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13 22:01 / 기사수정 2009.04.13 22:01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지난주 홈에서 펼쳐진 FC 포르투와의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2-2무승부를 거뒀다. 1차전을 홈에서 비긴 맨유는 16일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포르투의 홈구장인 두 드라가오 스테디움에서 2차전이 펼쳐 4강 진출팀을 가린다.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3-3 이상 무승부 시 맨유 승)를 해야만 하는 맨유로서는 4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 포르투는 홈에서 잉글랜드 클럽을 상대로 단 한 번도 승리를 허용한 적이 없어 '잉글랜드팀의 무덤'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맨유도 2003-2004시즌 16강전에서 1-2로 패하면서 결국 8강 진출에 실패했던 아픔이 있다.
더군다나 최근 들어서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매 경기 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이번 원정경기는 이래저래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포르투의 전 감독인 주제 무리뉴(인테르)는 잉글랜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정팀 포르투보다 상황이 다소 불리한 맨유의 승리를 점쳤고 그 중심에는 웨인 루니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맨유는 7경기(포르투와의 1차전 포함)에서 13실점을 허용하며 경기당 2골에 육박하는 실점률을 보이고 있다. 2차전에 맞춰서 리오 퍼디난드가 부상에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줄지 의문이기에 수비진이 불안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불안한 수비를 생각했을 때 맨유는 적어도 2골 이상의 득점을 성공시켜야 4강 진출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맨유의 공격진도 썩 좋지 못한 상황에 처했다. 지난주 선더랜드와의 경기에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발목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정상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고 테베즈 역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호날두가 선더랜드전에서 체력을 비축하기는 했으나 지난 시즌과 같은 마법을 보일지도 의문이다. 물론 2경기 연속 결승골로 맨유의 공격에 희망을 심어준 '놀라운 17세 소년' 페데리코 마케다가 깜짝 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너무나도 큰 경기인 포르투전이기에 출전한다는 보장은 없다.
포르투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다 해도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0-0무승부로 맨유는 4강 진출에 실패하고 만다. 그렇기에 맨유 공격의 핵심은 웨인 루니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넓은 활동량과 정확한 패싱능력, 빠른 스피드와 강인한 체력, 게다가 수준급의 골결정력을 갖춘 루니는 이미 세계최고의 선수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러나 잦은 부상으로 인해 간혹 슬럼프에 빠지면서 성장이 멈췄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가진 재능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나 부상이 없을 때에는 세계최고수준의 경기를 펼쳤고 최근 부진한 맨유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1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두 골을 모두 만들어내는 맹활약을 펼쳤고 특유의 넓은 활동량으로 경기장 전체를 아우르며 공수에 큰 기여를 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주 선더랜드와의 경기에서도 스콜스의 골을 도우며 2차전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루니에게 기대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무리뉴감독의 발언처럼 지금까지 큰 경기에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혹자는 루니를 득점기록으로만 평가해 큰 경기에서 부진하다고 하지만 루니의 강점은 골이 필요할 때 골을 넣어주고 수비를 우선시할 때는 수비에 도움을 주는, 바로 팀의 전술에 맞게 플레이를 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시즌 4강전 바르셀로나전과 06-07시즌 4강전 AC 밀란 과의 경기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루니는 수비적인 임무를 받았고 넓은 활동반경으로 상대방의 공격을 차단하며 수비에 큰 기여를 했다. 결국,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는 2경기에서 단 1골도 성공시키지 못하며 패하고 말았다.
반면 06-07시즌 AC 밀란 과의 경기에서는 루니의 공격력이 돋보였다. 맨유는 홈에서 카카에게 2골을 실점하며 패색이 짙었으나 루니가 동점골과 후반 종료 직전 멋진 중거리슛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에서의 차이로 알 수 있듯이 루니는 팀의 상황과 전술에 맞게 경기를 펼쳤고 골이 필요한 포르투와의 8강 2차전에서는 퍼거슨 감독에게 공격적인 임무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루니가 올 시즌 최대의 위기를 맞은 맨유를 4강으로 이끄는 골을 터트리며 맨유의 영웅으로 거듭날지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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