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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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구장 건설, 좀 더 심사숙고해야 한다

기사입력 2009.04.16 14:41 / 기사수정 2009.04.16 14:41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 유진 기자]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에서 준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대한민국 야구사에 또 다른 대형 사업이 추진중이다. 

돔구장 건설이 바로 그것. 안산이냐 서울이냐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갔던 돔구장 건설 문제는 일단 안산시에서 돔구장 건설 위원회를 발족하는 것을 비롯하여 고척동 하프돔을 완전한 돔구장으로 변형 설계하여 건설하는 것 등 여전히 많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안산에 아마야구/사회인 야구 선수들을 위한 ‘제 2의 구장’이 건립되는 것에는 일단 환영의 의사를 표할 만하다. 

그러나 돔구장만큼은 서울에 건립되어야 한다. 


돔구장은 단순히 야구장으로써의 기능을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소식 전 MBC 해설위원을 포함한 많은 전문가, 야구 원로들이 “지금은 안산에 돔구장을 설립할 때가 아니다”라고 이야기 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살펴볼 수 있다. 돔구장은 토론토 스카이돔, 일본 동경돔과 같이 종합 예술 센터로 얼마든지 활용 가능할 수 있는 곳이다. 야구시즌 이후에는 대규모 콘서트를 열 수도 있고, 지역 문화 행사를 개최할 수도 있다. 또한 쇼핑몰이나 웨딩 타운을 건설하여 365일 쉼 없이 운용하게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돔구장이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 구장이 바로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

다만, 서울에 건립되어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서울에 돔구장을 지어야 수지타산이 맞기 때문이다. 2002 월드컵을 겨냥하여 건립한 축구 전용구장 중 2009년 현재까지 흑자로 운영되고 있는 구장은 서울월드컵축구경기장, 단 하나 뿐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에서도 '어디에 지어야 하는 문제'가 뒤따라

그런데 서울에 돔구장을 건립하자는 결론이 도출되어도 ‘과연 어디에 짓느냐’가 또 다른 문제로 드러난다. 그래서 적절한 위치를 탐색했던 한국 야구 위원회는 고척동에 건립을 추진중인, 동대문야구장의 대체 구장으로 건립될 ‘하프돔’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 이왕이면 그 곳을 ‘완전한 돔구장’으로 짓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돔구장을 건립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보았을 때 고척동은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일단 종로를 비롯한 중심가에서 멀지도 않으며, 거리상 강남에서도 가까운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양이나 의왕 등 경기권에서도 멀지 않아 많은 야구팬들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척동은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다(지도 참조)



▲ 고척동은 북으로는 서울 목동/경기 일산, 서쪽으로는 인천, 남쪽으로는 광명/안양/수원, 동쪽으로는 영등포로 연결되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다(지도 (C) 네이버 지역정보)

그러나 ‘고척동 돔구장 건립’에 반대의 목소리가 많은 것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주변 교통. 돔 구장 건립부지 일대가 서울지역에서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곳 중 하나다. 현재 돔구장 건립 부지는 지하철 1호선 구일역 인근으로 부지 인근 지역은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이 심하다. 특히, 이 지역은 인천-수원을 가르는 정 중앙에 위치해 있다. 서쪽으로는 개봉동을 시작으로 인천으로, 동쪽으로는 여의도를 기점으로 안양-수원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만큼 서울, 인천, 광명, 안양, 수원으로 몰리는 차들이 이 일대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퇴근시간은 물론 주말이면 이 지역 1km 남짓한 거리를 통과할 때 1시간 이상 걸린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규모’다. 원래 동대문야구장의 대체 구장이었던 고척동 구장은 약 2만 석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완전 돔으로 지어질 경우 최소 3만 5천석 이상으로 지어져야 국제대회도 개최할 수 있다. 특히, 차기 WBC 개최를 위하여 힘을 써야 한다면 규모라는 측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굳이 고척동에 돔구장을 짓는다 해도 처음부터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는 애로사항이 따른다.

돔구장을 더 짓는다면 '다른 지역' 건립도 고려해야

강승규 대한야구협회장을 비롯하여 하일성 KBO 사무총장도 “서울 중심가에 돔구장을 짓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그것이 바로 고척동 돔구장 건립으로 계획이 ‘수정’되었지만, 그만큼 한계점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굳이 고척동이 아니더라도 서울의 다른 지역을 더 검토해 보아야 한다. 뚝섬 돔구장 건설도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베이징 올림픽,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의 열기를 야구장 설립으로 이어가겠다는 취지에는 큰 박수를 보낼 만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주먹구구식 대응’보다는 충분히 심사숙고하여 결정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야구 인프라가 비록 후진 수준일지라도 행정만큼은 선진국 수준이어야 한다”는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의 말을 결코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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