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진에 해법을 제시한 '노장' 김한윤

[엑스포츠뉴스=상암, 전성호 기자] 노장 김한윤이 FC서울의 부진에 해법을 제시했다.

김한윤은 4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9 K-리그 4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라이벌전에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이후 부상에서 복귀한 뒤 4개월 만의 출장이었다.

중앙 수비로 내려간 한태유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에 투입된 김한윤은 상대 공격의 길목을 미리 선점하고 역습 기회를 차단하는 등 안정적이고 노련한 수비를 선보이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반동안 무언가 엇박자가 나는 듯한 서울은 김한윤의 가세로 훨씬 안정되고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한윤은 그동안 서울이 왜 2연승 뒤에 3연패를 당하는 등의 갈지자 행보를 이어왔는 지에 대한 이유를 보여줬다.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인 한태유 역시 그 능력은 매우 출중하지만 다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기성용-이청용-김치우와 같이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미드필더들과 밸런스가 맞지 않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그러나 김한윤이 지난 시즌 수원의 조원희와 같이 '홀딩 미드필더'의 역할을 해주며 뒤를 탄탄히 받쳐주자 이청용, 기성용, 이승렬 등이 무섭게 치고 올라가며 공격본능을 맘껏 뽐내었고, 결국 결승골까지 이끌어냈다. 김한윤은 경기 종료 직전 수원의 결정적인 문전 슈팅에서는 몸을 던지며 막아내는 투혼까지 보여주며 팀을 이끌었다. 이런 김한윤의 플레이는 '후배' 한태유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그렇다고 김한윤이 수비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다. 2선에서 빠르게 침투하여 날카로운 가로채기에 이은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이처럼 경험 많은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 전체의 분위기까지 이끈 베테랑의 가세는 평균 연령 23세로 K-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인 서울에 큰 힘이 된다.

지난 시즌 서울의 주장이었던 강원FC의 이을용은 한 인터뷰를 통해 "서울에는 정말 재능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하지만, 지금의 서울을 보면 위기 상황에서 팀을 이끌어줄 리더가 없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경기의 흐름을 조율하고 팀 분위기를 잡아줄 수 있는 베테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김한윤의 복귀로 서울은 이을용의 빈자리를 더 이상 아쉬워할 필요가 없어졌다. 김한윤은 때론 불 같은 성격으로 K-리그에서도 가장 많은 경고와 퇴장을 당하기도 했지만, 이는 그가 그만큼 열정과 투혼이 있는 선수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젠 정신적 리더로서 팀을 이끌어줄 위치에 있으니 불필요한 흥분보다는 팀 승리를 위해 자신의 뜨거움을 사용할 것이다.

라이벌 수원을 물리치고 연패를 탈출한 것은 물론 경험 많은 베테랑까지 합류하며 산뜻하게 4월을 출발한 서울. 과연 그간의 부진을 씻고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회복할 수 있을까. 그 열쇠는 김한윤에게 지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