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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kitt, '베스트셀러 알고리즘으로 제2의 해리포터 찾겠다'

기사입력 2018.06.21 12:47 / 기사수정 2018.06.27 13:28

백종모 기자

출판 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팔리는 책'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지금까지는 편집자의 직관에 따라 원고의 출판 여부를 결정해왔다. 베스트셀러의 가능성을 자동으로 판단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떨까. 

20일 오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18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이제 당신도 책을 출간할 수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콘퍼런스가 진행됐다. 도서전의 주제인 '책의 확장'에 대해 살펴보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인키트'의 니콜라스 델케스캠프(Nicholas Delkeskamp) 프로젝트 총괄 담당자가 참석했다. 델케스캠프는 이날 발표에서 앞으로 출판의 중심은 데이터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하는 델케스캠프의 발표 내용 요약.

인키트는 베스트셀러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독자 출판사다. 인키트의 독점 알고리즘은 책의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자의 독서 행동을 분석한다. 

2013년 출범한 인키트는 작가가 원고를 업로드하고, 서로에게 건설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커뮤니티와 출판 사업을 통합한 플랫폼이다. ‘피드백’이라는 빅데이터를 통해 규모를 키우고, 출판까지 사업의 영역을 확장한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또한 독서 패턴을 분석해 만든 ‘베스트셀러 알고리즘’으로 모든 저자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설 해리포터는 실제 출판 전까지 13번의 거절을 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마지막에 해리포터 원고를 받은 출판사 편집자의 8살 딸이 '더 읽고 싶다'고 말해서 출간됐다는 에피소드다. 300조원에 육박하는 ‘해리포터 산업’이 출판사의 8살 딸에 의해 시작된 셈이다. '트와일라잇' 또한 14곳의 출판사에서 거절 당했다고 한다.

한 사람의 직감에 출판 여부가 결정되는 기존 출판 사업 방식에 의해 많은 소설가의 꿈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 인키트는 차기의 J.K 롤링과 해리포터를 찾아보고자 다음 베스트셀러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로 했다. 독자들의 책 읽는 행태를 분석해 객관화된 예측을 하는 것이다. 

우리 플랫폼의 100만명 이상의 독자가 책을 읽는 1200개의 행태를 분석했다. 읽는 속도, 가장 오래 머문 페이지, 읽은 장 수, 어디서 언제 읽었는지 등이다. 각 요소들을 다양한 기준에 의해 판별했다. 가령 밤에 책을 읽는다거나, 시간이 날 때마다 짬짬이 읽는 경우 흥미 있는 독서 행태로 분석했다. 이렇게 찾은 베스트셀러 후보들과 계약을 하고 출판을 한다. 인키트는 이런 방식으로 지난 해에만 46권의 베스트셀러를 탄생시켰다.

인키트의 출판 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커뮤니티의 존재다. 커뮤니티의 기반은 인키트에서 활동하는 2만명 이상의 리뷰어,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다. 커뮤니티는 새로운 독자와 작가를 유인한다. 

독자의 성향은 다양하다. 많은 책을 읽으려 하는 열성적인 독자도 있지만, 좋은 책을 찾을 때까지 둘러보는 신중한 성향의 독자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나 맞는 책은 존재한다는 것이 인키트의 지론이다. 인키트는 커뮤니티를 통해 누구나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게 했다. 커뮤니티의 친구들이 어떤 책을 좋아하고 어떤 코멘트를 남겼는지 확인 가능하다. 커뮤니티는 작가와 독자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도 한다. 인키트 안에서 독자들은 작가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함께 토론할 수도 있다.


 

작가 측면에서도 커뮤니티는 유용하다. 많은 작가들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믿지 못하고, 자신이 쓴 글을 가족 친구들에게도 숨긴 채 혼자만 간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소심한 예비 작가들도 온라인에 글을 업로드함으로써 객관적 피드백을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애널리틱스(분석 서비스)를 활용 해 자신의 책을 좋아하는 연령층, 성별, 지역 등의 사항도 확인할 수 있다.

인키트가 작가에게 주는 동기 부여에 대한 한 사례가 있다. 14세부터 소설을 써오던 한 20대 여성은 책을 내 보려다가 많은 출판사에게 거절을 당하고 동기를 상실한 상태였다. 친구를 통해 인키트를 알게된 그녀는 '속는 셈치고' 글을 올려봤다. 그 결과 굉장히 좋은 평가 코멘트를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작가에게 자신감을 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인키트는 작가와의 계약시 세밀한 편집, 전문 디자이너가 제작한 표지 등 출판에 필요한 것들을 작가에게 제공한다. 작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되 결정 및 변경 권한은 작가에게 준다. 모든 결정이 끝나면 홍보 활동을 돕는다. 

'베스트셀러 판별 알고리즘'은 인키트와 전통출판사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책의 흥행 여부를 가리는 전통 출판사의 방식은 1차원적이다. '작가', '소설', '판매 이력'의 세 가지 요소를 근거로 편집자 한명이 직감으로 결정한다. 때문에 신입 작가는 책을 내기가 어렵다. 기존 출판업계에서는 '이미 성공한 작가의 책'이 출판 서적의 95%를 차지할 정도다. 

반면 인키트의 알고리즘은 2만 5천가지로 세분된 행태로 책을 판단한다. 독서 속도, 선호 장르, 독서 장소 등 모든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한다. 델케스캠프는 "우리가 기존 출판업계보다 앞선 이유는 책을 누구에게 타깃팅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마케팅 과정을 거친 뒤에야 알 수 있지만, 우리는 출판 경향을 미리 파악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델케스캠프는 세계의 데이터 증가 그래프를 들고 나왔다. 이 그래프는 지난 10년간의 데이터가 2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는 출판 업계에서도 중요한 지표"라면서 데이터 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람들의 평가를 기반으로 한 피드백은 가치 있는 데이터'라는 것이 델케스캠프의 생각이다. 그는 "이러한 데이터가 책을 어떻게 찾아낼지, 책을 어떻게 쓸 것인지 안내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델케스캠프는 "앞려지지 않은 신진 작가의 데이터를 많이 취득함으로서 전세계에서 많은 작가들이 발굴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차세대 '해리포터'를 발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기사제공=스마트경제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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