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이보영, 손예진, 한지민, 윤은혜…. 누군가의 아역이던 김소현은 어느새 극을 이끌어갈 줄 아는 무게를 지닌 배우로 성장했다. 그리고 2018년 스무 살이 된 그는 '라디오 로맨스'로 20대를 시작했다.
"'라디오 로맨스'는 배우들끼리 호흡이 좋아서 초반보다 후반의 분위기가 더 좋았던 작품이다. 끝날 때 웃으면서 끝낼 수 있어서 몸은 힘들었지만 그게 잊혀질 정도로 즐거운 현장이었다. 앞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유난히도 추웠던 올 겨울 촬영을 하며 배우도, 스태프들도 고생이 많았다는 '라디오 로맨스'. 그중 김소현은 물에 빠지고, 따귀를 맞는 등 많은 수모를 겪었다. 특히 첫회에 등장한 물에 빠지는 장면은 가혹성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 장면을 찍을 때 춥기는 진짜 추웠지만, 사실 최악은 아니었다. 드라마 내용상 꼭 필요한 장면이라서 별생각 없이 찍었다. 이후로 동상 아닌 동상에 걸려서 기온 변화에 따라 손이 빨개졌는데, 그게 화면에 더 도드라지게 보이더라. 그래서 많은 분들이 더 걱정해주신 것 같다. 뺨 맞는 장면도 한 번에 촬영했다. 한 번 맞고 끝내서 힘들지 않았다."
사실 김소현은 지난해 촬영한 '군주-가면의 주인' 종영 인터뷰에서 "더 고생을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 작품으로 빡빡한 촬영 스케줄을 겪으며 제대로 고생한 덕분인지 "쓸데없는 걱정인 것 같다. 굳이 더 고생하고 싶지는 않다"고 이야기했다.
김소현의 성인 첫 연기로 주목받은 작품이지만 시청률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5%대로 시작해서 2.6%(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까지 떨어졌다.
"20살 되고 처음 보여준 작품이라 무조건 좋은 반응이 있을 거라 생각도 안하고 했다. 앞으로도 시행착오를 겪을 거고,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것도 얻은 것도 많기 대문에 후회는 없다. 시청률은 좀 아쉽다. 여러 문제가 있었겠지만,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 같아 죄송했다. 너무 고생하고 힘들게 촬영하는데 시청률도 안 좋으니까 현장에 갈 때 늘 죄책감을 가지고 갔다. 그래도 현장에서 스태프 분들이 힘든 내색을 안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 좋게 촬영을 하니까 배우들도 힘을 냈고 조금 더 감사한 마음에 힘내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이번 작품으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라디오 로맨스' 배우들이다. 윤두준부터 유라, 곽동연, 윤박까지 나잇대는 천차만별이지만 다들 쉽게 친해졌다고 한다.
"현장에서 함께하다 보면 나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더라. 동연 오빠랑 박이 오빠도 10살 차이가 나는데 원래부터 친했더라. 나이 상관없이 모두 친구처럼 형제처럼 지냈다. 그래서 애드리브도 편하게 할 수 있었고, 자칫 오글거릴 수 있는 애정신도 편하게 촬영했다. 너무 친하다 보니 연기하다 서로 웃느라 NG가 많이 났던 고충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파트너였던 윤두준과는 더욱 특별한 인연을 자랑했다. CF부터 '싸우자 귀신아' 카메오를 거쳐 '라디오 로맨스'까지. 2년에 한번씩 만나왔던 것. 또 김소현이 음악방송 MC를 할 때는 가수와 MC로도 만났었다.
"두준 오빠랑은 신기하게 2년 간격으로 항상 만나왔다. CF도 그랬고, '싸우자 귀신아' 감독님이 '식샤를 합시다' 감독님이라서 카메오로 출연해줬다. 당시에는 서로 인사만 하고 데면데면한 사이였는데 이렇게 친해져서 신기하다."
앞으로 2년 뒤에 또 윤두준과 호흡을 맞출 수 있을까라고 묻자 "그때는 군대에 가 계시지 않을까요"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제까지 배우들 간의 끈끈한 우정에 대해 말해온 김소현이지만, 윤두준을 위해 면회는 안 갈 계획이라고 했다.
"면회는 필요없다고 해서 안 갈 계획이다.(웃음) 대신 손편지를 써달라기에 손편지는 써 줄 의향이 있다. 사실 두준 오빠가 언제 군대에 가든 가기 전이나 전역하고 나서도 이 팀은 계속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몇년 후가 되든 같이 작품을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그만큼 재미있고 편했다. 연기를 할 때 마음이 편한 경우가 드문데, 오빠랑 연기할 때는 굉장히 편했다. 그래서 다음에도 작품을 같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좋았지만, 10살이라는 나이 차를 지적하는 반응도 많았다. 나이 차이 때문에 케미도 덜 느껴진다는 평이었다. 김소현은 이런 지적을 들을 때면 속상하다고 말했다.
"극 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라서 더 속상했다. 내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긴 하다. 그래도 깊게 생각 안 하고 '그렇게 생각하시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어가려 한다. 내가 너무 어린 것도 사실이고, 그림이가 내가 하기에는 나이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처음에는 그림이의 나이를 줄여보자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최종적으로는 그냥 가게 됐다. 그림이의 나이만 나와 더 맞았어도 시청자분들이 덜 어색해햇을 것 같아 아쉬운 부분도 있다."
여러모로 '라디오 로맨스'는 김소현에게 힘들었던 작품이다. 하지만 앞서 그만큼 배운 것도 많은 작품이라고 했다. 김소현은 '라디오 로맨스'를 통해 어떤 것을 배웠을까.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급하게 가지 말자'는 것이다. 이번 작품을 할 때 '김소현한테는 이 정도가 한계인 것 같다', '아직 안 맞는 옷을 입었네'라는 댓글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스무 살이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벌써 한계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나. 그런 안 좋은 말들을 최대한 신경 안 쓰면서,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나를 채워가고 싶다. 한 번에 아역 이미지를 벗을 순 없을 것 같다. 조금씩 아역 이미지를 걷어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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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