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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사, '트레블'을 위한 첫 단추, 코파 델 레이 우승

기사입력 2009.05.14 12:19 / 기사수정 2009.05.14 12:19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전·후반 90분이 지나고 추가시간 3분이 다 흘러갈 무렵 루이스 메디나 칸탈레호 주심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휘슬과 동시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한데 모였고, 아틀레틱 빌바오 선수들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14일 새벽(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열린 2008/09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는 아틀레틱 빌바오를 상대로 4-1 완승을 해 11년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며 스페인 최고의 팀이 되었다.

4강 원정 악몽과 11년의 恨 푼 우승

바르셀로나는 통산 24회 우승으로 명실상부 코파 델 레이 최고의 팀이었다. 초대 대회였던 1902년에도 결승에 진출했을 정도로 코파 델 레이에서의 바르셀로나는 시대를 불문하고 강력한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최근 코파 델 레이에서 바르셀로나는 아쉬운 모습을 자주 보였다. 1997/98시즌이 마지막 우승이었고, 그 이후 단 한 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그랬기에 11년 만에 이룩한 코파 델 레이 우승은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있어 최고의 선물이었다.

최근 바르셀로나가 2시즌 연속 4강에서 발목을 잡히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 우승은 더욱 값진 선물이었다. 특히 2006/07시즌 헤타페와의 4강전은 바르셀로나 팬들로썬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1차전 캄프 누에서 5-2 대승을 거둔 바르셀로나는 2차전 원정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대패를 당했다. 카를레스 푸욜, 호나우디뉴, 에투 등 베스트에 가까운 멤버를 내세웠음에도 0-4의 완패를 당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역시 바르셀로나는 발렌시아에 1무 1패로 밀리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차전 캄프 누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한 바르셀로나는 원정경기에서 2-3 패배를 당하며 코파 델 레이에서 또 다시 무너졌다.

특히 지난 2시즌 모두 2차전 원정경기에서 탈락했다는 점에서 올 시즌 역시 마요르카와의 4강 2차전이 우승에 있어 가장 큰 고비였다.

1차전 홈경기에서 2-0으로 깔끔하게 승리했던 바르셀로나는 2차전에서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특히 후반 6분, 마르틴 카세레스의 퇴장과 함께 페널티 킥까지 내주며 1차전 승리가 무색해지는 듯 보였다. 당시 바르셀로나로썬 3시즌 연속 원정 악몽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사모라 상에 빛나는 호세 마누엘 핀토 골키퍼의 페널티 킥 선방에 힘입어 바르셀로나는 11년 만에 결승에 진출, 11년간 잠들어 있던 코파 델 레이 우승 본능을 되살려냈고, 올 시즌 트레블을 향한 첫 번째 초석을 다지는데에도 성공했다.

25년 전 재현은 없었다

바르셀로나가 통산 24회 우승으로 코파 델 레이 최다 우승팀이라고 하지만 빌바오 역시 만만치 않은 23회 우승 횟수를 가지고 있다. 특히 빌바오로썬 1902년 초대 대회에서 전신인 클럽 비즈카야(Club Vizcaya)라는 팀 명으로 바르셀로나를 꺾고 우승했던 기록이 인정되지 않아 23회로 기록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전통적으로 코파 델 레이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빌바오 역시 24년 전 우승이 마지막일  정도로 우승에 목 말라있는 클럽이었다.

특히 빌바오의 마지막 전성기이자 코파 델 레이 최근 우승해 인 1983/84시즌 빌바오는 결승에서 지금의 상대인 바르셀로나를 만났다. 당시 바르셀로나에는 디에고 마라도나, 베른트 슈스터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했던 팀이었다.

물론 80년대 빌바오는 지금과 전혀 다른 팀이었다. 전 시즌이었던 1982/83시즌 라 리가 챔피언이었고, 1983/84시즌 역시 리그 2연패에 성공했을 정도로 라 리가 최강의 팀 중 하나였다.

마라도나와 미구엘 솔라간의 신경전으로 유명한 당시 결승전에서 빌바오는 엔디카의 멋진 왼발 슈팅에 힘입어 바르셀로나를 1-0으로 꺾고 그해 더블을 달성했다.

빌바오는 다음 시즌에도 코파 델 레이 결승에 올랐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것이 빌바오의 마지막 결승 무대였다.

이후 24년간 결승 진출이 없던 빌바오였기에 올 시즌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은 25년 전 향수를 불러 일으켰고, 상대가 같다는 점에서 25년 전 우승을 재현하길 내심 기대했을 것이다.

더욱이 경기 시작 8분 만에 가이스카 토퀘로의 헤딩 골이 터지며 기대를 충족시키는 듯 보였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고, 바르셀로나는 25년 전 당했던 패배를 돌려주는 데 성공하며 빌바오의 25년 전 우승 재현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바르셀로나는 이로써 코파 델 레이 통산 25회 우승의 금자탑을 세우며 명실상부 스페인 최고의 팀임을 증명했고, 최근 2시즌 간 무관의 한을 푼 동시에 올 시즌 트레블을 향한 첫 번째 단추를 제대로 끼우는 데 성공했다.



조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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