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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쎄이 "진짜 내 이야기 쓰는 것이 중요…가짜는 싫어요"

기사입력 2018.07.03 15:00 / 기사수정 2018.07.03 15:52


[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프로듀서', '가수', '댄서'라는, 딱 한 단어로 정의를 내리기 힘든 뮤지션이 있다. 프로듀싱 능력이 뛰어나며 보컬, 댄스 실력까지 두루 갖춘 싱어송라이터 쎄이(SAAY, 본명 권소희)의 이야기다.

슈퍼주니어M, 헨리 등 타 가수 앨범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프로듀서로 활동한 쎄이는 지난 5월, 첫 정규 앨범 '클래식(CLAASSIC)'을 발매했다. 쎄이의 첫 정규 앨범에는 총 18 트랙이 담겨있다. 쎄이는 첫 정규 앨범을 통해 자신만의 클래식을 표현했으며, 여기에는 과거의 올드스쿨에서 미래로 가는 다리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포부가 담겨있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쎄이는 첫 정규 앨범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누군가에겐 위로가, 누군가에겐 지칠 수 없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Q. 지난 5월, 첫 정규앨범을 발매한 소감이 어떤가.

"후련하다. 꿈 같은 것도 있었고, 1년 가까이 시간을 투자하면서 엄청 울기도 하고 웃게도 만들면서 동고동락한 존재였다. 마음이 시원하다."

Q. 울기도 했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이 힘들었나.


"정규앨범이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써내려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가사나 곡을 쓰기 위해서 가짜 이야기를 가지고 상상을 하며 곡을 써내려가는 걸 안 좋아하는 성향이 있다. 진짜 내 이야기를 꺼내는 걸 좋아한다. 내 인생에서 겪었던 많은 경험 중에 진짜 꺼내고 싶지 않았던 부분까지 스스로 개복 수술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꺼내기 싫은 걸 억지로 꺼내야 하는게 힘들었다."

Q. 꺼내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를 담은 곡은 몇 번 트랙인가.

"1번 트랙('FROM THE HORIZON')과 15번 트랙('OL' ME, MYSELF')이다. 'OL' ME, MYSELF'는 나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다. 내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나는 내가 좋은 걸 하는 것이지만 결국에는 평가를 받아야 하고, 평론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 해야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경쟁은 아니지만 살아남기가 살벌한 것 같다. 내가 겪었던 경험들 중에서는 쉽게 말하면, 대놓고 무시를 당한 적이 많았다. 해외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던 경험도 있다. 무시 당하고 한참 자존감이 하락해 있을 때의 기억을 꺼냈다. 그 곡들을 가식이나 거짓으로 꾸며내는 것이 아니라 그걸 그대로 일기장처럼 써낸 가사들이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 가사 쓰는 것이 오래 걸렸는데 그때 생각이 많아졌다."

Q. 정규앨범에 18 트랙이 수록됐다. 많은 곡을 한 번에 공개한 이유가 있나.

"트랙과 트랙 간에 연계성과 지금껏 발매해왔던 믹스테이프나 비공식 곡들이 연결되는 구성이다. 자연스럽게 짜임새를 맞추는 것을 좋아해서 트랙 리스트 간에 연결고리를 꾸미다 보니 뒤돌아봤을 때 18곡이 됐더라. 자연스럽게 많아진 느낌이다. 짜임새를 위해서 구성한 것이다. 내 작업물들이니까 그때 그때 내가 느끼고 써내려가는 것도 좋은데 사람의 인생처럼 기승전결로 만들고 싶었다. 지난해 5월부터 구상했다."

Q. 많은 곡을 한 번에 공개하는 부분에 있어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었나.

"그런 생각은 없었다. 내가 작업해 놓은 것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앞으로 펼칠 음악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밖에 안 되는 부분이다. 내 결과물을 적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작업해놓은 곡이 몇 백 곡 정도 있다. 작곡가나 프로듀싱 역할을 하면서 내 앨범도 구상해왔다. 8년간 써놓은 곡들이 많이 쌓여있다."

Q. 팝, 알앤비, 소울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것 같은데,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있다면.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장르 하나만 두고 이것만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에 동요보다 먼저 접했던 장르가 국악이었다. 어머니가 국악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이었다. 6살 때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재즈, 가스펠, 클래식을 접했다. 다양한 모든 장르를 좋아한다. 음악이면 다 좋아한다. 어릴 때 친언니는 춤을 추고, 친오빠는 악기를 다뤘다. 내가 언니, 오빠를 따라서 이도저도 아니게 따라하는게 귀여워서 어머니가 한국 무용을 시켜주셨다. 그게 좋아서 판소리도 했다. 그래서 내 보컬을 잘 들어보면 국악적인 면이 조금 있다."

