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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 국가대표 특집 1] 김민석과 곽민정, '행복한 시즌' 만들기 위해 캐나다행

기사입력 2009.05.20 09:59 / 기사수정 2009.05.20 09:5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달 30일, 한국체대 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진 승급시험을 끝으로 국내 피겨 선수들은 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1년 동안 쉴 틈 없이 숨 가쁘게 달려온 피겨 국가대표 선수들은 24일, 캐나다 토론토로 합동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특히, 2주 동안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지원해주는 기간 동안은 김연아(19, 고려대)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가 한국국가대표선수들을 지도해줄 예정이다.

최인화 국가대표 코치의 인솔 하에 캐나다로 떠날 선수들 중, 김민석(17, 불암고)과 곽민정(16, 군포수리고)을 안양아이스링크에서 만났다. 지난 시즌,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김민석은 피겨 유망주에서 한국남자 싱글을 대표하는 선수로 우뚝 섰다.

또한, 주니어 기대주로 관심을 모은 곽민정은 지난 시즌에 얻은 경험이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현재 김세열 코치 밑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이들은 피겨 팬들 사이에서 '민 남매'로 불릴 만큼 각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링크 안과 밖에서 좋은 오누이처럼 지내는 김민석과 곽민정은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이기도 하다.



꿈같았던 김민석의 2008~2009시즌, "1년 전엔 트리플 살코와 룹만 뛸 줄 알았어요"

김민석은 국내 피겨 선수 중, 유일하게 실전에서 '트리플 악셀'을 구사할 수 있는 스케이터다. 김민석 스스로도 "지난 시즌, 가장 만족할만한 점은 트리플 악셀을 랜딩하게 된 점"이라고 밝혔다. 현재 트리플 점프 다섯 가지와 트리플 악셀까지 뛰는 김민석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트리플 점프를 두 개밖에 구사하지 못했다.

그러나 '피겨에 모든 것을 걸겠다'라는 투혼은 지독한 연습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급격한 성장'으로 이어졌다. 김세열 코치는 김민석의 훈련량에 대해 "죽을힘을 다해 연습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느냐는 질문에 김민석은 "플립 점프를 완성할 때였다. 두 시간동안 플립만 계속 뛰고 있었는데 코치 선생님이 점프 연습은 그만하고 스핀을 하라고 주문하셨다. 하지만, 계속 플립 연습을 하겠다고 코치선생님께 말했다. 허락을 받은 뒤, 링크 중앙에서 혼자 계속 플립을 뛰던 때도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김민석은 1년 전, 트리플 점프 다섯 가지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때는 감히 '트리플 악셀'을 뛸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독한 노력은 김민석을 배신하지 않았다. 순식간에 트리플 점프 다섯 가지를 익힌 김민석은 트리플 악셀에 도전했고 마침내 랜딩에 성공했다.

점프를 하나씩 완성해 나가고 프로그램 완성에 익숙해지자 김민석의 자신감도 저절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스케이트를 타는 참맛도 서서히 느껴가기 시작했다. 기술의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가는 재미는 김민석을 자극했고 마침내 트리플 악셀 랜딩까지 이어지게 됐다.

김민석은 지난달에 벌어진 'KCC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2009'에서 세계적인 남자 싱글 스케이터들과 함께했다. 그 중에서도 패트릭 챈(19, 캐나다)과 애덤 리폰(20, 미국)과 친해졌다고 김민석은 대답했다.

이번 캐나다 토론토로 전지훈련을 떠나면 오서 코치 밑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애덤 리폰과 재회할 예정이다. 한국 남자 싱글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지만 무엇보다 피겨 스케이팅을 즐길 줄 아는 '행복한 스케이터'로 거듭났다는 점이 김민석의 성과이다.

그러나 아직도 김민석에게 남은 과제는 적지 않다. 점프와 기술의 스케일을 넓혀야 되고 스케이팅 기술과 스텝은 김민석이 새롭게 도전해야 할 목표이기도 하다. 이번에 캐나다로 떠나면서 가장 보완하고 싶은 점에 대한 질문에 김민석은 "스케이팅 기술을 연마하고 싶다. 또한, 스텝도 많이 배워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아쉬웠던 곽민정의 지난 시즌, 그러나 경험은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지난 시즌동안 있었던 만족스러운 점과 아쉬운 점에 대한 질문에 곽민정은 "만족스러운 점은 없었고 아쉬운 점만 가득하다"라고 답변했다. 곽민정의 2008~2009시즌의 출발을 좋았다. 지난해 여름에 벌어진 주니어국가대표선발전에서 곽민정은 김현정(18, 군포수리고), 신나희(19, 계명대), 그리고 윤예지(15, 과천중)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또한, ISU(국제빙상경기연맹) 그랑프리 주니어 시리즈 3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러나 곽민정은 "대회의 성적 결과를 떠나서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지난 시즌, 프로그램을 만족할 만큼 연기했던 적은 드물었다"라고 털어놓았다. 특히, 꿈의 무대였던 세계 주니어선수권에서의 부진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 상황에서 곽민정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 회복이었다. 그리고 곽민정은 환경의 변화에도 적응해야 했다. 무엇보다 혹독하게 늘어난 훈련량에 곽민정은 당황했다.

