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21 02:49 / 기사수정 2009.05.21 02:49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히딩크의 4강 징크스나 미하엘 발락의 준우승 징크스, 레알 마드리드와 관련된 챔피언스리그 징크스 등 해외축구에는 재밌는 징크스들이 많다.
이러한 재밌는 징크스가 최근 아시아 무대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중국 C리그 소속의 산둥 루넝.
산둥은 21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리위자야 FC와의 2009 AFC 챔피언스리그 F조 최종전에서 2-4로 패하며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산둥은 이날 패배로 인해 다 잡았던 16강 티켓을 놓치며 밥상을 차려놔도 떠먹지 못한 꼴이 되었다. 특히 산둥이 최근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마지막 한고비를 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어 '막판 징크스'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탄천의 기적'이 산둥 징크스의 서막을 알리다
2007년 5월,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G조 최종전을 앞두고 있는 성남 일화와 산둥의 상황은 정반대였다.
지금과 달리 당시 AFC 챔피언스리그는 규정상 각 조 1위만이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성남은 산둥에 승점 3점 뒤진 2위를 기록하고 있어 조별예선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따라서 이미 산둥에 1-2로 패했던 성남이 8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산둥과의 최종전에서 2골차 이상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산둥은 2006년 C리그 챔피언답게 성남에 승리한 경험도 있었고, 아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와의 원정경기에서도 1-0으로 승리할 만큼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던 팀이었다.
그렇기에 성남의 8강 진출은 어렵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온 성남은 김동현-손대호-모따가 차례대로 산둥의 골문을 흔들며 3-0 완승으로 8강 진출의 기적을 일궈냈다. 3골 차 패배를 당한 산둥은 성남에 골득실차가 뒤져 8강 티켓을 성남에 내줘야 했다.
성남에 또 패한 산둥, A3 우승을 놓치다
탄천에서 호되게 혼났던 산둥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성남에 복수할 최고의 기회를 맞았다.
더욱이 한·중·일 프로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A3 챔피언스컵 2007이 산둥의 홈구장인 산둥 스포츠센터에서 열리기에 홈 팬들 앞에서 복수와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태세의 산둥이었다.
마침 성남이 상화이 선화와 우라와 레즈에게 연거푸 패하며 우승이 물 건너갔지만 산둥은 2연승으로 마지막 성남과의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산둥은 또 다시 막판 징크스에 울어야만 했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최성국의 맹활약으로 인해 산둥은 성남에 1-2로 패하며 골득실에서 밀려 상하이에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특히 상하이의 우승이 산둥의 홈구장에서 나왔고, 2003년 A3 챔피언스컵이 출범한 이래 첫 중국 클럽의 우승이었다는 점에서 산둥으로썬 막판 징크스에 무너진 것이 더욱 뼈아팠다.
'팔렘방의 기적' 막판 징크스의 화룡점정
2007년에만 두 번의 좌절을 맛본 산둥은 2년 후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또 다시 막판 징크스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2009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FC서울과 한 조가 된 산둥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었다. 2승 1무 2패로 서울과 승점은 같지만 서울과의 상대전적에서 1승 1무로 앞서던 터라 16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은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더욱이 서울의 상대가 감바 오사카인 반면 산둥은 F조 최하위 스리위자야라는 점, 스리위자야가 지난 5경기에서 22실점을 했다는 점 등 모든 부분에서 산둥에 유리한 소식뿐이었다.
하지만, 산둥은 2-0으로 앞서던 후반 귀신에라도 홀린 듯 내리 4골을 헌납하며 예상치 못했던 패배로 16강 티켓을 서울에 양보해야만 했고, 2009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더 이상 모습을 보일 수 없게 됐다.
중요한 무대에서 세 번이나 같은 모습을 반복하며 징크스가 되어가고 있는 산둥의 '막판 징크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벌써 2010 AFC 챔피언스리그가 기대된다.
▶ 기적을 일으킨 서울!
☞ [엑츠화보] FC 서울, 2009 AFC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 불씨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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