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06 13:01 / 기사수정 2009.05.06 13:01
▲ 런던에 도착한 바르셀로나 선수들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1년 전 악몽 런던에서 끝낸다.
6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09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스널을 꺾고 결승전의 한 자리를 예약했다. 결승전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이제 축구팬들의 시선은 7일 새벽(한국시간) 런던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열릴 첼시와 바르셀로나의 4강 2차전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바르셀로나의 경우 1년 전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주었던 행보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어 최강의 전력이라고 평가받는 올 시즌에는 어떤 결과를 얻어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년엔 맨유, 올해는 첼시의 수비적 전술
1년 전 바르셀로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4강전에서 시종일관 점유율을 가지고 공격 일변도를 보였음에도 정작 필요한 골을 기록하지 못해 1무 1패로 결승전 티켓을 양보해야만 했다.
지난 시즌의 아픔을 딛고 바르셀로나는 가공할 만한 쓰리톱인 ‘H-E-M'을 데리고 2시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1주일 전 캄프 누에서 열렸던 첼시와의 4강 1차전에서 노골적인 수비축구로 일관한 첼시를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둬 작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펼쳤던 상황과 비슷하게 됐다. 물론 2차전까지 작년 맨유가 했던 플레이와 같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워낙에 경기 운용의 대가이기에 2차전도 수비적으로 플레이한 끝에 승부차기까지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가 보여줬던 모습을 생각해보면 실점할 확률이 없지 않다는 점이 망설여 질 것이다.
지난 1차전을 돌이켜보면 사무엘 에투가 만들었던 페트르 체흐 골키퍼와의 1대1 상황, 보얀 크르키치의 헤딩 찬스, 마지막 알렌산더 흘렙까지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는 점에서 체흐 골키퍼의 활약이 없었다면 패했을 가능성이 있었던 경기였다. 따라서 2차전이 홈경기고, 애쉴리 콜-보싱와라는 오버래핑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선수들을 가동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중앙 수비가 무너졌다는 점에서 첼시가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그렇게 하자니 올 시즌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맞불을 놓은 팀들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이 걸린다.
최근 엘 클라시코 더비와 챔피언스리그 8강 올림피크 리옹 전에서 보여줬듯이 상대가 맞불을 놓으면 놓을수록 더 가혹하게 응징을 해주는 팀이 바르셀로나고, 발렌시아처럼 맞춤 전술을 들고 나온다 하더라도 당시 바르셀로나는 원정에서 2골을 기록하며 무승부로 이끄는 저력을 보여줬다.
따라서 원정골이 중요한 챔피언스리그 특성상 지난 1차전에서 원정골을 얻지 못하고 돌아온 첼시 입장에서 섣불리 공격적으로 나오기도 힘든 상황이기에 첼시 입장에서 전술 운용의 폭이 좁아졌다 할 수 있고,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작년과 상황은 비슷하지만 결과는 전혀 다르게 이끌어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1년 전엔 밀리토더니 이번엔 마르케즈라니
1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4강 2차전을 마치고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에 비상이 걸렸었다. 바로 주전 수비수인 가브리엘 밀리토가 오른쪽 무릎 십자 인대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 당했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략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였던 부상이 올 시즌 현재까지 완치가 되지 않고 있어 밀리토는 단 한경기도 출장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부상 악몽이 올 시즌에도 재현되었다는 데 있다.
첼시와의 지난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는 라파엘 마르케즈를 부상으로 잃었다. 왼쪽 무릎의 반월판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마르케즈 역시 시즌 아웃이라는 결과를 받게 됐다. 더욱이 팀의 중심은 카를레스 푸욜이 경고 누적으로 인해 2차전에 출장할 수 없어 마르케즈의 부상 공백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비록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보여줬듯이 헤라르드 피케의 성장이 빨라 중앙 수비수의 한 자리는 걱정을 덜었지만 그의 파트너로 뛸 가능성이 높은 마르틴 카세레스는 최근 출장이 없었던 터라 경기력의 문제를, 에릭 아비달은 본 포지션이 아니라는 점이 걸리기에 바르셀로나는 작년과 같아진 부상 악몽이 아쉬울 따름이다.
바르셀로나 승리 에투에 달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작년 4강전 경기에서 가장 잠잠했던 바르셀로나 선수를 꼽자면 첫 손으로 에투가 꼽힐 것이다. 그 정도로 에투는 경기에 관여하는 모습을 찾기 힘들었고, 이로 인해 수비적인 전술을 사용하는 상대에 있어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에투는 적합치 않다는 말이 많이 흘러나왔다.
결과적으로 에투는 수비적이었던 첼시와의 지난 1차전에서도 골을 기록하지 못했기에 이 말이 전적으로 틀렸다고 반박하기 힘들다. 하지만, 최근 에투의 플레이 성향을 보면 서서히 달라지고 있음을 찾아볼 수 있다. 에투는 최근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원하는 2선 선수들 또는 리오넬 메시, 티에리 앙리와 연계 플레이를 자주 보이고 있고, 지난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는 기존 메시의 자리인 오른쪽 윙 포워드로 출장해 팀 승리에 일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로써 에투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짐승같은 골 결정력에 최근 전술이라는 무기까지 장착하고 있어 에투의 활약을 기대해 볼 만 하다.
특히 H-E-M의 한 자리를 맡고 있는 앙리가 무릎 부상으로 인해 경기 출장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로마로 가기 위해선 에투의 활약이 더욱 필요로 한 상황이다. 더욱이 에투가 첼시 전에서 골을 기록하면 바르셀로나가 이겼다는 점을 볼 때 에투가 살아야 바르셀로나가 산다고 볼 수 있다.
2004/05시즌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1-1이 지속되던 후반 27분 막시 로페즈의 패스를 받아 결승골을 기록했었고, 2005/06시즌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도 1-1이 이어지던 후반 34분, 호나우지뉴-헨릭 라르손-마르케즈로 이어지는 역습의 마침표를 찍는 헤딩 골을 기록한 선수가 바로 에투였다.
챔피언스리그 4강전의 상대, 주전 수비 선수의 부상, 1차전 홈경기에서의 0-0 무승부 등 작년과 너무나도 흡사한 바르셀로나가 첼시를 꺾고 1년 전 악몽을 안겼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잡으러 로마로 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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