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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파이널] 레이커스 vs 올랜도, 우승 향한 마지막 격돌

기사입력 2009.06.04 03:53 / 기사수정 2009.06.04 03:53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통산 14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 LA 레이커스와 창단 이후 첫 우승을 노리는 신흥 강호 올랜도 매직이 미국프로농구(NBA)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길목에서 만났다.

각각 컨퍼런스 결승에서 4승 2패로 승리를 거두고 올라온 레이커스와 올랜도는 오는 5일(한국시간)부터 7전 4선승제로 우승 트로피의 향방을 가린다.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올랜도는 지난 94-95시즌 이후 14년 만에 파이널 진출이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레이커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예상보다 다소 험난한 격전을 치렀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만난 휴스턴 로키츠를 상대로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했고, 이어진 덴버 너기츠와의 서부컨퍼런스 결승에서도 시리즈 초반에는 불안한 모습을 여러 차례 드러내는 등 쉽지 않은 행보였다.

반면 동부컨퍼런스 결승에서 정규시즌 1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였던 올랜도는 탄탄한 골밑 장악과 매치업의 우위를 앞세워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이보다 앞선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셀틱스를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르브론 제임스와 코비 브라이언트의 파이널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제임스의 자리는 최고의 센터로 떠오르고 있는 드와이트 하워드가 대신 메웠다. 각각 신-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중 한 명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들의 자존심 대결 역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삼수 만에 15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레이커스

통산 14회의 우승으로 17회의 보스턴에 이어 NBA 전체 2위의 우승 횟수를 자랑하는 레이커스는 지난 2001-2002시즌 마지막으로 챔피언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2번 파이널에 올라 모두 고배를 마셨다.

파이널에 올랐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던 지난 시즌에 비해서 일단 올 시즌의 전력은 한층 보강된 느낌이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내내 결장했던 앤드류 바이넘과 트레버 아리자는 건강한 모습으로 시즌을 보내며 더욱 짜임새를 갖췄다. 여기에 브라이언트를 필두로 파우 가솔, 라마 오돔 등 기존 멤버가 건재하다.

정규시즌 최강의 팀이었던 클리블랜드를 비교적 수월하게 격파한 올랜도이지만, 클리블랜드와 레이커스는 엄연히 다르다. 클리블랜드는 장신 스윙맨인 라샤드 루이스와 히도 터코글루를 상대할 만한 자원이 부족해 매치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이 주된 패인 가운데 하나였다.

클리블랜드와 달리 레이커스에는 브라이언트나 아리자, 오돔과 같이 장신에 수비력까지 갖춘 스윙맨이 비교적 풍부해 결코 매치업에서 밀릴 이유가 없다. 더구나 정규시즌 2번의 맞대결에서 레이커스를 괴롭혔던 상대 포인트가드 자미어 넬슨이 부상으로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은 크나큰 호재다.

무엇보다 플레이오프와 파이널 경험에서 상대 올랜도를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레이커스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다. 대부분이 지난 시즌 파이널을 치른 멤버 그대로이고, 팀의 주축인 브라이언트나 포인트가드 데릭 피셔 등은 5차례 이상의 파이널을 경험한 백전노장이다.

이 점을 잘 아는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레이커스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올랜도의 우세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파이널과 같은 '특별한 무대'에서 경험이 가져다주는 이점이 무엇보다 크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14년 만의 파이널, 첫 정상 등극을 꿈꾸는 올랜도

89-90시즌 처음 NBA에 참가한 올랜도는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은 비교적 역사가 짧은 팀이다. 지난 94-95시즌 샤킬 오닐-페니 하더웨이의 콤비를 내세워 파이널에 진출,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하킴 올라주원이 버티는 휴스턴의 벽 앞에 무너졌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이번이 꼭 14년 만이다.

일약 최고의 센터로 떠오른 하워드와 2명의 장신 스윙맨 루이스와 터코글루를 전면에 내세운 올랜도 특유의 '1-2-3-3-5' 라인업은 올 시즌 들어 한층 짜임새가 더해졌다. 특히 각 포지션별로 특별히 밀리는 구석 없이 균형 잡힌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올 시즌 레이커스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2전 전승으로 소위 '천적 관계'를 형성했다. 물론 단 2경기에 불과하고 정규시즌과 파이널은 엄연히 다른 무대라는 점에서 크게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지만 올랜도가 레이커스에 자신감을 가질 법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구나 늘 올랜도가 승리를 거두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던 막강한 3점슛이 이번 파이널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공산이 크다. 정규시즌 레이커스와의 2번의 맞대결에서 평균 41.4%의 고감도 3점슛을 자랑한 것은 물론, 플레이오프에서도 올랜도의 외곽포는 불을 뿜었다. 레이커스는 상대적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상대의 3점슛을 버리는 수비 전술을 종종 택했기에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레이커스만 만나면 맹활약을 펼쳤던 넬슨이 부상으로 출전이 어렵다는 점은 아쉽지만, 매치업 상 올랜도가 밀릴 이유는 전혀 없다. 하워드는 가솔과 바이넘을 상대로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내 왔고, 3점슛과 돌파력을 겸비한 루이스를 가솔이나 오돔과 같은 인사이드 플레이어가 막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미카엘 피에트러스, 커트니 리 등 롤 플레이어들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결국 전력이나 최근 분위기 등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한 것으로 여겨지는 올랜도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서는 경험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큰 난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연속 우승으로 왕조를 수립한 팀에게도 '처음'은 있기 때문이다. 올랜도에게는 바로 그 기회가 눈앞에 찾아온 셈이다.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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