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나에게는 울릉도가 천국이었습니다. 그래서 '울릉천국'이라는 말을 만들었죠."
가수 이장희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다. 벼락치기로 국내 명문대를 들어갔지만, 별안간 음악에 빠져 대학도 중퇴하고 가수의 길을 걸었고 노래를 놓고나서는 미국에서 한인을 대상으로 한 LA 라디오 코리아를 운영하며 40년을 미국에서 살았다.
하와이의 작은 섬이나 알래스카에서 여생을 보내려던 이장희는 다시 대한민국으로, 그것도 육지에서 3시간 동안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울릉도에서 자연의 천국과 일생 가장 사랑했던 음악의 재미를 맛 봤다. 그리고 '울릉천국'이라고 명명한 그곳에서 아트센터를 짓고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시작은 1996년, 친구의 "장희야, 너 울릉도 가 봤니?"라는 말에서부터였다. 이장희는 당시를 추억하며 "열흘간 걸어다니면서 울릉도에 독특한 아름다움에 반했다. 이 곳이 우리나라의 최고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1년 뒤인 1997년, 이장희는 울릉도에 땅을 샀고 2004년 은퇴 후 드디어 '울릉천국'에서 살게 됐다.
이장희의 콘서트가 일주일에 세 번 울려퍼지는 '울릉천국 아트센터'는 이장희가 살고 있는 파란 지붕 집 앞에 세워졌다. 집 앞 마당에 아트센터가 세워진 것.
경상북도 김관용 도지사가 '울릉천국 아트센터'를 처음 제안했을 때, 이장희는 작은 거부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여생을 편안하게 지내려고 해서 울릉도에 내려왔는데, 또 다시 복잡한 프로젝트에 합류해야 했기 때문. 그러나 거듭해 생각하며 '아트센터'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보게 됐다.
경상북도에서 아트센터 건립을 위해 이장희에게 땅을 팔 것을 요청하자 이장희는 울릉도의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울릉천국 농장 부지 1,652㎡(약 500평)를 울릉도에 기증했다. 이는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150㎡ 울릉천국 아트센터의 첫 삽이 됐다.
이장희는 땅만 기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느낀 '울릉천국'을 다른 이들과 함께 맛보고자 관광객들에게도 선뜻 앞마당을 내줬다. 5월의 기운을 가득 담은 연못, 쎄시봉 친구들의 사인이 담긴 바위, 이장희가 직접 작사, 작곡해서 부른 '울릉도는 나의천국'의 노래비 등이 '울릉천국'의 한 자리씩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현장에서 살펴본 '울릉천국 아트센터'의 모습은 울릉도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지고, 이장희가 살고 있는 집과도 어우러지면서 웅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장희가 아니라면, 누가 땅 500평을 기증하고 자신의 집 마당에 무려 '아트센터'를 건립할 수 있었을까.
이장희는 울릉도민, 울릉도를 찾은 관객, 자신의 노래를 찾는 팬들과 함께 진정한 '음악 천국'을 만들었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울릉천국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