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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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고교야구의 단골 관중, 학부형

기사입력 2009.06.19 08:59 / 기사수정 2009.06.19 08:59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광주, 유진 기자] 무릇 고교야구를 유심히 관전하다 보면 관중석에는 대부분 학부형이나 선수들을 응원하러 온 동문 선/후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야구팬이 프로야구를 찾으러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것과 달리, ‘미래의 프로야구 선수’를 볼 수 있는 무대에서 진정한 ‘아마야구 마니아’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다소 씁쓸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꾸준하게 자기 아들들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학부형들은 ‘진정한 아마야구 마니아’들이다. 그래서 ‘아들들을 따라서 야구를 계속 관람하게 되면 부모들이 절로 야구 도사가 된다.’라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인터뷰 과정에서 만난 몇몇 학부형들은 경기 전반적인 흐름을 정확히 읽어 내는 재주를 지니고 있어 깜짝 놀라기도 한다.

“아들 따라 10년 가까이 야구 봤는데, 그것도 모르겠십니꺼?”

구수한 부산 사투리를 쓰는 한 학부형은 대단치 않다는 듯 이렇게 대답하며 쑥스러운 듯 얼굴을 살짝 붉히기도 한다. 아들을 프로야구 선수로 만들기 위한 학부형들의 눈물겨운 뒷바라지는 그래서 박수를 받을 만하다. 전 세계 어디에도 이만큼 아들들을 위해 뒷바라지해 주는 부모는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모들이 있기 때문에 척박한 야구 환경 속에서도 훌륭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고교야구의 ‘백미’는 결승전에 있다. 결승에 진출한 두 학교는 전교생들을 동원하여 서로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고교야구에서만 볼 수 있다는 그 응원가 - “플레이! 플레이! ○○○!” - 는 고교야구의 결승전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응원도 지역 예선에서부터 시작되는 학부형들의 ‘눈물겨운’ 응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보는 이들도 없고, TV 중계도 없는 황량한 그라운드에서 학부형들은 북을 울리며 아들들을 향하여 목청껏 응원가를 부른다. 그리고 경기에서 승리하면 승리하는 대로 아들들을 꼭 안아주며, 패하면 패하는 대로 아들들을 꼭 안아주며 위로한다. 그 순간만큼은 승부를 떠나 ‘부정(父情)과 모정(母情)’이 무엇인지를 몸소 느낄 수 있다.

물론 때로는 지나친 ‘아들사랑’이 그릇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예 : 선수 기용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는 갓), 적어도 이들이 있기에 그라운드에서 몸을 던지는 아마야구 선수들이 기운을 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열정적인 학부형들. 그들이 있기에 뙤약볕 아래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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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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