4월 16일 2군행을 통보받고 이내 자취를 감춰야만 했다. 약 70일 만에 올라온 1군. 더 이상 물러설 곳도 버틸 곳도 없었다. 믿을 것은 자기 자신뿐이었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전날 경기에서 다 이긴 경기를 계투진의 부진으로 역전패당했던 터라 이날 경기는 팀에 있어 중요한 경기였다. 그리고 상대는 최근 가장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는 히어로즈의 에이스 이현승이었기에 경기 운영에 있어서 난항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현승을 무너뜨린 장본인은 2군에서 칼날을 가다듬어온 박병호였다. 2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한 박병호는 이현승의 바깥쪽 높은 공을 그대로 결대로 힘차게 밀어치며 우중간 홈런을 날렸다. 맞는 순간 넘어갔다고 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제대로 밀어친 타구였다.
4회 말 역시 이현승의 높은 실투를 놓치지 않으며 잡아당겨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데뷔 후 첫 연타석 홈런을 친 순간이었다.
박병호의 연타석 홈런을 발판삼아 6회까지 5-1로 앞서고 있던 LG였지만 전날의 역전패의 악몽을 잊을 수 없었고 팀타율 2위를 달리며 최근 불방망이를 선보이고 있는 히어로즈의 타선이기에 승리를 확신하기엔 턱없이 적은 점수 차였다.
6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까지 수행했다. 후속 타자 박경수가 이현승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황두성에게 우중간 2루타를 쳐내며 6-1로 한 걸음 더 달아나게 되었다.
두 달 만에 1군에 복귀하여 4타수 3안타(2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박병호는 화려한 신고식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첫 홈런이자 첫 타점을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제 박병호의 목표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금 자리를 고수하는 것이다. 24일의 맹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목요일에는 히어로즈의 에이스 장원삼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고 금요일과 토요일은 SK가 자랑하는 좌완 투수들인 고효준과 김광현이 등판 대기하고 있다. 좌투수에 약한 LG이기에 박병호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과연, 박병호는 이날의 활약을 발판삼아 꾸준히 자신의 진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까? 박병호의 활약에 모든 LG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C) 박병호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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