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홍은동, 조은혜 기자] 현대캐피탈 신영석이 센터로서는 처음으로 남자부 MVP를 차지했다.
신영석은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컨벤션홀에서 도드람 2017~2018 V-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베스트7에도 이름을 올린 신영석은 총 투표 수 29표 중 23표를 얻으면서 2년 연속 MVP였던 팀 동료 문성민(5표)을 제치고 MVP 자리에 올랐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센터 포지션에서 MVP가 나온 것은 이번이 최초다. 신영석은 올 시즌 세트당 블로킹 0.855개를 기록하며 블로킹 부문에서 압도적인 리그 1위에 올랐다. 또한 공격 성공률은 61.51%를 기록하며 남자부 센터 중 가장 많은 289득점을 올렸다.
시상식이 끝난 뒤 인터뷰실을 찾은 신영석은 "수상 소감을 준비하진 않았지만 멘트를 생각했어도 위로 올라가니 머리가 하얘지면서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더라. 신인왕 때도 이렇게 떨리지 않았고, 아시안게임 때도 떨린 적이 없는데 MVP는 태어나서 가장 떨렸던 순간이 아닌가 싶다"고 돌아봤다.
매 시즌 목표를 좁혀나갔던 신영석이었지만 MVP는 그 목표에 들어있진 않았다. 그는 "정규리그 우승 뒤 그 다음 챔피언결정전 우승, 그리고 비록 어긋났지만 이번 시즌은 가장 큰 목표가 통합 우승이었다. 베스트7은 항상 욕심부렸던 상이었고, MVP는 넘을 수 없는 산이라고 생각했고, 내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프로농구의 허재와 닮은꼴인 신영석은 허재의 닉네임 '농구 대통령'에서 딴 '배구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신영석은 "허재 감독님 덕분에 그런 별명을 얻었는데, 아직 대통령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런 목표, 임무를 주셨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항상 신영석 선수는 배구 대통령웠다' 얘기 들을 수 있도록 은퇴할 때까지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에 무릎을 꿇으며 통합 우승에 실패했다. 신영석은 "항상 시즌이 끝나고 나면 아쉬움, 그리고 내년 구상만 남는다. 이미 지나왔던 것들은 중요하지 않을 것 같고 빨리 챔피언결정전의 충격을 잊고 빨리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얘기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홍은동, 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