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04 12:13 / 기사수정 2009.05.04 12:13
'수페르가의 참사'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유럽 축구팬들이라면, 세리에A와 이탈리아 축구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헤이젤 참사, 뮌헨 참사 등 여러 참사와 함께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꼽히면서. 한 클럽의 운명을 순식간에 바꿔놓은 것은, 1949년 5월 4일,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수페르가의 참사'일 것이다.
수페르가의 참사는, 당시 이탈리아를 넘어 전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였던 토리노가 포르투갈 벤피카와의 평가전 이후, 선수들을 태우고 돌아오던 피아트사의 G.212 비행기가 토리노 부근의 수페르가 언덕에 추락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이탈리아의 축구가 10년은 퇴보했다고 전해질 정도로 최악의 사건이였다.
당시 스쿠데토(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컵)를 4년 연속으로 차지한 토리노는 이탈리아 국가대표의 대부분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이탈리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평가되던 발렌티노 마쫄라, 국가대표 공격수인 프랑코 오쏠라를 비롯하여 선수들 18명이 모두 사망하고 말았다.
결국,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당시 승점 4점 차이로 1위를 달리면서, 리그 4경기를 남겨놓았던 토리노를 리그 우승팀으로 인정해주었고, 다른 세리에A의 모든 팀들은 이 제의를 만장일치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남은 4경기에 나선 토리노의 유소년 선수들은 4경기에 모두 승리하면서 더욱 화려하게 토리노를 빛냈다.
하지만, 토리노의 영광은 거기까지였다. 팀의 주전 선수들 대부분을 잃어버린 토리노는 하위권에 머물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결국, 수페르가의 참사 이후 10년이 지난 59/60시즌, 스쿠데토 5연패를 하며 전성기를 달리던 토리노는 세리에B로 강등되고 말았다.
이후 토리노의 시절은 끝나고 말았다. 이전 스쿠데토를 5연패 하던 토리노는 사라졌고, 이제는 세리에A와 세리에B를 왔다갔다하는 그저 그런 평범한 토리노로 변모하고 만 것이다. 비록, 75/76시즌, 스쿠데토를 한번 더 들긴 하였지만, 자신들의 시대를 다시 찾아오지는 못하였다. 게다가, 토리노의 연고지인 토리노엔 자신들의 강력한 라이벌인 유벤투스가 드디어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기 시작하였다.
유벤투스는 토리노가 몰락한 이후, 세리에A를 20번 넘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회 우승하며 명실상부한 이탈리아의 최고 클럽 반열에 오르고 말았다.
1999년, 수페르가의 참사 50주년을 맞은 토리노는 세리에A의 팀들과 수페르가의 참사 50주년을 추모하는 행사를 했다. 하지만, 60주년이 되는 올해는 토리노가 세리에A 강등권에 처져있으면서 상당히 어려운 시즌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이 몰락하게 된 수페르가의 참사 이후 60년, 과연 현재 리그 17위를 달리면서 강등권인 18위를 1점 차이로 간신히 앞서있는 토리노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앞으로 토리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수페르가의 참사, 그로 인해 죽은 토리노의 모든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추모의 뜻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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