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방송인 김생민이 10년 전 성추행 사실이 알려진 후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며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생민의 하차 속에, 당시 이같은 상황을 알고도 묵인했던 방송사에 대한 비난 여론도 더해지고 있다.
김생민이 성추행 소식은 지난 2일 알려졌다. 김생민이 10년 전 방송 스태프에게 성추행을 했고, 지난 달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지만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후 김생민은 소속사 SM C&C를 통해 "10년 전, 출연 중이었던 프로그램의 회식 자리에서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서 "저의 부족한 행동으로 인해 상처 받으셨을 그 분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무겁고 죄송한 마음뿐이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다"라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도 하차 수순을 밟게 됐다. KBS 2TV '연예가중계'와 김생민의 영수증',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출발 비디오 여행', SBS 'TV동물농장', tvN '짠내투어' 등 제작진은 논의에 들어갔고, 3일 김생민은 소속사를 통해 "현재 출연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에 큰 누를 끼칠 수 없어 제작진 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하차 의사를 전했다"라고 얘기했다.
10년 만에 드러난 과거 성추행 사건, 그리고 방송 하차라는 결과를 맞게 된 김생민 논란 뒤에는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왔던 방송사의 폐단이 자리하고 있다.
김생민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 A 씨는 사건 직후 방송사에 이를 알렸다. 하지만 김생민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것이 아닌, 오히려 피해자 A씨가 현장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또다른 피해자인 B씨의 사례만 윗선에 보고됐다는 것도 알려졌다.
사건이 축소된 가운데, 이미 김생민으로부터 큰 상처를 입었던 A씨는 당시 같이 일하던 스태프들에게 "너만 당한 것도 아니다", "출연진이 술김에 한 일이다"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A씨는 결국 스스로 일을 그만두는 선택을 하게 됐다.
방송국 내에서도 이같은 피해 사례가 존재하고, 그것을 은폐하려는 방송국의 어두운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이 이번 김생민 사건으로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비단 이번 김생민 논란뿐만이 아닌, 많은 이들이 이미 방송사에 이와 비슷한 더 많은 피해 사례들이 있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부분이다.
이같은 상황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추고 덮어 2차 가해를 가한 분들의 사과도 촉구한다"고 말하며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방송사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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