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15 17:03 / 기사수정 2009.04.15 17:03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13일, 경기도 화성 시에 위치한 유앤아이센터 아이스링크에서는 ‘피겨 여왕’ 김연아(19, 고려대)의 미디어데이가 개최됐습니다. 세계챔피언에 등극한 이후, 국내에서 연습하고 있는 김연아는 봄철에 국내에서 훈련을 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얻었습니다.
김연아는 5월까지 국내에 체류하는 동안, 화성시 유앤아이센터 아이스링크에서 훈련에 전념할 예정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연아는 롯데월드 아이스링크를 비롯해 몇 군데를 전전하면서 국내훈련을 소화해냈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링크의 대관 시간에 맞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훈련한다는 현실은 너무나 안타까웠죠.
김연아가 대관시간에 맞춰 링크 장을 옮겨다니지 않고 특정한 곳에서 훈련에 전념할 수 있게 된 부분은 그나마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지난해 12월 23일 개장한 유앤아이센터 아이스링크는 열악한 국내 아이스링크와 비교해 가장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아이스링크는 빙질이 안 좋을뿐더러 난방도 거의 안 돼 부상 위험이 큽니다. 또한, 아이스하키와 쇼트트랙 대관 시간 이후에 피겨 스케이팅 훈련이 이루어져 깊게 파인 빙질에서 연습을 하는 경우도 흔하지요.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 비춰볼 때, 유앤아이센터 아이스링크는 우수한 빙질과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선 빙질을 살펴봤을 때, 유앤아이센터는 삼투압방식으로 아이스링크를 완성합니다. 보통 수돗물을 그대로 얼리는 것을 탈피해 정수된 물을 뿌리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을 뜻하죠.
빙질의 원천이 되는 물을 정화하고 얼음 온도를 -3.5도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빙질 온도와 내부 온도를 피겨 스케이팅에 맞게 유지하는 부분도 지금까지 국내 링크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입니다.
유앤아이센터 아이스링크의 한 관계자는 “김연아 선수를 비롯해 피겨 선수들이 훈련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를 맞춰주고 있다. 얼음 온도를 -3.5도로 유지하고 있고 내부 온도도 피겨를 할 수 있는 적절 온도로 맞추고 있어서 김연아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도 대부분 이곳의 환경에 만족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유앤아이센터 아이스링크를 이용하고 있는 이규현 코치는 “그동안 선수들을 데리고 많은 곳에서 훈련을 해왔는데 유앤아이센터 아이스링크의 빙질이 가장 좋은 것 같다. 빙질이 좋고 나쁜 것은 얼음이 파이는 정도로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점프를 시도하려고 도약할 때와 에지를 사용할 때 너무 깊게 파이거나 딱딱하면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유앤아이센터 아이스링크는 훈련을 하기에 매우 적합하다”라고 유앤아이센터 아이스링크의 환경에 대해 대답했습니다.
피겨 선수들이 가장 고생하는 부분은 빙질과 더불어 추운 아이스링크의 온도 문제입니다. 이 점에 대해 이규현 코치는 “그동안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 아이스링크가 국내 아이스링크 중에서는 가장 따뜻했다. 유앤아이센터 아이스링크는 선수들의 훈련을 위해 온도 조절을 요청하면 바로 실내 온도를 조절해준다. 이러한 점 때문에 쾌적한 환경에서 훈련을 할 수 있고 선수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세계 피겨 챔피언은 배출한 국가였지만 그동안 제대로 된 아이스링크를 갖추지 못한 점은 깊이 반성할 부분입니다. 그동안 김연아를 비롯한 국내 피겨 선수들은 피겨 전용링크도 없는 상태에서 매일 세 군데에서 네 군데의 링크 장을 옮겨다니며 힘들게 훈련했습니다.
그러나 그나마 대관한 링크도 좋지 못한 링크와 낮은 온도 때문에 부상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훈련에 임했습니다. 실제로 본 기자가 피겨 훈련이 이루어지는 수많은 링크를 방문했을 때, 코치와 선수, 그리고 학부모들은 비싼 대관료를 지불하고 가까스로 얻은 짧은 시간을 아끼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었습니다.
변변치 못한 훈련 환경을 어렵게 대관한 뒤, 또 다른 링크로 이동하기 위해 서둘러서 이동해야 했던 피겨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일상을 소화해야만 했습니다. 유앤아이 아이스링크는 국내에서 피겨 훈련을 할 수 있는 곳 중, 빙질과 적절한 온도를 갖춘 유일한 훈련장이었습니다.
너무 늦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환경이 생긴 부분은 그나마 고무적인 일입니다. 또한, 세계 챔피언에 오른 김연아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이리저리 이동하지 않으면서 훈련을 할 수 있게 된 점도 다행스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훈련할 수 있는 최첨단의 아이스링크가 두 개나 있는 아사다 마오(19, 일본 츄코대)와의 환경과는 비교하기엔 열악한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피겨 유망주들이 비싼 전지훈련비를 대면서 해외로 나가려는 이유는 체계적인 훈련을 하기엔 여러 가지 제약이 많은 국내 환경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좋은 빙질에 선수들이 훈련을 하기에 적당한 얼음 온도와 내부 온도를 갖춘 유앤아이센터 아이스링크의 건립은 한국 피겨 발전의 작은 도약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피겨 전용링크를 개장하는 날은 멀고 피겨 유망주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날은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피겨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피겨 훈련이 이루어지는 링크의 열악한 환경에 많은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과 함께 매일 세 곳에서 네 곳을 이동해야 하는 피로감도 감수하고 있지요. 문제는 각각의 링크 장의 거리가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점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춥고 좋지 않은 빙질에서 짧은 대관 시간을 맞추기 위해 늘 긴장한 상태에서 훈련을 한 뒤, 피곤함에 지친 몸을 이끌고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행군은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김연아는 13일, 훈련 모습을 공개한 뒤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앤아이센터 아이스링크는 그동안 국내에서 훈련해온 곳 중, 가장 훈련하기 편하고 좋은 환경을 갖췄다. 앞으로 선수들만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전문 링크가 생겨서 많은 국내 선수들과 피겨 꿈나무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김연아는 지난해보다 한층 좋은 환경에서 국내 훈련을 소화해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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