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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라고 생각" 다시 야구를 붙잡은 문광은의 진심

기사입력 2018.08.02 03:42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채정연 기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문광은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두산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났다. 지난달 31일 LG는 내야수 강승호를 SK로 보내고 투수 문광은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문광은은 2010년 1라운드 8순위로 SK에 입단했고, 지난해까지 6시즌 간 141경기에서 5승 12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6.73을 기록했다.

불펜 약화로 고전하고 있는 LG는 문광은을 영입해 뒷문 강화에 나섰다. 문광은은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두산을 상대로 1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더욱 매서웠던 신고식이었다. 

문광은은 트레이드 소감을 묻자 LG보다 친정팀인 SK의 이름을 먼저 꺼냈다. 그는 "프로 입단 후 9년을 보냈다. SK가 뽑아주고, 우승도 해보고 기회도 많이 주셨는데 내가 팀에 해드린 게 없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2군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던 문광은이었다. 1군 기회가 잡힐 것도 같았지만, 그때마다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문광은은 "1군에서 부름이 왔을 때 잔부상이 있었다. 운 때가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광은은 LG가 가지고 있는 기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기대가 크신 것 같다. 부흥하도록 노력하겠다. 아직 어떤 역할을 하라는 언질은 듣지 못했지만, 경기에 나서게 되면 가지고 있는 구위로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LG의 상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고 묻자 문광은은 "올 시즌 1군 경기를 잘 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잔부상으로 구위가 하락했고,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이다. 그는 "올해는 야구를 그만두려 했었다"며 "공을 던지다가 전광판을 봤는데 138~139km/h가 찍혔다. 시합 끝나고 울었다"고 고백했다. 눈에 띄게 떨어지는 구속과 해가 갈수록 달라지는 나이를 보며 생각이 많아졌던 그였다.

코치들과 함께 멘탈 트레이닝을 받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7월 30일 많은 실점을 기록했지만, 그 전까지 6경기에서 무실점을 이어가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문광은은 "최근 경기 하다가 전광판에 구속이 145km가 나오는 것을 봤다. '계속 야구 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런 시간을 겪은 만큼, 문광은에게 다시 온 기회는 소중하다. 그는 "와 보니 분위기도 좋고, SK에서 함께 있던 동료들도 있어 금방 적응할 것 같다"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내게는 마지막 기회다. 잘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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