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의 방망이가 시즌 초반부터 심상치 않다. 지난해 보여준 모습이라면 올 시즌을 풀타임으로 치렀을 때 성적에 기대를 걸지 않을 수가 없다.
명실상부 '홈런의 팀' SK, 개막과 동시에 동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마수걸이포를 신고한 가운데 로맥의 시즌 첫 홈런은 개막 후 4번째 경기였던 28일 인천 KT전에서 나왔다. 당시 5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던 로맥은 KT 심재민의 140km/h 직구를 받아쳐 좌월 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한 경기 숨고르기를 한 로맥은 3월 30일부터 열린 한화와의 3연전에서 매일같이 담장을 넘기며 홈런을 추가했다. 1차전에서 한화 선발 키버스 샘슨을 상대한 로맥은 볼카운트가 2스트라이크에 몰린 상황에서도 샘슨의 150km/h 빠른 공을 공략, 솔로 홈런을 뽑아내고 이날 SK의 8득점 포문을 열었다.
이튿날에도 아치를 그렸다. 앞선 만루 찬스에서 나주환이 홈 병살로 기회를 놓친 뒤 최정이 고의4구로 걸어나가면서 다시 만들어진 만루, 로맥은 한화 제이슨 휠러의 140km/h 직구를 통타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육안으로 봐도 엄청난 속도의 이 빨랫줄 타구는 로맥의 개인 첫 만루홈런이자 이번 시즌 리그에서 처음 나온 만루홈런이었다.
3차전에도 다시 한 번 로맥의 방망이 끝에서 대포가 터졌다. 이번에는 팀이 12-1로 크게 앞선 8회 주자 없는 상황 한화 김민우의 초구를 그대로 넘겨 쐐기포를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로맥은 3경기 연속 홈런을 완성하면서 팀 동료 김동엽, 최정과 함께 홈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대니 워스의 대체 선수로 5월 11일 첫 경기에 나선 로맥은 한 달만에 7홈런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후 기복을 보였고, 슬럼프까지 겪으며 성적이 떨어졌다. 그러나 점차 한국 무대에 적응을 하고 팀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괴력을 되찾았다. 특히 9월 18경기에만 12홈런을 기록하며 펄펄 난 로맥은 99경기 출장 만에 30홈런을 고지를 밟았고, 최종 102경기 31홈런으로 지난 시즌을 마무리했다.
노하우를 익힌 로맥의 풀타임 시즌에 대한 기대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그 기대를 충족시키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8경기를 치른 로맥은 11안타 4홈런 9타점 11득점 3할6푼7리의 타율을 기록중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안타의 홈런 비율이 상당히 높다.
단순히 홈런만 많이 때리는 것도 아니다. 로맥은 출루율(0.486) 5위, 장타율(0.767) 5위, OPS(1.253), 볼넷(7) 4위, 득점(11) 1위 등 고른 부문에서 리그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타자가 시즌 내내 잘할 수는 없겠지만, 로맥이 이 페이스를 오래 유지해 나간다면 올해 어마무시한 성적을 낼 수도 있겠다는 큰 기대감이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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