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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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단 1%만이 부족했다

기사입력 2009.06.11 02:42 / 기사수정 2009.06.11 02:42

박진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현 기자]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지난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7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맞아 90분 동안 경기 주도권을 잡았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해 0대0 무승부를 거뒀다.

이미 남아공월드컵 본선진출이 확정된 대표팀은 경기에 앞서 수차례 언급했듯이 정상적인 전술운영을 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템포를 조절하며 전체적인 경기를 조율하는 분위기였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던 사우디의 공격이 무뎌서 오히려 한국에 공격기회가 찾아왔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주도권 아래 진행되었고, 한국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배부른 승점 3점을 추가하기에는 단 1%가 부족했다.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는 미드필드

캡틴 박지성이 선봉장으로 있는 미드필드 라인은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포지션이다. 먼저, 박지성은 언제나 그랬듯이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가담 면에서 월등한 기량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상대공격수의 뒤를 쫓아가 볼을 빼앗는 장면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은 이청용은 대표팀에 합류해 다시 이전 기량을 회복한 모양이다. 절묘한 볼 컨트롤에 이은 측면돌파는 이미 정평이 나있고, 보다 폭넓은 움직임은 대표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순간순간 감탄을 하게 하는 기성용의 공간을 열어주는 패스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의 중원을 이끄는 그의 능력을 다시 한 번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기성용과 호흡을 맞춘 조원희는 ‘산소탱크’ 박지성 못지않은 활동성을 보이며 수비수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이들 미들 라인은 여러 차례의 최종예선 경기를 거치면서 그 조화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듯하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이미 소속팀인 FC 서울에서 그 호흡을 자랑한 바가 있고, 박지성과도 대표팀 경기를 같이 소화해가면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더욱 견고해진 포백라인

대표팀은 사우디전에서 무실점을 틀어막으면 최근 가졌던 A매치에서 네 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단순한 수치상의 결과일 수도 있으나 대표팀의 수비조직력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사우디전에서 보여주었던 수비의 견고함은 사우디의 공격을 한없이 무디게 만들었다. 이날 중앙수비수로서 선발출장한 김형일과 조용형은 각각 제공권과 지공을 적절히 차단하며 사우디의 공격을 봉쇄했다.

좌우 윙백으로 출전한 김동진과 이정수는 수비에서뿐만 아니라 공격 면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김동진은 이영표와 오범석에게 다소 부족했던 오버래핑과 크로스 능력을 시원시원하게 보여주었고, 이정수는 세트피스 상황에 공격가담해 몇 차례 슈팅을 시도한 바가 있다. 그리고 최후방에 이운재 골키퍼는 대표팀 맏형으로서 든든한 선방을 보여주었다.

사우디의 화력이 예상보다 강하지 못한 덕도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한국의 수비운영이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수비라인에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박주영과 이근호의 투톱, 단 1%가 아쉬웠다

지난 3월 28일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부터 5경기 연속해서 투톱으로서 선발출전한 박주영과 이근호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박주영이 중앙에서 헤딩이나 정확한 킥으로 좌우로 넓게 움직이는 이근호에게 볼을 연결하면 이근호는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수비를 헤집었다. 박주영의 부드러움과 이근호의 투박함이 융화되어 사우디의 수비를 잘 공략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결정적인 한방이 필요했다. 볼 점유율 싸움에서도 이겼고, 슈팅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골키퍼에게 막히거나 골문을 벗어나는 일이 많았다.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1%가 부족했던 것이다.

아무리 경기내용이 좋아도 이 1% 때문에 경기결과가 뒤집힐 수 있는 법. 결국, 축구는 골로써 말을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부담을 투톱에게만 짊어지게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공격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한 떼어낼 수 없는 부담감이다. 사우디전에서 다소 부족했던 1%를 오는 17일 이란과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채워지길 바란다.

한편, 이란과의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은 오는 6월 1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관련기사] ▶7회 연속 본선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2% 부족한 세트피스, 결정력이 필요하다 

총력전과 배수진 사이, 고민하는 허정무호 

[사진= 결정력 부족의 책임을 이 투톱에 모두 돌릴 수 있을까? (C) 엑스포츠뉴스 DB, 전현진 기자]



박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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