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정은원이 오랜만의 선발 출장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자리가 어디가 됐든 그라운드에 나서는 그 시간이 귀중하기만 하다.
정은원은 26일 대전 KIA전에서 3루수 및 7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7일 인천 SK전 이후 20일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정은원은 그간의 아쉬움을 털어내기라도 하듯 3타수 3안타 1볼넷 100% 출루에 1타점까지 올리는 맹타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정은원은 3루수로는 데뷔 처음으로 선발 출장을 했다. 송광민이 우측 햄스트링 근육 손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앞선 경기에서 오선진이 공수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이었다. 3루수는 고교 시절 몇 차례, 프로에서도 교체 출장으로만 잠시 소화한 것이 전부였다.
오랜만의 선발이라는 설렘과 긴장을 동시에 안았다. 정은원은 "3루수 선발 출장은 처음이라 조금 걱정도 했지만 훈련할 때 3루도 계속 연습해서 크게 불안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경기를 나갈 때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건 수비다. 수비적인 부분을 조금 더 신경을 썼다"고 돌아봤다.
원래 정은원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지만 정근우가 2군으로 내려갔을 때는 2루수를 봤다. 코칭스태프도 정은원의 능력이나 팀 상황상 2루수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 체력이 떨어지던 시기 타격 능력이 월등한 강경학이 등장했고, 유격수 자리에는 수비가 굳건한 하주석이 있어 점차 경기 후반 키스톤 자리 백업으로 나서는 것이 정은원의 역할이 됐다.
그러던 중 송광민이 자리를 비운 사이 3루수로 기회를 얻었다. 다행히 3루 방면으로 많은 타구가 오지 않았고,파울플라이를 어렵사리 잡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린 장면도 있었지만 큰 실수 없이 첫 3루수 선발 경기를 마쳤다. 여기저기 자리를 옮기는 것이 어렵거나 힘들 법도 하지만 정은원은 "많이 안 해본 자리를 하는 것도 재미있더라. 된다면 더 많은 포지션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웃었다.
정은원은 홈 경기가 끝나면 경기에 나선 날이건 아닌 날이건 늘 외야 한 켠에서 홀로, 혹은 동료들과 스윙 연습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곤 했다. 정은원은 "훈련을 힘주어 하는 건 아니고 사람들이 없을 때 스윙하면서 마음을 비우는 시간, 복잡한 생각 털어내고 나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얘기했다.
벤치에만 앉아있는 날들이 초조하기도 했고, 의욕도 많았지만 차분하게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한화나 다른 팀의 잘 치는 타자들을 보고, 장종훈, 이양기 코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라운드 밖에서의 경험도 자양분으로 삼았다. 또 언제 어떤 식으로 나갈 지 모르는 신인의 신분, 정은원은 "최대한 악착같이 해서 계속 1군에서 경기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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