Q. 미국 생활은 언제부터 했나.

"6살 넘어갈 때쯤 미국으로 가서 홈스테이 교육을 받았다. 2년 반 정도 살다가 한국으로 다시 넘어와서 교육과정을 밟았다. 중, 고등학생 때는 방학마다 일본과 미국을 왔다갔다 했다. 덕분에 일본어와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당시에는 차별을 정말 많이 당했다. 6살 때는 영어를 하나도 할 줄 몰랐다. 듣는 귀만 좋아지고 영어를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넘어온 애기라고 놀림을 많이 받았다. 가서도 한국인 친구들과만 어울렸다. 물론 좋은 기억도 많다. 그때는 차별인 것도 몰랐는데 어른이 된 후 생각해보니 차별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Q. 정규앨범 곡 제목이 모두 영어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내가 어렸을 때 미국에 있으면서 팝, 알앤비, 재즈를 많이 접했다. 홈스테이를 하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음악을 좋아하셔서 항상 라디오나 TV 채널에서 나오는 음악방송을 틀어주셨다. 팝, 알앤비를 어릴 때부터 듣고 자라서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가사는 항상 영어로 썼다. 가수 '쎄이'가 되고 나서 미국 투어를 하면서 첫 데뷔 무대를 미국에서 하고, 첫 싱글을 미국에서 발매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도 있다. 내가 영어 가사를 쓰는 습관이 생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그렇게 됐다."

Q. 정규앨범을 통해 무슨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나.

"중점을 둔 부분은 데뷔 앨범인데 첫번째 스텝이기 때문에 내 뿌리를 확고하게 잡는 것이 중요했다. 내가 듣고 자라왔던 음악 중 나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만들어준 교과서 같은 음악을 보니 팝, 알앤비 등 올드스쿨 음악들이 내게는 '클래식'이 돼있더라. 앨범을 통해서 내가 듣고 자란 뿌리 배경을 재화 시키고 싶었다. 그 메시지의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했다. 중요하게 느꼈던 요소가 8번 트랙('TIME, ENERGY & LOVE -Interlude')이다. '시간, 힘, 사랑'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서 나한테 맞는 시기를 기다리는 시간과 그 과정에서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과 무언가를 위한 때를 기다려주는 사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앨범 작업을 하면서 창작하는 스트레스는 당연히 있었지만, 조바심을 내지는 않았다. 앨범이 나올 때가, 맞는 시기가 있겠지 생각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8번 트랙이 앨범 전체 중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노래가 아니라 피아노 건반에 내 목소리로 가사를 읊조리는 트랙이다. 가사들이 내가 힘들 때마다 써놨던 일기장 첫 번째 면을 읽은 것이다. 중요한 메시지다."

Q. '쎄이'라는 활동명은 무슨 뜻인가.

"21살부터 프로듀서로 활동 하면서 K팝 가수들에게 곡을 써줬다. 'SAY'라는 뜻으로 나를 말하고 싶었다. 아티스트가 되면서 무대 위에서 한층 더 플러스를 주기 위해서 A를 플러스해 'SAAY'가 됐다. 이게 제일 나 다운 것 같았다. 본명은 권소희다."

Q. 프로듀서로 활동할 때가 궁금하다.

"프로듀서로서 앨범에 참여했던 곡이 헨리 오빠의 두 번째 미니앨범 4곡을 같이 프로듀싱 했다. 좋은 기회가 있었다. 사실 실력이 좋고 잘하는 분들이 많아도 운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 주위에도 그런 분들이 있다. 난 기회가 좋았다. 슈퍼주니어 M, 헨리, 드라마 OST나 영화 OST 등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지금은 프로듀서와 가수를 구분 짓고 싶지 않다. 좋은 기회가 있으면 겸하고 있다."

Q. 친한 연예인 친구가 있나.

"헨리 오빠랑 친하다. 처음에 작곡가로 등용문을 펼치는데 도움을 많이 줬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고 2년밖에 안돼서 아무것도 모르는 시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사실 내가 노래보다 춤을 더 오래했다. 춤이랑 노래는 자신있는데 작곡가로는 펼칠 기회가 없더라. 헨리 오빠가 지식이 정말 많다. 클래식을 바탕으로 음악하는 사람들이 스펙트럼이 넓다. 요즘에는 연락을 잘 못했는데 스스럼없이 연락할 수 있는 사이다. 그리고 딘 오빠와 그 크루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

Q. 컬래버레이션을 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

"영국에서 활동 중인 '나오(NAO)'라는 뮤지션과 해보고 싶다. 정통 네오 소울(neo soul)에 가까운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싶다. 다양한 장르를 보고 있긴 한데 한 장르를 구현하기 보다 들어왔던 것을 재화 시키면서 유순하게 돌아왔다. 여성 래퍼 중에서는 '아이엠디디비(IAMDDB)'라는 분이 있는데 최근 들었던 여성 래퍼 중에서는 아이덴티티가 강하더라. '써클(CIRCLE)' 같은 곡으로 작업해보고 싶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유니버설뮤직

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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