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방송인 이영자가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세월호 희화화 논란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됐다.
9일 이영자 측 관계자는 "11일 '전지적 참견 시점' 녹화가 있는데 못 하겠다고 제작진에 전달한 상황"이라고 엑스포츠뉴스에 밝혔다.
이영자는 '전지적 참견 시점' 속 자신의 출연분에 세월호 보도화면이 사용돼 희생자 유가족 및 시청자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데 큰 충격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힘들어하고 있고 상심이 크다"며 "우선 이번 주 녹화는 불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화면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이날 뒤늦게 알려졌다. 배경 등을 흐리게 처리한 채로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고 새로운 자막을 달았는데, 이 장면이 세월호 참사 당시 MBC 뉴스 특보 장면임을 누리꾼이 발견한 것.
제작진은 해당 장면에 대해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이며 "편집 후반 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현재는 VOD 서비스 및 재방송 등에서 삭제된 상태다.
MBC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겠다. 또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대책을 전했다.
최승호 MBC 사장은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에 직접 사과하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방송인 이영자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이영자는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먹칼럼니스트'로서의 재능을 펼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일명 '이영자 리스트'는 맛집 보증 수표가 됐을 뿐만 아니라, 이영자가 음식을 설명하는 특유의 화법도 유행 중이다.
이영자의 잘못은 추호도 없다. '전지적 참견 시점'이 녹화된 화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짧은 장면에서 이것이 세월호 속보 화면이라는 걸 알아채기는 힘들다. 하지만 자신의 얼굴이 있는 캡처가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었다는 것 이영자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결국 이영자는 도의적 책임을 절감하며 녹화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전지적 참견 시점'의 인기를 견인 중인 이영자의 공백이 생기며 제작진의 안일함이 부른 부주의가 나비효과처럼 번지고 있다.
lyy@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