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19 16:39 / 기사수정 2009.03.19 16:39
[엑스포츠뉴스=허종호 기자] 한국 대표팀에 4-1로 패한 일본이 19일 쿠바와의 패자부활전에서 5-0으로 승리했다. 2승을 거둔 일본팀은 4강 진출이 확정됐고 4번째 한일전이 펼쳐지게 됐다.
제 2회 WBC가 시작되기 전, 일본과의 여러 차례의 승부는 이미 예측되었다. 본선 진출이 확실시됐던 1라운드에서 2번의 경기는 이미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2라운드에서도 최소한 2차례는 맞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정팀과의 잦은 승부는 1회 대회 때부터 지적된 문제점이었다. 2회 대회에서는 더블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 방식을 채택했지만, 근본적인 조별배정에서 1회 대회와 별반 차이가 없다.
팬들의 반응
특히 아시아 예선 통과가 유력한 한국과 일본에는 약간 부담스러운 조 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에서 특별한 라이벌 관계를 띄는 한일전은 어느 경기보다 치열하다고 할 수 있다. 팬들에게는 그만큼 흥미로운 경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한 팀과의 계속된 경기는 흥미를 반감시키고 나중에는 팬들을 등 돌리게 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의 인기 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는 최고의 라이벌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경기가 3연전이 아닌 한 달 내내 혹은 시즌 내내 지속된다면 그것이 과연 팬들에게 흥미를 일으킬 수 있을까? 단연컨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대표팀은 1라운드 두 번째 경기였던 일본전 이후 한 경기 걸러 일본을 계속 만나고 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지겹다'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이다. 분명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즉 세계야구대회인데 왜 일본과만 경기를 하는지에 대한 불만이다.
또한 '부담된다'라는 반응도 있다. 역사상 특이한 라이벌인 일본과의 경기에서 패배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만큼이나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목도 타들어간다. 게다가 승리하거나 패한다면 양국의 언론과 팬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승리한다면 찬사가 쏟아지지만, 패한다면 비난도 서슴지 않는다.
야구의 세계화
분명 1회 대회만큼 2회 대회에서 주최국인 미국의 '우승 만들기'는 사라졌다. 미국이 지역 예선을 치른 상대들은 이탈리아를 제외한다면 메이저리거들로 구성된 강팀이다. 또한, 2라운드에서도 미국은 가까스로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팬들이 바라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공평한 대진은 당연한 것이다.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팀과의 경기는 색다르게 다가오게 되고, 그 속에서 재미가 저절로 생성된다. 그러한 이유로 월드컵이 세계인의 축제가 되었고, UEFA 챔피언스리그가 유럽의 축제가 된 것이다.
월드컵이 그랬던 것처럼 WBC도 문제점을 하나, 둘씩 고쳐나간다면 언젠가는 세계인의 축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진 = 일본야구대표팀 (C) WBC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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