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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축구대회, '옛 영광' 되찾을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09.03.31 12:13 / 기사수정 2009.03.31 12:13

취재편집실 기자

[엑스포츠뉴스/풋볼코리아닷컴=최영민] 제56회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가 폐막했다.

지난 3월 16일(월)부터 경남 남해군 일원에서 열렸던 ‘제56회’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가 내셔널리그 소속 강릉시청팀의 우승으로 약 2주간 있었던 대회의 막을 내렸다.

대통령배 축구대회는 지난 1952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56회째를 맞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성인 아마추어 축구대회다. 한국 축구 초기의 모태가 되었던 군인 팀들과 은행팀들이 대회 초기에 많은 우승을 거두었고, 대학 전통의 강호들도 이따금 우승하면서 한국 아마추어 축구의 근간을 다졌다.

그런 대통령배 축구대회가 언젠가부터 그 이름이 유명무실해져 갔다. 여느 때처럼 매년 상반기에 열리는 것은 똑같으나 프로축구가 활성화된 이후부터는 아마추어 팀들이 참가하는 대통령배 대회는 점점 그 이름이 축구팬들의 뇌리에서 잊혀 갔다. 내셔널리그, K3리그 등 아마추어 축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어디서 언제 대회가 열리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대통령배 대회는 프로축구가 생기기 전까지 한국 축구계에서 가장 큰 대회 중 하나였으며 그만큼 권위도 높았다. 50~70년대 한국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은행팀들과 해병대 등 군대팀 선수들이 누볐던 대회였고 80년대 이후에 들어서서는 은행팀뿐만 아니라 대학팀과 지자체 팀들까지 합세해 그야말로 대통령배 대회의 전성기를 보냈다.

프로축구가 연고의식의 정착과 더불어 많이 활성화가 된 90년대 이후부터 대통령배 대회의 몰락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99년 천안 일화(俔 성남)와 전북 현대가 각각 우승팀과 준우승팀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이들이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던 1999년 제47회 대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학팀이나 실업팀들이 많이 참가했고 또 우승을 차지했다.

아마추어 대회라고는 하지만 56회에 달하는 대회 횟수에 비하면 대통령배 축구대회는 너무 ‘그들만의 대회’로 열리는 것이 현실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축구팬들이 언제 대회가 열리는지도 모르며, 열린다 해도 어디서 몇 시에 경기를 하는지 알 방법이 그리 많지 않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공지해놓는다고는 하지만 각종 아마추어 축구대회들과 함께 나열되어 있어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찾아보는 사람도 별로 없다.

이런 대통령배 대회를 좀 더 활성화 시킬 방법은 없을까? 좀 더 대회방식이나 참가팀들의 폭만 넓힌다면 충분히 예전의 명성을 다시 한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대통령배 대회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첫 번째로, 대회 참가팀들의 폭을 대폭 넓히고 대회방식 또한 바꾸는 것이다. 먼저 대회에 참가하는 팀들을 프로 2군까지 넓혀 흥행요소를 늘리고, 대회방식 또한 1~2주간 한 곳에서 열리는 대회가 아니라 참가팀 권역별로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개최하는 방식으로 한다면 홍보 면에서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첫 번째에서 언급했던 대회 장소의 문제다. 올해 열렸던 대회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보고 앞으로 열릴 대회부터는 현재 지어졌거나 지어지는 각 지방의 축구센터들을 이용하거나, 주요 월드컵 경기장의 보조구장을 이용하여 팬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최근 개장한 천안축구센터는 지난 2월 FA컵 축구대회 예선도 성공적으로 치러낸 훌륭한 시설을 가진 곳이다. 앞으로 지어질 목포 축구센터나, 창원 축구센터 등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지방의 주요 도시에 지어져 그 지방의 축구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게 할 수 있다. 특히나 창원 같은 도시는 경남 FC, 창원시청 등 프로와 내셔널리그팀이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경남 FC 2군이나 창원시청 같은 팀이 이 지역에서 참가한다면 높은 관심을 끌 수도 있다.

세 번째로 대한축구협회의 적극적인 대통령배 대회 홍보의 노력이 필요하다. 대회의 전 과정은 아니더라도 주요 경기나 준결승, 결승 같은 경기를 방송 등을 이용해 홍보하거나 방송사 등과 협의하여 중계방송을 하도록 노력해 멀리서나마 축구팬들이 대통령배 대회를 관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프로 2군까지 참여한다면 기존 아마추어 팀들만 참가할 때보다 매스컴의 관심이 더 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그 점을 미디어들에 집중적으로 부각시켜야만 미디어들도 FA컵과 같이 대통령배 대회도 중요한 취재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생각한다.

50년대 말 전쟁의 폐허에서도 꿋꿋하게 그 명맥을 이어나갔던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 근래에 들어서 그 이름이 점점 흐릿해져 가지만 우리가 좀 더 관심만 둬준다면 우리나라 축구계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이 대회를 더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필자는 끝으로 앞으로 열릴 대통령배 축구대회에 축구팬들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줬으면 하는 당부를 하고 싶다.

최영민(ymchoi@footballc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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