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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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거미' 김해운의 은퇴식

기사입력 2009.05.23 21:45 / 기사수정 2009.05.23 21:45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성남, 조용운 기자]
2000년 초반 성남 일화의 3연패를 이끌었던 ‘슈퍼 거미’ 김해운이 성남 팬들과 이별을 고했다.

김해운은 23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2009 K-리그 경기에서 하프타임 때 뜻 깊은 은퇴식을 가졌다. 전광판을 통해 선수 시절 활약상이 나가는 사이 멀쑥한 정장 차림으로 가족과 함께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김해운은 잠시 울먹거리기도 했지만 이내 서포터와 관중들에게 고별인사와 큰절을 전했다.

두 번째 성남 천하의 주역

성남은 전신인 천안 일화 시절 1993년~1995년 3연패를 달성했다. 당시 천안은 발레리 사리체프(現 신의손 U-20 청소년대표 골키퍼 코치)라는 최고의 거미손으로 인해 K-리그 사상 첫 3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한 바 있다.

그로부터 6년 뒤, 두 번째 성남 천하가 찾아왔다. 2001년~2003년까지 K-리그의 모든 대회를 휩쓸다시피 했던 성남은 전 포지션에 걸쳐 빈틈이 없는 스쿼드를 자랑했다. 이런 스쿼드의 마지막을 장식한 선수가 바로 김해운 골키퍼다.

1998년부터 성남의 최후방을 책임진 김해운은 성남 천하의 핵심이었다. 권찬수 골키퍼와의 플래툰 시스템으로 인해 매 경기 주전으로 출장하지는 못했지만 김해운의 활약을 인정하지 않는 이는 단 한명도 없다.

프로생활 13년 동안 통산 201경기에 출전해 217실점을 기록한 김해운은 K-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꼽힌다. 신의손부터 시작해 김해운, 김용대에 이어 현재 정성룡까지 이어지는 성남 골키퍼 계보의 한 축을 당당히 차지했다.

2003년 A3 대회가 너무나도 아쉬운 김해운

김해운에게 있어 가장 아쉬운 경기는 2003년 일본에서 열렸던 A3대회다. 당시 개막전에서 주빌로 이와타(일본)에게 2-0 완승을 거뒀던 성남은 2차전 다렌 스더(중국) 전에서 2-3으로 석패했다.

당시 경기에서 전반 27분, 다렌의 공격수 하오하이동의 위력 없는 슈팅을 그만 흘리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실점을 했던 김해운은 은퇴식 후 가진 인터뷰에서 “다렌 전에서의 실수는 지금 생각해도 바보 같은 것이었고, 아직까지도 그 실수가 가장 속상하다”고 할 정도로 아직도 이 경기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태극마크와 운이 없던 One-Club Man

김해운은 리그에서의 활약에 비해 태극마크와는 인연이 없던 선수 중 하나였다. 이운재와 김병지 그늘에 가려 국가대표와 인연이 없던 그였지만 성남 천하를 이끌던 당시 움베르투 쿠엘류 전 감독에 의해 국가대표에 발탁되기도 했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오랜 기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지는 못했지만 성남팬들에게 있어 김해운은 최고의 골키퍼였다. 성남이 클럽 역사상 첫 은퇴식으로 김해운을 선정한 것 역시 이점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김해운은 프로 13년 전부를 성남을 위해 뛴 One-club Man이다. 이런 '성남맨' 김해운은 이제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한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브라질에서 지도자 수업을 다녀온 김해운의 목표는 좋은 골키퍼 지도자가 되는 것. 이르면 올 여름 유럽으로 연수를 떠날 계획인 김해운은 현재 GK 1급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은퇴식을 가지는 자리에서도 “열심히 뛰는 성남 선수들을 위해 성남 시민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라고 성남과 축구만을 생각하고 있는 김해운. 비록 정든 골키퍼 장갑은 벗었지만 훗날 좋은 지도자로 선수시절처럼 K-리그를 평정할 그날을 기대해 본다.

[사진 = 김해운 (C) 엑스포츠뉴스DB]



조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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