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03 11:23 / 기사수정 2009.04.03 11:23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2009년 판 K-리그 '클래식 더비'가 막을 올린다.
K-리그에서 가장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4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9 K-리그 4라운드에서 올 시즌 첫 맞대결을 벌인다.
K-리그 역대 최다관중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두 팀 간의 라이벌전은 매번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기로 유명하다. 유럽축구에 길들어져 한국프로축구에 등을 돌린 팬들조차도 '서울과 수원의 경기는 볼 만하다.'라고 인정할 정도로 수준 높은 축구를 자랑하기도 한다.
양 팀 멤버 역시 화려하다. 디펜딩 챔피언 수원은 지난 시즌 MVP 이운재를 비롯해 송종국, 백지훈, 이관우, 서동현, 배기종, 박현범, 이상호, 곽희주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비롯해 브라질 특급 공격수 에두, 중국 국가대표 출신 리 웨이펑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지난 시즌 준우승팀 서울 역시 기성용, 이청용, 김치우, 한태유, 정조국, 김진규, 김치곤, 김승용, 이승렬 등 대표급 선수들에 몬테네그로 대표팀 출신 공격수 데얀, 브라질 특급 수비수 아디 등 초호화 진용을 갖추고 있다.
서울과 수원은 지난 시즌 총 6번을 만났고 상대전적 3승 1무 2패로 수원이 우세승을 거뒀다. 특히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가 함박눈 속에서 극적인 승부와 분위기가 연출됐던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였기에 그 여운은 더욱 깊게 남는다. 최근 다섯 경기에선 2승 1무 2패의 호각세.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 서울은 1승 2패로 7위, 수원은 1무 2패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전년도 챔피언과 준우승팀의 성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초라하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라이벌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 거기다 두 팀 모두 당장 다음주에는 중국으로의 AFC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가 잡혀있다.
따라서 패하는 쪽은 순위뿐 아니라 사기 면에서 큰 문제를 겪게 된다. K-리그 최대 라이벌전에서의 패배가 줄 심리적 타격으로 인해서도 시즌 초반의 일정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따라서 두 팀은 이번 맞대결에서 사생 결단의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흔들리는 양팀의 수비
서울의 김치곤-김진규-박용호 중앙 수비라인은 K-리그 정상급이다. 그러나 '최고'란 말을 붙여주기가 망설여 지는 이유는 그 이름값에 비했을 때 부족한 견고함 때문이다. 서울은 올 시즌 개막 이후 무실점 경기가 단 한 경기도 없다. 경기 초반엔 괜찮은 경기력이 중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을 잃고 상대 역습에 한 방을 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은 지난 시즌부터 백패스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평소에는 탄탄한 모습을 보이던 수비진이 단 한 번의 백패스 미스로 결승골을 내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올 시즌 2라운드 강원FC와의 경기에서도 한태유의 백패스 미스가 강원의 선제골로 이어지며 결국 패배를 자초한 적이 있다. 서울로서는 사소한 수비 실수를 일으키지 않도록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수비에 대한 불안감은 수원 역시 마찬가지다. 조원희와 마토, 이정수 등 수비의 핵심 역할을 하던 선수들이 모두 해외 진출로 빠져버린 수원은 시즌을 앞두고 야심 차게 구성한 리 웨이펑(중국)-곽희주(한국)-알베스(브라질)의 '다국적' 중앙수비가 아직 완벽하게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원희의 빈자리도 아직은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에서는 3골이나 내줬고,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는 방승환의 역습 한 방에 무너지고 말았다. 수원은 기존 선수들의 많은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빠르게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키플레이어 - 김치우 VS 이관우
워낙에 '쌍용' 이청용-기성용이 주목받고 있을 뿐이지, 최근 서울의 에이스를 꼽으라면 단연 김치우다. 단순히 팀 최다득점(4골)을 기록 중이어서가 아니다. 김치우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못지않은 풍부한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히고 필요한 경우 과감한 돌파와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두드린다. 수비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
세트 피스 상황에서도 그의 왼발 킥은 오른발의 기성용과 함께 서울의 강력한 공격 옵션이다. '왼발 밖에 쓰지 못한다.'라는 편견을 이기고 올 시즌 헤딩은 물론 오른발로도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본인은 정작 "오른발 잘 못써요."라며 오히려 운이 좋았다고 하지만 그만큼 그의 몸 상태가 최고조에 올라있다는 반증. 상황에 따라 왼쪽 미드필더는 물론 왼쪽 수비수와 중앙 미드필더까지도 소화할 수 있기에 서울로서는 가장 중요한 선수다.
2007년 김남일에 이어 2008년에는 조원희를 잃은 수원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박현범, 백지훈과 경쟁하고 있는 이관우. 본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으나 수비가 약하다는 기존의 편견을 깨고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차범근 감독 역시 부쩍 수비력이 좋아진 이관우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K-리그 최고수준으로 검증받은 공격 전개 능력 역시 라이벌과의 맞대결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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