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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현직 판사 집필"…'미스 함무라비' 웰메이드 법정극될까

기사입력 2018.05.21 15:15 / 기사수정 2018.05.21 15:1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작지만 따뜻한 드라마를 자부한 '미스 함무라비'는 차별화된 법정드라마를 선보일까.

사전제작으로 1월 촬영에 돌입해 90% 가까이 완성된 JTBC 새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가 21일 베일을 벗는다. 이상주의 열혈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분), 섣부른 선의보다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초엘리트 판사 임바른(김명수),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주의 부장 판사 한세상(성동일), 달라도 너무 다른 세 명의 재판부가 펼치는 생활밀착형 법정 드라마다.

중심이 될 ‘민사 44부’는 살인, 절도 등 형사 사건이 아닌 사람에 집중하는 민사 재판을 다룬다. 성격도, 원칙도, 나이도, 성별도 다르지만 법을 집행하는 ‘판사’라는 무게 앞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스스로 되묻는 이들의 진정성을 그린다.

곽정환 PD는 21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스케일이 크거나 화려하고 스타일이 멋있는 드라마는 아니"라고 말문을 열었다.

곽 PD는 "요즘 드라마가 상업화되면서 스케일이 크고 화려한 면이 강한데 작지만 감동적인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원작을 접하고 그런 얘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했다. 작지만 감동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다"고 자부했다.


동명의 원작 소설 작가인 문유석 판사가 대본을 집필하고 'THE K2', '도망자 Plan B', '추노' 등의 곽정환 PD가 연출한다.

곽정환 PD는 "책이 나온건 2016년 겨울이다. 그해 일간지에 칼럼이 연재됐다. 실제로 10년 전인 2007년 쯤에 판사님과 얘기한 게 있다. 미국이나 일본은 의사 출신의 작가가 쓰는 의학 드라마, 법률가 출신이 쓰는 법정 드라마가 많은데 한국에도 그런 드라마가 나오면 훨씬 리얼하고 디테일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 번 써볼까 하는 얘기가 나왔는데 10년이 지나서 일간지에 연재하는 칼럼을 통해 드라마를 염두에 둔 듯한 칼럼을 썼더라"며 드라마화된 과정을 소개했다.

이어 "오랜 고민이 담겨 나온 작품이다. 판사 생활 20년의 경험이 집약된 작품이다. 그 안에 담긴 감동이 대중에게 다가가기 좋은 소재라는 생각이다. 극본화하는 과정에서 최대 고민은 20년 경험의 한 사람의 이야기를 짧은 시간 내에 공부해 작가들이 체화하기 굉장히 어려웠다. 많이 고민했고 여러 방식으로 원작자와 작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실제 경험에서 오는 디테일을 아주 자세하게 녹인 세밀한 극본을 쓰기에는 원작자가 직접 쓰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좋은 대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사회 초년병이 겪는 어려움과 깨닫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다른 직종의 젊은이도 공감할 수 있을 거다. 통쾌한 사이다에 그치지 않고 세대간의 갈등을 어떻게 화합하는지 이야기한다. 작지만 감동적이고 소중한 가치가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성동일은 "법정 드라마면 보통 정경유착의 비리나 주인공이 전 세계를 구할 것 같은 정의감을 표현한다. '미스 함무라비'는 실제 판사가 집필해 소소한, 길거리에서 술 먹고 힘들어하는 부분, 작은 좀도둑 등의 이야기다. 보기 좋은 큰 사건이 아닌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민사 사건을 다룬다. 젊은 배우들이 통통 튀는 역할을 한다"고 짚었다.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주의 부장 판사 역의 그는 "판사는 남의 말을 잘 듣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번 연기가 되게 쉬웠다. 그냥 듣는다. 젊은 친구들이 워낙 잘했다. '저것들이 판사 되겠어' 하는데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를 융화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이끌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대기업, 정치인을 죽이고 살리고 그런 것은 전혀 없다. 민사 44부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고아라는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초임 판사 역을 맡았다"면서 "현직 부장 판사가 직접 쓴 대본이라서 흥미로웠다. 실제 법정에서 재판을 보고 작가님 재판에도 찾아갔다. 큰 도움이 됐다. 주위에 박차오름 같은 행동을 했던 여자 판사도 봤다. 평소 옷차림이나 어떻게 일을 하는지 디테일한 것들을 가까이 접했다. 작가님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미스 함무라비' 뿐만 아니라 '개인주의 선언'이나 '판사유감' 등 책도 있어 도움이 됐다. 판사 연기 한다고 했을 때 어려웠다. 공부도 많이 하고 다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만큼 책임감도 막중하다. 안 힘든 일은 없겠지만 야근도 많다. 판사의 무게감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명수(인피니트 엘)는 "배우로 오랜만에 인사한다. 임바른 역을 맡아 공감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명수는 “작가님과 리딩도 많이 했고 실제 법원에 많이 찾아갔다. 어떤 일을 하는지 보고 재판할 때의 모습도 지켜봤다. 대본이 나왔을 때 작가님과 연락하고 이 부분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눴다. 임바른과 동화됐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 임바른스럽게, 원작에 가까운 임바른을 연기하려고 노력했으니 관심있게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판사 역할이라 어려운 용어가 많았다. 어떻게 하면 표현을 잘할까 고민했다. 겉보기에 무뚝뚝하지만 재판할 때 그 속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많이 배울 수 있는 드라마"라고 덧붙였다.


걸어다니는 판사계의 안테나인 우배석 판사를 연기하는 류덕환은 전역 후 첫 작품에 임하게 됐다.

즐겁게 촬영 중이라고 밝힌 류덕환은 "판사 역할을 하는데 법정에 선 게 몇 번 안 됐다. 액션 배우로 캐스팅된 건지 헷갈릴 정도다. 감독님이 내 연기 중에 뛰고 구르는 걸 제일 좋아했다. '아 너 연기 잘하는구나' 해줘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판사로서 많은 걸 공부하고 작품에 임했는데 하나도 써먹은 게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사람에 대한 관심을 느꼈다. 밀폐된 공간에 있다가 와서, 초록색만 보다 와서 그런지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과 살다보니 많이 부족했다. 이 역할을 하면서 사람을 둘러볼 수 있고 그 사람이 갖는 생각이나 감정을 조금 더 파고들 수 있었다. 내가 맡은 우배석 판사는 모든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정보를 수집하려는 오지랖이 넓은 친구다. 인간적으로 다가갔고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민사 제44부 속기실무관 이엘리야는 "판사가 보지 못하는 이면을 보는 눈을 가진 사람이다. 예측이 불가능한 인물이지 않나. 사람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유발하는 인물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고아라, 김명수, 성동일, 류덕환, 이엘리야, 이태성, 안내상 등이 출연한다. 21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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