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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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리버풀, 맨유를 압도한 이유②-비디치의 자멸

기사입력 2009.03.15 01:04 / 기사수정 2009.03.15 01:04

조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리버풀전 올드 트래포트에서 박지성은 정말 멋진 활약을 보여주었다. 빠른 스피드와 폭넓은 활동량으로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그의 모습은 맨유 선수들 가운데서도 유난히 인상적이었고, 테베즈의 패스를 받아 멋진 공간침투로 레이나 골키퍼의 PK를 유도해내 선제골에 일조하는 최고의 모습까지 연출해내었다. 이렇게 맨유가 선제골을 넣을 때만 해도 누구나 리버풀이 잘하면 동점골을 터뜨려 무승부를 이끌어내겠지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맨유의 퍼디난드-비디치 센터백 듀오가 올 시즌 보여준 모습이 너무나 강력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올 시즌 27경기를 치를 동안 고작 12실점밖에 내주지 않으며 통곡의 벽으로 등극했으며 유럽의 별들이 모이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세리에A의 인테르가 자랑하는 이브라히모비치와 발로텔리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8강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리버풀전에서 네마냐 비디치가 보여준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토레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할 때 비디치는 토레스의 순간 스피드를 망각한 듯 보였다. 토레스는 비디치의 망설임을 틈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으며 이는 리버풀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게다가 비디치는 후반 75분경 제라드에게 위험한 태클을 하며 퇴장당하기까지 했다. 라이벌 매치임을 감안할 때 그가 약간 흥분된 상태로 경기에 임했다고는 하나 평소 그의 냉정함을 생각했을 때 오늘 그의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게다가 비디치의 퇴장은 이미 퍼거슨 감독이 3명의 교체카드를 전부 사용하며 공격수를 투입해 경기 역전의 의지의 승부수를 띄운 바로 직후에 일어난 일이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퍼거슨 감독은 벤치에서 비디치의 퇴장을 바라보며 자신이 적어낸 교체명단을 찢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리버풀로서는 비디치의 파울로 주어진 프리킥을 아우렐리우가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수적 우세까지 가져가며 줄기차게 맨유의 구멍난 수비진을 두들겨 경기 종료 직전 도세나의 골로 대미를 장식했으니 이쯤 되면 비디치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낼 만하다. 양팀 모두 끈끈한 수비력을 가진 팀이라 경기 전부터 최강 수비진을 가리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던 경기는 맨유 수비진의 자멸로 이렇게 싱거운 결과를 안겨주었다.

[사진 = 리버풀전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인 네마냐 비디치 (C) 엑스포츠뉴스DB]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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