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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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격투기 선수들의 일본行

기사입력 2005.06.13 09:33 / 기사수정 2005.06.13 09:33

이찬주 기자

세계 3대 메이저 격투단체인 K-1, Pride, UFC. 이중 2개의 메이저 단체가 일본 단체일 정도로 일본은 격투기 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들어 한국선수들도 일본 무대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최홍만(K-1, 씨름), 최무배(Pride FC, 레슬링), 윤동식(Pride FC, 유도), 김민수(K-1 MMA, 유도) 등의 선수들이 현재 일본 격투단체에서 활동하거나 하고 있는 전 국가대표 및 챔피언급 경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그렇다면 이들 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굳이 일본행을 모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일본 격투기 단체, 한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포석

 - 일본의 격투대회는 과거 2000년 전후로 한국에서는 특정 매니아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인연을 보지 못했다. 이유는 한국인 격투기 선수도 없거니와 대중매체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최무배라는 레슬링 전 국가대표 선수가 프라이드FC(Pride FC)에 진출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2000년 전후로 케이블 방송들이 앞다투어 격투대회를 안방에서 볼 수 있게 하면서 격투매니아는 늘어나게 되었고, 작년 최홍만, 윤동식, 김민수 등의 인지도가 있는 선수들이 일본단체에 건너가면서 일본은 새로운 호기를 잡게 된다.


○ 단지 일본 격투대회뿐?

- 국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나 챔피언(천하장사)이 국내 주관의 격투대회를 고사하고 곧장 메이저 단체인 일본의 Pride FC, K-1으로 건너갔다.  실력이나 격투환경 적응력 등을 국내대회에서 검증하지도 않고 건너감으로써, 국내의 많은 격투기팬들은 그들의 행보에 많은 의문점을 품게 되었고,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며 데뷔전을 치루게 되었다.
 
일본의 격투대회의 마케팅력이나 홍보력, 격투기 사업에 관련된 인프라, 폭발적인 인기 등은 분명 한국 격투시장을 훨씬 능가하는 메이저급 단체들이다. 또한, 세계에서 싸움 좀 한다는 선수나 무술 좀 한다는 선수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단체라는 점도 커다란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도 우수한 격투단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예로 KOMA 대회를 들 수 있다. 비록 KOMA의 전통방식이 무에타이 격투처럼 무릎과 팔꿈치 공격이 허용되는 무에타이적인 뉘앙스가 짙기는 하지만, 이런 우수한 선수들이 입성하게 된다면 굳이 무에타이적인 뉘앙스를 배제한 일반 격투대회(입식타격)가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실제로 김미파이브나 스프릿MC 등의 대회에서도 일반 입식타격이나 그라운드 룰이 허용되는 대회를 구분해서 치루고 있다.

상금이나 선수와의 계약문제, 흥행성, 관객 동원력, 마케팅/홍보력 등은 분명 일본보다 뒤쳐지지만, 우선 국내단체에서 격투기에 대한 기본적인 적응 및 체계적인 훈련을 접한 뒤, 진출하더라도 늦지 않다고 생각된다.


○ 일본단체들의 전략적 행동들

 - 모 선수의 데뷔전에는 너무나도 강한 선수를 대진시켜 놓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다른 격투단체에서 경험을 쌓았던 것도 아닌데, 챔피언을 지냈던 상대 혹은 그만한 능력을 가진 선수들 상대파이터로 대진시킨다는 것은 발을 붙여놓지도 못하게 하는 술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제있는 것이었다.
 
분명, 파이터나 무도인들은 강한 상대와의 대련이나 격투로 한수 배우기도 하며,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도 한다. 때로는 이러한 상대들과의 대련 및 격투로 인해서 파이터 혹은 무도인으로써의 자긍심이 높아지기도 하는 장점이 있지만, 프로라는 흥행이 결부된 스포츠에서는 Gap이 큰 선수들의 경기가 흥미를 끌지 못하리라는 것을 잘 알리라 생각한다.

때로는 한국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지난 K-1 아시아 그랑프리에서 최홍만에게 다소 유리한 대진운을 주어, 격투능력이 다소 쳐지는 최홍만을 우승시키면서 고의적인 뉘앙스를 남겼다는 평을 듣기도 했으며, 전체적으로 대회의 질이 많이 떨어졌다는 악평을 피하기 어려웠다.

또한 매우 경제적으로, 때로는 매우 무모하게 일본단체들의 모습은 필히 좋지 않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KOMA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남기고 있는 임치빈 선수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K-1 MAX에 출전했다가 일본스타 마사토에게 판정패를 당했다.

이는 국내단체에서 격투기적인 적응이 끝났다고 하더라도, 일본단체에서의 기본적인 적응(2∼3번 정도의 중하위권 선수와의 매치)을 마친 뒤, 챔피언급 기량을 가진 마사토와 대결을 했어야 옳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일본단체들은 자국 선수에게 눈에 빤히 보일 정도로, 유리한 판정을 하면서 어떻해서든 자국선수가 돋보이게 하려 했다. 지난 K-1 아시아 그랑프리에서 보였던 쯔요시나 고바야시는 카엔노르싱에게 완패했지만, 일본판정단들은 연장전이라는 어이없는 판정을 하기도 했으며, 무사시 선수가 노련하게 경기운영을 하지만 2년 연속 결승전에 오를만한 실력을 가졌는지도 의문스럽다. 

KO승 없이 판정으로만 올라왔으며, 의문이 가는 판정도 더러 있었기 때문인데, 이것을 홈어드밴티지로만 설명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 결국 한국단체의 성장이 있어야 한다

- 분명 일본단체들이 국내단체들보다 상당 부분 앞서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단체의 역사나 단체수, 선수들의 인지도, 상금 등에서 당연 앞서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격투대회를 일본단체들의 행정력 등을 벤치마킹하면서 키워나간다면, 前 국가대표급 운동선수들이 굳이 일본으로 건너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칠 수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훌륭한 격투가 육성이 충분하리라 보여지며, 국내단체의 활성화 뿐만 아니라 실력있는 외국선수들의 영입에도 플러스 요인이 되리라 보여진다.
 
일본의 K-1이나 Pride FC도 처음부터 잘 나갔던 것은 분명 아니다. 한국의 격투단체들도 충분히 이런 절차를 밟아야 하며 그래야만 발전할 수 있으리라 보여진다.





이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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