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태양의 긍정적 방향키 "더 좋아질 수 있다"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지난 24일 대전 두산전, 한화 이글스 선발 배영수가 6⅓이닝 6실점을 하고 내려간 뒤 이태양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0-6으로 점수가 벌어진 상황, 이태양은 경기 도중 타구에 다리를 맞고도 9회까지 2⅔이닝을 1실점으로 책임졌다. 이튿날 한용덕 감독은 "이태양에게 고맙고 또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올 시즌 한화의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29일 경기 전까지 3.34로 10팀 중 유일하게 3점대를 마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렇게 탄탄한 마운드 안에서 이태양은 어쩌면 가장 돋보이지 않는 보직을 맡았다. 한용덕 감독이 특별히 승리조와 추격, 패전조를 구분 짓지는 않지만 이태양은 롱릴리프로 승패와 크게 영향이 없는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많다.

이태양은 "'궂은 일'이라기보다, 개인적인 욕심은 누구나 있겠지만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지금 팀 투수진이 좋으니까 어떤 상황에서든 나가서 점수를 안 주는게 첫 번째다. 그러다보니 우리 불펜이 좋아지는 것 같다. 불펜이 워낙 좋으니 선의의 경쟁이 된다"고 얘기했다.

시즌 출발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시범경기 3경기에 나와 3⅔이닝 6실점. 자책점은 2점이었지만 이태양은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뒤 개막 일주일여 후 콜업됐다. 4월 부침을 겪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9이닝당 탈삼진이 10.93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그리고 최근 5경기에서 7⅓이닝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23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태양은 시즌 초반을 돌아보며 "감독님께서는 타자와 승부할 때 좀 더 공격적인 모습을 원하셨던 것 같다. 2군에서 그런 부분을 다시 생각했고, 다녀와서 더 공이 좋아진 것 같다. 자신감도 더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나 송진우 코치님께서 좀 더 생각하고 낮게만 던지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자신감을 심어주셔서 선수 입장에서는 힘이 난다"고 전했다.

2015년 4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팔꿈치 뼛조각 충돌 증후군으로 다시 한 번 칼을 대야 했다. 이태양은 "이제 안 아픈 상태로 던지면서 좋은 자리에서 던지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열심히 하면서 내 공을 던지자고 마음 먹었다. 좀 더 성숙해진 느낌이 든다"고 얘기했다.

아쉽게 시즌을 마쳤던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은 생각 이상으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는 "몸상태도 좋고, 던지면서 볼도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코치님, 감독님도 더 좋아지는 것 같으니 더 공격적으로 하라고 주문하신다"며 "내가 생각했던 것에 비해 더 좋아진 것 같다. 앞으로도 더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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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