"훈련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각오를 하고 있었지만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일주일에 했던 훈련을 하루에 다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훈련을 통해 내가 고쳐야 할 단점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가 수정해야 될 과제들이 드러나면서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특히, 곽민정은 기본자세를 비롯해 "토룹과 플립 점프를 고치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빠른 기간 안에 자신의 단점을 하나씩 고쳐나간 곽민정은 몰라보게 성장했다. 지난달 말에 벌어진 승급시험에서 곽민정은 모든 과제를 깔끔하게 수행하면서 7급 승급에 합격했다.

곽민정은 승급시험 때의 연기는 만족한다고 밝혔다. 7급 승급의 과제는 토룹과 살코이다. 이 두 가지 점프를 성공시키면 승급시험에서 합격하지만 김세열 코치는 곽민정이 기존에 뛰던 '트리플 러츠'도 프로그램에 배치했다. 그리고 곽민정은 한층 안정돼고 빼어난 트리플 러츠를 구사했다. 과제인 살코와 토룹과 함께 러츠도 꾸준하게 연습한 점이 좋은 성과를 올리는 토대가 되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잃은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점이다. 김세열 코치도 곽민정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분에 대해 곽민정은 "막상 링크 안에 들어가면 떨리는 점도 있지만 연습 때 했던 것을 믿으면 자신감이 생긴다"라고 답변했다.

캐나다 전지훈련에서 곽민정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표현력과 스케이팅 기술이다. 기본적으로 이 부분을 완성한 뒤, 점프를 더욱 탄탄하게 완성하는 것도 곽민정의 목표이다.

김민석과 곽민정은 2주 합동 훈련이 끝나면 7주간 캐나다에 머물며 지속적으로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다. 장시간 캐나다에 머물며 가장 그리울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민석과 곽민정은 '음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곽민정은 "밥만 먹고살아서 그런지 한식이 제일 좋다. 예전에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 밥이 제일 그리웠다"라고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남자 싱글과 여자 싱글의 기대주, "기회가 되면 아이스댄싱도 해봤으면 좋겠어요"

김민석과 곽민정이 친해진 계기는 지난해 여름에 벌어진 '현대카드 슈퍼매치 아이스쇼'를 통해서였다. 그 이전까지는 인사만 하는 사이였지만 이 대회를 계기로 부쩍 가까워진 동료가 되었다.

김민석과 곽민정은 과천에서 함께 훈련을 하면서 둘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또한, 국가대표 훈련장인 태릉에서도 맞부딪히게 됐다. 최근 곽민정이 김세열 코치 밑으로 들어오면서 둘은 완전한 한팀이 되었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동료로서 가장 고마울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김민석은 "좀 어려운 질문이다. 생각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 먹을 것을 줄 때가 가장 고맙다"라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똑같은 질문에 곽민정은 "나는 좀 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라고 재치 있게 받아쳤다. 곽민정은 "스케이트를 함께 타는 동료로서 가장 고마울 때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 팀에는 내 또래의 선수가 별로 없는데 선배선수로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함께 아이스댄싱을 해볼 의향에 대해 김민석과 곽민정은 "아이스쇼나 시범경기에서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기회가 오면 한 번 정도 해보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김민석은 곽민정의 연기에 대해 "민정이는 부드러운 연기보다 강렬한 연기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그리고 지난 주니어월드에서는 연습 때는 굉장히 잘했는데 실전에서 그것만큼 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러나 워낙 기술이 좋고 스케이트를 잘 타는 만큼, 앞으로 더욱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곽민정은 "민석이 오빠는 트리플 악셀을 성공했을 때가 가장 인상적이다. 하지만, 외국의 트리플 악셀을 뛰는 유명한 선수들과는 느낌이 조금은 틀리다. 점프의 스케일을 더욱 확장해 지금보다 더 좋은 기술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또한, 옆에서 스케이트 타는 것을 지켜보면 피겨 선배로서 배울 점이 많아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다음 시즌에 연기할 새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에 김민석은 "개인적으로 빠른 곡보다 부드러운 곡에 맞춰서 연기하는 것이 편하다. 그러나 지난 시즌과는 다른 연기도 해보고 싶다"라고 답변했다.

곽민정은 "예전에는 기술에 신경 쓰느라 표현력에 집중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표현력에도 신경을 써 좋은 연기를 펼치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김민석과 곽민정에게 지난 시즌은 특별했다. 눈부신 성장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됐고 발전을 위한 소중한 경험을 얻는 시즌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보다 더욱 '행복한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김민석과 곽민정은 24일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할 예정이다.



[사진 = 김민석, 곽민정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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