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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어린이날 3가지 '선물'을 받다

기사입력 2009.05.05 23:37 / 기사수정 2009.05.05 23:37

유기봉 기자

[엑스포츠뉴스=유기봉]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는 지난 5일 피스컵코리아 2009 4R에서 우성용, 강수일, 유병수의 골로 강원 FC에 3대2 한점 차 승리를 거두며 최근 시민구단 더비 3연전에서 3연승을 달리는 자존심을 세웠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2만 여명의 팬과 어린이들이 모인 인천월드컵경기장에는 모처럼 골 잔치가 벌어졌으며, 가장 재미있다는 ‘펠레 스코어’ 결과가 나와 열광적인 분위기로 5월의 푸름을 더해갔다.

리그 경기를 치룬지 3일 만의 경기였기에 양팀은 다소 변화된 선수 구성으로 이날 컵 대회를 맞이했으며, 그럼에도 총 5골이 나와 인천과 강원으로서는 새로운 공격루트를 얻었다는 데 소득을 얻었다.

더욱이 인천이 넣은 3골은 팀에 있어서도 큰 의미를 지니며, 향후 공격라인 운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성용, 강수일, 유병수가 안긴 ‘선물’은 오랜 어린이날의 악몽을 씻는 동시에 팀에 한줄기 빛으로 다가왔다.


우성용의 골, 역사이자 전설인 선물

 


드디어 한국 프로축구 역사에 한가지 기록이 새롭게 쓰였다. 지난해까지 115골을 넣으면서 이후 경기에서 나오는 골이 곧 기록이 되는 우성용이 드디어 오랜 골 침묵을 깨는 116호 골을 성공시켰다.

인천으로 이적한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주로 교체투입 되며 자신의 영광스런 기록을 이어나가려 했으나 그는 번번이 실패의 쓴 잔을 마셔야만 했다. 챠디를 대신해 투입된 경기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최다 골 기록의 순간도 점점 밀려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을 이 날 경기에서 보여주었다. 컵 대회 일정으로 힘겹게 얻은 선발 출장의 기회를 탁월하게 살렸다,

원톱으로 나선 우성용은 전반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강원의 수비를 괴롭혔으며, 박재현의 왼쪽 돌파로 얻은 프리킥 찬스 때 드라간이 찬 볼을 안재준의 헤딩패스로 받은 후 문전에서 머리로 살짝 공을 밀어 넣으며 전설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였다.

자신에게는 최다골 경신과 동시에 공격수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팀에게는 승리를, 또한 감독에게는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공격전술로 '아름다운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강수일의 골, 감독에 대한 어머니에 대한 선물

 

경남, 대구에 이어 강원전까지 3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팀에 승리를 안긴 강수일. 내일의 경기에 나서고, 거기에서 골을 넣는 게 목표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이 날도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빠르게 역습해 나가는 과정에서 전재호가 길게 찔러준 공을 상대 공간을 파고들어가면서 받은 후 가볍게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골을 기록하였다.

지난 시즌 2군에서 주로 머물며, 2군 리그 우승은 물론 MVP라는 영예를 안았지만 그에게 1군 무대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팬은 그의 잠재력만 볼 수밖에 없었다.

인천은 2군 MVP를 두 명 배출했다. 현재 국가대표팀에서 주전 공격수로 허정무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는 이근호와 3경기 연속골을 넣은 강수일이다.

둘의 공통점은 장외룡 감독의 1군 무대에 쉽게 서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근호는 MVP 수상 후 대구로 이적하여 변병주 감독을 만나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쳐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자리매김하였고, 강수일은 페트코비치 감독을 만나면서 그동안의 열정과 노력에 대한 선택을 받았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강수일에 대해 속초와 쿤밍 전지훈련 때부터 잠재력을 확인하였고 늘 열심히 훈련에 임해 좋은 선수로 성장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면서 강한 의지를 가진 선수를 선발한다는 자신의 원칙을 빗대어 말하였다.

그에 대한 보답일까? 강수일은 경기장에 설 때마다 이기려는 강한 의지로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세상에 알렸다. 이근호가 그랬던 것처럼 새 사령탑에 자신의 진가를 높여 최고의 지략을 낼 수 있는 데 힘을 보태주었다. 참으로 둘은 묘한 인연이다.

강수일은 늘 어머니께도 감사를 드린다. 지난 대구와의 경기 후에도 어버이날 선물로 다음 경기에서도 골을 안겨 드린다고 하였다. 5월의 두 경기에서 2골을 넣었으니 최고의 선물이 되었고, 이제 카네이션만 준비하면 될 것이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늘 큰 꿈을 꾸며 그때까지 더 열심히 하라고 응원하는 어머니께 이제 자랑스러운 아들노릇 할 수 있다는 현실이 그에겐 인생의 선물일 것이다.


유병수의 골, 신인왕을 안겨줄 선물


역시 유병수였다. 강수일의 역전골로 인천이 승리의 길을 가려다 최순호 감독이 꺼내든 이성민 카드에 순간 무너질 뻔했을 때, 팀을 다시 구하는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이다.

전재호의 왼쪽 사이드 돌파 후 올라온 공을 상대 수비 실수로 자신의 발 앞으로 이끈 뒤 가볍게 인사이드로 밀어 넣은 그의 골에서 신인답지 않은 여유로움이 돋보였다. 그 상황에서 보여준 신인의 자세는 ‘역시 유병수네!’라고 하기에 충분했다.

유병수는 지난 경남과의 경기에서 잃을 뻔했던 어시스트 기록을 되찾으며 최근 3경기 2골 2도움으로 신인왕을 놓고 벌이는 경쟁에서 한걸음 앞서 나가게 되었다. 특별한 부상이 없는 한 그의 신인왕 등극은 ‘따 놓은 당상’이라 할 정도이다.

이미 고교, 대학시절 최고의 골잡이로 이름을 날린 그로서는 꿈에 그리던 프로무대에서 생애 단 한 번뿐인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경쟁을 펼쳐야 한다. 더욱이 점점 빈틈이 없는 견제를 받을 것이기에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할 때마다 신인왕으로 가는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있는 그에게 골이 선물이면, 이날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에게는 ‘유병수’가 선물이며, 아울러 지난 2005년의 기억을 또 다시 그려보는 유혹을 인천 팬들은 즐길 것이다.

[사진=우성용,강수일,유병수 (c) 엑스포츠뉴스DB]



유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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